작고 아담한 중세도시 시에나와 수탉 이야기

2016. 5. 18.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시에나

위의 사진은 시에나의 상장처럼 알려진 캄포 광장과 만자의 탑이죠.

이 모습이 바로 시에나의 랜드마크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고 가리비처럼 생긴 광장의 모습과 만자의 탑을 향해 경사진 이곳 광장은

아주 유명한 광장이라고 합니다.

 

피렌체 구경을 끝내고 숙소에 들러 다시 배낭을 찾아 시에나로 갑니다.

이번 여행은 기차로만 다니려고 했지만, 시에나는 기차역이 시내 중심과는 조금 멀리

2km 이상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시내 중심지는 언덕 위에 있어 기차를 이용하여 시내 중심지로 가려면

언덕을 올라가야만 하다기에 피렌체에서 시에나까지 버스를 이용하려고 합니다.

버스는 시내 중심부 가까운 곳에 있더라고요.

 

피렌체에서 시에나행 버스 터미널은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기차역 바로 옆에 있고 역 광장 제일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버스 터미널입니다.

출발할 때는 기차역 바로 옆이지만, 시에나 도착은 기차는 무척 멀기에 버스를 이용합니다.

 

시에나까지 버스 요금은 7.8유로입니다.

12시 40분 버스로 출발해 소요시간은 2시간 걸려 오후 2시 40분에 도착했습니다.

 

이 지방은 토스카나 지방이라고 한다면서요.

오는 내내 낮은 구릉으로 이어지는 녹색 전원의 모습은 편안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날씨가 흐린 관계로 조금은 안타깝지만, 정말 느낌이 좋은 그런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포도 재배가 많은가 봅니다.

특산품이 포도주라고도 하네요.

이곳은 검은 수탉이라는 갈로 네로(Gallo Nero)라는 포도주가 아주 유명하다고 하네요.

 

검은 고양이 네로가 아니고 검은 수탉이라고 합니다.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라는 제품인데 키안티는 철천지원수처럼 생각하는 피렌체와

시에나의 중간에 있는 지방으로 아주 품질이 뛰어난 좋은 포도가 생산되는 지방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 영화에 등장하는 포도주는 거의 모두 키안티 클라시코로 키안티 지방은

위의 지도에 표기했습니다.

위의 사진에 있는 지도상으로 보면 키안티는 피렌체보다는 시에나에 훨씬 가깝습니다.

그러나 배부른 수탉 때문에 이 지방은 피렌체로 복속되고 말았다지요.

 

두 도시 간에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고 하네요.

13세기경 아직 두 도시 간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두 도시는 이때부터 서로 앙숙으로 지냈나 봅니다.

 

서로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늘 다툼이 있잖아요.

바로 도시국가 간의 경계 때문에 이들은 으르렁거리며 늘 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한 번은 서로 전투를 통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경계를 정하자고 합의를 했던 모양입니다.

이런 신사적인 방법으로 국경을 정하기도 했네요.

 

그 방법이란 새벽에 수탉이 울면 두 도시 간에서 출발해 서로 말을 달려 상대 도시를 향해

나아가다 서로 양쪽이 만나는 지점을 경계로 하기로 했답니다.

이때 새벽에 울어줄 닭을 결정하는데 피렌체는 검은 수탉으로 했고 시에나는 흰 수탉으로

결정했다고 하니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어느 색깔의 닭이 먼저 울까요?

 

닭은 자신의 털 색깔에 따라 우는 시간이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정하고 결전의 날이 오기 전날까지 양측은 서로의 닭을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하며 시에나에서는 신주 모시듯 애지중지하며 닭에게 모이를 잔뜩 주며 새벽 일찍 힘차게

울어줄 것을 기원했고 피렌체는 반대로 검은 수탉을 아예 전날 밤 쫄쫄 굶겨버렸답니다.

 

어느 닭이 먼저 힘차게 울까요?

여러분의 예상은 어떻습니까?

 

드디어 깊은 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아오자 배가 고픈 피렌체의 검은 수탉은 일찍 일어나

밥을 달라고 울었는데 배부른 이곳 시에나의 흰 수탉은 일찍 울 일이 없어 늦게 일어나 울었답니다.

이제 닭울음소리를 듣고 각 도시를 출발한 기사가 말을 달려 만나는 지점이 당연히 

시에나에 가까운 곳이었지 뭡니까?

 

이 때문에 피렌체는 시에나보다 3배나 많은 땅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옥하기로 이름난 키안티 지방은 당연히 피렌체의 영토가 되었답니다.

지금 키안티 지방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포도주의 상표가 검은 수탉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랍니다.

새벽에 먼저 우는 닭은 닭의 색깔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때문에 이곳 사람은 검은 수탉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워낙 키안티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주의 품질이 우수하기에 검은 수탉이 상표인 이 포도주는

이곳 시에나에서도 사랑받는 가 봅니다.

포도주는 맛으로 결정되지 지역이나 상표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진리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영토전쟁을 하더라도 서로 피를 흘리지 말고 이런 방법으로 정할 수도 있네요.

중세까지는 두 도시 간에 치열한 다툼이 있었지만, 메디치가가 피렌체를 통치하며

그 세력을 키웠기에 시에나는 더는 피렌체의 적수가 되지 못했나 봅니다.

아무래도 작은 세력이었기에 이길 수 없는 싸움이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