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 플라치디아 영묘(라벤나)

2016. 4. 12.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라벤나

산 비탈레 성당 구경을 마쳤다고 돌아나가면 안 됩니다.

들어온 반대편의 문으로 나가면 앞에 십자가 모양의 작은 건물이 보이고

그 건물 앞에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워낙 내부가 협소한 곳이라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들어갈 수 없기에

들어가는 사람 숫자를 제한하고 있네요.

 

사실 여기도 외양은 크게 볼 것이 없습니다.

붉은 벽돌을 쌓아 만든 작은 무덤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이런 모습이 북부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이라 합니다.

 

위의 사진을 통해 보면 지붕은 그냥 네모난 형태로 높이 올렸습니다.

그러나 사실 내부에 들어가면 천장은 돔 형태의 모습으로 바뀌어버립니다.

 

이 작은 내부에 무엇이 있기에 줄을 서서 기다리기까지 할까요?

바로 이곳이 갈라 플라치디아 영묘입니다.

우리도 함께 들어가 볼까요?

 

따로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통합권을 사면 모두 그냥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영묘란 석관을 안치한 무덤이라는 말입니다.

무덤 안이 뭐가 대단하기에 저리 많은 사람이 비를 맞으며 순서를 기다릴까요?

십자가처럼 만든 작은 내부 공간이 협소하기에 일정 인원씩 나누어 들여보내고

그 사람이 나오면 다시 들여보내고...

 

이제 안으로 들어갑니다.

오호라!!!

내부에는 그냥 무덤 속이 아닙니다.

이곳도 모자이크로 장식해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아래편은 대리석으로 마감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는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장식해 무덤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건물이 라벤나에서 가장 오래된 모자이크라 합니다.

만든 시기가 5세기경이라 하네요.

 

그때 갈라 플라치디아가 바로 라벤나를 다스린 여걸이었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사람은 열쇠를 들었기에 분명 베드로일 겁니다.

 

그럼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손에 두루마리를 들었습니다.

아마도 바오로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황제 데오도시우스 1세의 딸이며 호노리우스 황제의 여동생인 그녀는 이곳을 침략한

고트족의 포로가 되어 고트의 왕과 원치 않은 결혼을 하였답니다.

그런데 행복하게도 고트 왕이 먼저 죽었다네요.

팔자가 나쁘다고요?

 

그런 것은 눈이 녹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을 일이지요.

진정한 용기가 있는 사람은 직접 눈을 치우고 전진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콘스탄티누스 장군을 찍었습니다.

뭐로?

배필로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사내는 "임자! 나 먼저 가네~"라는 말을 남기고 그녀에게 자유의 행복을

선물했고 장군이 죽자 그녀는 고향 라벤나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녀의 아들이 이번에는

서로마 제국 황제의 자리에 오릅니다.

아직 나이가 어린 황제를 대신해 그녀는 이곳 라벤나를 다스리게 되었답니다.

그녀가 다스리는 동안은 이곳 라벤나가 아주 평화로운 시기가 되었다네요.

 

영묘 안은 조명시설을 아래에만 간접조명으로 설치해 무척 어둡습니다.

위의 사진 가운데처럼 창문을 만들어 그곳에 빛이 조금 투과되는 돌로 장식해 내부를 은은하게

밝혔는데 그런데 그 빛이 아주 오묘한 느낌이 듭니다.

 

천장도 돔 형식의 아치로 입체적으로 만들어 그곳에 모자이크로 도배했습니다.

그것은 천국의 상징으로 만들었을 겁니다.

위의 사진처럼 별이 반짝이는 천국 말입니다.

 

천국의 모습에는 모두 570개의 황금 별을 만들어 더욱 찬란하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짙푸른 바탕에 황금 별을 만들어 더욱 별이 빛나도록 했네요.

더군다나 반짝이는 효과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사방으로 돌아가며 창을 만들고

그 창에 유리처럼 빛이 약간 투과하는 돌을 끼워 넣음으로 그 빛에 의해 은은한 황금 별이

빛나도록 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이런 효과는 밤을 상징하고 실제 밤에 하늘을 바라보면 볼 수 있는

그런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이 아니겠어요?

 

천장의 네 귀퉁이가 연결되는 부위에 사자, 황소, 그리고 사람과 독수리를 배치했습니다.

이는 사대 복음서를 쓴 사람의 상징이 아닐까요?

마태는 탄생을 의미하는 사람을, 누가는 희생을 상징하는 소를, 마가는 이미 베네치아에서

보았듯이 부활을 의미하는 사자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한은 승천을 의미하는 독수리 말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십자가는 전통적으로 그려졌던 라틴 형태의 십자가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자이크 작품은 목동과 양 떼입니다.

양의 배치가 좌우로 각각 세 마리로 절묘한 배치죠?

목동의 의미는 바로 예수이며 양 떼는 예수를 따르는 성도를 의미하겠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자이크는 라우렌티우스에 대한 모자이크입니다.

그는 불쌍한 자는 모두 교회의 재물이요 보물이라는 말을 했다고 총독의 노여움을 사

뜨거운 철망 위에서 죽었다고 하며 왼쪽 서고 속에는 사대 복음서로 보이는 책이 있고

오른쪽에 십자가를 든 라우렌티우스가 가운데 불타오르는 철망 위로 걸어 올라가는 모습을

모자이크로 그려놓았는데 아니? 기원전 11세기경 달기가 이미 특허를 낸 포락지형을

로마 총독이 특허료도 내지 않고 사용했다는 말인가요?

 

수반 위의 물을 마시는 비둘기 모자이크도 뛰어난 작품입니다.

중앙 한 가운데 큐폴라를 만들고 그곳의 장식은 그야말로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큐폴라는 하늘이고 캄캄한 짙푸른 하늘에 황금으로 별을 만들었습니다.

제일 한가운데 십자가를 만들어 세상의 중심임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제일 안쪽에 그녀의 석관이 놓여 있습니다.

이렇게 그녀는 이곳에 잠든 지 1.500여 년이 지나 佳人을 만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은 하나의 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과거 진시황이 사후에 또 다른 세상을 지배하고자 만들었다는 병마용이나

자신의 무덤은 그가 그린 또 다른 세상이었다지요?

여기에 잠든 갈라 플라치디아는 비록 여성으로 태어나 기구한 삶을 살았지만,

그녀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그녀는 죽어서도 그녀만의 작은 사후세계를 꿈꾸며 이곳에 잠을 자고 있습니다.

남의 영묘안에 들어와 자는 사람 깨우지 말고 조용히 나가야 합니다.

공연히 깨워 佳人을 따라가겠다고 나서면 그 또한 큰 문제가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