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산 비탈레(San Vitale) 성당

2016. 4. 8.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라벤나

위의 사진은 라벤나 산 비탈레 성당의 주제단 위의 모습입니다.

그림으로 그린 게 아니라 작은 돌을 색깔별로 촘촘히 박아 만든 모자이크화입니다.

라벤나는 모자이크의 보고입니다.

사진으로 제대로 표현할 수 없지만, 환상적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크게 모자이크를 보실 수 있습니다.

 

모자이크 예술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해 비잔틴 제국 때 화려하게 꽃을 피운 모양입니다.

그래서 비잔틴 문화를 모자이크 문화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동로마 제국의 비잔틴 문화가 동로마 제국의 심장이었던 콘스탄티노플보다 이곳에서

더 활짝 꽃을 피웠으며 여기 라벤나는 바로 비잔틴 문화가 꽃을 피운

유럽 최고의 모자이크 도시입니다.

 

피렌체에서 쫓겨와 이곳 라벤나에서 신곡을 완성했던 단테도 이곳의 모자이크를 구경하며

그도 모자이크 모습을 보고 머리에 깊이 각인되어 신곡에 모자이크를 "색채의 심포니"라는

표현으로 극찬했다 하는데 단테가 극찬하고 보증한 곳이니 이 근방을 지날 기회가 되시면

라벤나는 꼭 들려보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곳입니다.

 

꽃보다 더 아름답고 보석보다 더 빛이 나는 곳이 바로 산 비탈레 성당(Bacilica di San Vitale)

으로 이 성당은 548년에 세운 성당으로 8각형으로 지은 예배당이 압권입니다.

이런 모자이크 예술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일은 평생에 아주 귀한 경험이지 싶습니다.

 

8각형으로 지었는데 제단이 있는 곳에는 세 군데 애프스를 돌출시켜

모양이 언바란스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위의 사진은 구글 지도입니다.

팔각형 건물에 오른쪽 아래로 원형과 작은 팔각형 건물을 덧붙여 지었습니다.

 

여기 청동으로 만든 산 비탈레 성당의 모형입니다.

옆에는 성당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점자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정말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이렇게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감사할 뿐이죠.

 

바깥에서 보면 뭔가 뒤엉킨 모습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뛰어난 모자이크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설계임을 알 수 있죠.

그런 설계 때문에 밖에서 볼 때는 이상한 모양의 건물로 보였습니다.

 

제단 방향 중앙에는 애프스를 만들고 역시 그 위로는 예수상이 있습니다.

성당에서는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 제단이지 싶습니다.

이곳에서는 예수가 세상의 중심입니다.

 

위의 사진은 천장의 돔이 큐폴라에 그린 천장화입니다.

천장화는 모자이크가 아니라 그림입니다.

모자이크로 채운 성당 안에 그림도 그렸네요.

 

이게 누구인가요?

예수의 뺨에 죽어라 매달려 입맞춤으로 예수를 팔아버린 유다가 아닌가요?

예수를 밀고하기 위해 결사적으로 매달려 입맞춤하는 모습을 모자이크로 그려냈습니다.

 

위의 모자이크는 세 명의 천사를 소돔에서 만난 아브라함으로 보입니다.

당시 아브라함은 자식이 없어 고민하는 중이었고 신은 세 천사를 보내 미리 알려주었지요?

그때 했던 말이 "내년 이맘때 내가 반드시 네게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아브라함의 부인인 사라가 임신할 것이라고 예언했다네요.

제일 왼편 문 입구에 서 있는 사라는 그 말을 엿듣고 "내 나이가 몇인데?"라며 믿지 못해 웃었지만,

얼마 뒤 정말 사라는 "내 나이가 어때서?"라며 임신을 했고 드디어 아들 이삭을 낳았답니다.

 

이삭이라는 이름은 웃음이라는 의미라 하니 사라가 천사의 말을 믿지 못해

웃었기 때문에 지은 이름일까요?

이때 이삭을 낳을 무렵 사라의 나이가 아흔이고 아브라함은

백 살이라고 하니 정말 웃음이 나오네요.

오른쪽에 보이는 그림이 이삭의 희생이지 싶습니다.

칼을 든 사람이 아브라함이고 하늘에서 천사의 손이 내려와 제지하고

발아래에 대신 죽을 양이 보입니다.

 

양도 보이고 사슴도 보입니다.

아벨은 양치기였다고 말하나요?

하나님을 모신다는 대사제 멜키세덱도 모자이크로 나타냈고 이사야도 보입니다.

 

이 모든 형상의 의미를 알면 이곳 모자이크가 더 가깝게 다가오겠지만,

佳人처럼 몰라도 아름다움만 느끼면 되기에 걱정하지 않고 구경합니다.

아브라함의 생애도 모자이크로 만들었습니다.

 

바다를 쩍 소리 나게 갈랐다는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위해 시내 산을 오르

그런 모습의 모자이크도 보입니다.

왼쪽은 선지자라는 예레미야는 역시 손에 예언서를 들었나요?

성경에 나온 이야기를 이렇게 모자이크로 만들어 놓았으니 이런 성당 내부가 바로 성경책입니다.

 

중국 티베트에 사는 장족은 마니초를 돌림으로 불경을 읽는 것과 같다고 했나요.

워낙 글을 모르던 사람이 많은 곳이라 그랬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마니초를 물레방아에 만들어 물의 힘으로 계속 돌아가게 했고 요즈음 휴대용 마니초에

모터를 달고 건전지를 넣어 스위치만 넣으면 돌아가게 한 것도 많습니다.

 

이제는 불경도 사람의 힘이 아니라 자연이나 과학의 힘으로 읽게 한다는 말이네요.

그럼 이런 성당에 들어와 구경하는 일은 성경을 읽는 일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믿음이란 이렇게 구경하는 일로 시작하나요?

 

눈이 침침해 이제 잔글씨를 읽을 수 없고 돋보기 없이는 신문조차 읽을 수 없는

佳人 같은 사람은 성당 투어만으로도 성경을 읽는 효과를 누릴 수 있지 않겠어요?

종교도 없는 佳人에는 그마저도 소용없는 일이겠지만....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지금까지 모자이크로 대변되는 비잔틴 예술은 지금의 터키나 그리스에 국한된 것으로 알았습니다.

이들의 문화는 베네치아나 로마 그리고 시칠리아까지 퍼져 당시 하나의 조류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가장 화려하게 꽃피운 곳은 바로 이곳 라벤나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안타깝게도 내부가 무척 어두워 사진으로는 이곳의 아름다움을 모두 표현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