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에서 론다(Ronda) 가는 길

2015. 11. 4.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론다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세비야 구경을 마치고 오늘 론다라는 작은 마을로 갑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론다에 있는 누에보 다리로 많은 사람이 이 광경으로 구경하기 위해 찾아가는

곳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좋지만, 이렇게 아래에 내려와 올려다보는 모습도 좋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풍경이 제법 많이 있지만, 스페인에서는 여기와 쿠엥카라는 곳이

비슷한 느낌의 풍경을 지닌 곳이죠.

 

세비야는 늘 스페인 역사의 중심에 서 있던 도시기에 구경거리가 무척 많습니다.

로마 제국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수탈한 철광석이나 농산물을 로마로 실어가기 위한 전초기지로

이곳을 개척했고 서고트 족은 이곳을 도읍으로 삼아 이 지방을 통치했습니다.

 

그 후 이슬람은 코르도바와 더불어 세비야를 이베리아 반도 북서쪽으로 진출하기 위한 중심도시로

삼았고 이제 다시 옛 땅을 찾겠다는 카스티야 왕궁의 이사벨과 아라곤 왕국의 페르난도 왕은

혼인으로 하나가 되어 마지막 남은 옛 영토 그라나다를 되찾기 위해 이곳에 왕궁을 두고 마지막

전투를 준비했던 아주 중요한 거점도시며 아마도 가장 큰 이유로는 지중해 시대에

지중해로 이어지는 과달키비르 강 덕분이 아니었을까요?

 

그 후 스페인은 지중해 시대를 벗어나 대서양 시대를 맞이해 해양진출의 교두보를

바로 세비야로 삼아 콜럼버스도 마젤란도 여기를 출발해 바다로 진출했습니다.

그때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경영했던 식민지를 지도에 표시하면 위와 같습니다.

이때가 이베리아 반도의 두 나라가 세상의 갑이었을 겁니다.

동쪽으로는 마카오도 있었고 필리핀도 보입니다.

 

이들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1~2만 년 전에 그려진 서양 미술의 시작이라는 알타미라 동굴에 그려진 소 벽화 그림으로부터

시작한 이베리아 반도의 역사.

원래 소란 인간과 가장 가깝고 농경사회에서는 가장 친근한 동물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힌두교에서도 제우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시바 신이 타고 다니는 자가용이 소잖아요.

소와 함께 시작한 스페인은 국토회복운동을 끝내고 나니 무척 심심했나 봅니다.

그래서 이들은 그 힘을 주체할 수 없어 세계로 진출해 식민지 경영에 앞장서게 되었나 봅니다.

 

이제 세상은 식민지도 모두 독립해 버리니 다시 이들의 핏속을 흐르는 소에 대한 사랑을

투우로 승화시켰나 봅니다.

오늘 찾아갈 곳은 누에보 다리만 유명한 게 아니라 그동안 복잡했던 스페인 투우를 현대

투우로 재정립한 곳으로 현대 투우의 발상지라고 하는 곳이 이 작은 론다라는 마을이라 합니다.

 

2014년 10월 24일 금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세비야를 출발해 론다로 갈 때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터미널이 세비야에 올 때 도착한 곳이 아니네요.

세비야 대성당에서 볼 때 동남쪽에 있습니다.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려요.

 

터미널 이름이 프라도 데 산 세바스티안 터미널입니다.

세비야로 올 때는 플라사 데 아르마스 터미널로 강 근처였는데...

여기는 제법 큰 도시라는 말이겠죠?

 

알사 버스는 코르도바, 말라가, 그라나다 등 대도시로 운행하고 론다로 가는 버스는

아마리요(AMARILLO)사 버스로 버스 회사가 다르니까 버스 타는 플랫폼도 다르니

주의해야겠어요.(12.70유로/1인)

안내 데스크에서 표를 보여주고 묻는 게 제일 좋겠습니다.

 

론다까지는 버스로 2시간이 조금 덜 걸립니다.

오른쪽 창가가 풍경이 좋다고 해서 일부러 오른쪽 창가에 앉아 갑니다.

매일 7시, 9시 30분, 10시, 11시, 15시, 15시 30분, 17시, 18시에 각각 8회 출발합니다.

론다로 가는 사람이 제법 있어 표를 미리 사는 게 좋겠습니다.

 

우리는 아침 일찍 또 세비야 대성당에 들려 콜럼버스에 하직 인사를 하고 오느라고 10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이미 표는 매진되었고 할 수 없이 11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탑니다.

콜럼버스가 떠나는 우리가 아쉬워 더 세비야에 머물게 하려고 그랬을까요?

 

론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낮잠 자는 시간인가 매표창구가 모두 닫히고 아무도 없네요.

내일 이동할 미하스로 가기 위해 미리 표를 예매하려 했지만, 오후에 다시 찾아와 내일 출발할

표를 미리 예매하며 관광안내소에 물어보니 론다에서 미하스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다고 하네요.

 

우선 여기서 푸엔히롤라라는 도시로 가는 버스를 타고(9.04유로/1인) 그곳에 도착해

버스 내린 곳 부근에 미하스로 올라가는 시내버스가 출발하니 그 버스를 타야 한다네요.

미하스는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 그런가 봅니다.

 

론다 버스 터미널에는 위의 사진에 보듯이 짐을 보관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혹시 세비야에서 당일로 이곳에 들리실 분은 짐을 버스 터미널에 맡겨두시고 구경한 후

찾아가셔도 되겠습니다.

론다는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 한글로도 짐 맡기는 곳이라고 썼네요.

위치가 화장실 앞이라 그렇지만요.

사실 이곳 론다는 작은 마을이라 일찍 세비야에서 출발하면 당일 투어가 충분한 곳입니다

 

이곳의 숙소는 버스 터미널 앞에 있는 곳으로 정했습니다.

오늘 오후 구경하고 내일 바로 출발해야 하니 무거운 배낭을 메고 멀리 갈 이유가 없어서요.

아침 포함 2인 1실에 41유로입니다.

 

숙소는 호텔 앱을 통해 미리 세비야에서 예약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아직 방 청소가 끝나지 않았나 조금 기다리라고 하네요.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우리나라 젊은이 두 사람이 체크아웃하고 있네요.

 

잠시 후 방에 올라가 배낭부터 풀어놓고 밖으로 나와 점심부터 먼저 합니다.

나오자마자 근처에 신세계 주가라는 중국집이 보이기에 반가운 마음에 얼른 들어가

자리를 잡으려다 보니 조금 전 숙소에서 체크아웃하려던 한국 젊은이들이 그곳에서 식사 중이네요.

 

중국 식당은 이웃나라고 그동안 여러 차례 중국 여행을 했던 경험이 있어

음식 주문하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스페인의 중국집은 스페인 다른 식당처럼 오늘의 요리라는 메뉴 델 디아를 하고

여느 스페인 식당보다 가격 또한 약간 저렴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식이 어떤 것인지 알고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죠.

밥도 먹을 수 있고 "딴 이디알!"이라고 이야기하면 짜지 않게 주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밥에다가 중국식 빵과 닭요리, 소고기볶음에 볶음면까지 하고 생수에 커피까지 모두 해서

13.3유로(2인)면 현지 물가에 비교하면 착한 가격이라 할 수 있잖아요?

나라 음식이 서로 입맛에 사맛디 하니 해도 그래도 이웃나라이기에 반갑게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