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다 구시가지, 아랍 목욕탕, 펠리페 5세 문, 산타 마리아 라 마요르 성당

2015. 11. 9.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론다

위의 사진은 마르케스 데 살바티에라 궁전의 창문 장식의 모습입니다.

창문 양쪽으로 각각 남녀의 모습을 조각으로 만들어 장식했네요.

그러나 조각 장식의 남녀가 같은 모습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모습입니다.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마르케스 데 살바티에라 궁전이라고 해서 크고 웅장한 곳은 아닙니다.

이들은 궁전이라고 했지만, 사실 저택이라는 말이 더 가까운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슬람이 물러간 후 이 집은 가톨릭 주교가 살았다 합니다.

 

누에보 다리를 건너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누에보 다리 아래서 다리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고 왼쪽 골목으로 내려가면 마르케스 데 살바티에라 궁전이 있습니다.

그 궁전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13세기 아랍 전통의 목욕탕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직진을 하겠습니다.

집을 하얀색으로 칠했네요.

하얀 집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삶의 지혜겠지요?

여름철 뜨거운 지중해의 태양을 이기는 방법으로 이들은 하얀색을 칠하고 살았나 봅니다.

 

우리는 내일 이곳을 떠나 미하스라는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미하스는 눈이 부시도록 하얀색의 집이 있는 지중해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의 마을이죠.

그런 풍경을 한 곳이 여러 곳 있지만, 우리는 미하스 한 곳만 들러보려고 합니다.

 

지금 구경하는 구시가지의 중심인 시우다드 지역은 1485년까지 이슬람의 지배 아래

있던 곳이라 그들의 흔적이 제법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네요.

이베리아 반도 북부를 여행할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이슬람의 색채가 강해집니다.

 

산타 마리아 라 마요르 성당입니다.

산타 마리아 라 마요르 성당은 성당이 있는 자리는 원래 이슬람의 모스크가 있던 자리라

하고 론다는 이슬람 시대에 작은 왕국이 있던 곳이라 모스크도 대단히 웅장했을 겁니다.

그냥 두었더라면 이 또한 관광자원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런 경우일까요?

아닌가요?

굴러온 돌을 빼고 원래 돌이 다시 들어갔다고 봐야 할까요?

위의 사진을 보니 뺀 돌에 새가 둥지를 틀고 살아갑니다.

 

론다의 수호성인을 기리는 성당으로 15~17세기의 오랜 시간 동안 건설했기에

시대에 따른 여러 양식이 섞인 모습이라 합니다.

13세기 철제 아치에 무데하르 양식의 미나레를 개조해 종루를 만들었답니다.

첨탑은 고딕 양식 그리고 제단은 추리게라 양식으로 만들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지만, 입장료 4유로나 되기에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우리 일정이 이곳 론다에서 하루를 머물기에 걸어서 천천히 구경 다니는 중입니다.

오늘은 론다 누에보 다리가 아닌 구시가지 탐구생활에 들어갑니다.

워낙 손바닥보다 조금 큰 동네이기에 한두 시간이면 탐구생활도 끝나지 않겠어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론다 시청사입니다.

원래 시청사는 지금의 국영호텔인 파라도르 건물이었으나 워낙 뛰어난 경치 때문에

그곳을 파라도르로 개조하고 시청사 건물은 이곳으로 이전했다 합니다.

 

그 밑으로 더 진행하고 싶지만, 지도에 특이한 건물이 없어 뒤돌아갑니다.

그냥 왔던 길로 가면 조금 섭섭해 다른 길로 돌아갑니다.

누에보 다리에서 구시가지를 볼 때 왼쪽으로 내려갑니다.

위의 사진은 산 세바스티안 미나레트입니다.

처음은 이슬람의 모스크와 첨탑으로 만든 것이지만, 지금은 첨탑인 미나레트만 남았네요.

 

그 아래로 더 내려가면 아랍 목욕탕인 바뇨스 아라베스가 있고 성벽도 있습니다.

푸엔테 아라베라고 아랍 다리도 있고요.

타호 협곡을 연결하는 다리는 누에보 다리 말고도 이 계곡을 연결하는 다리는 두 개

더 있다고 하는데 이슬람 지배 시절에 만든 비에호 다리가 누에보 다리 남쪽에 있습니다.

 

다시 그 아래 아랍 다리라 부르는 작은 다리가 또 있지만,

높이나 아름다움에는 미치지 못해 그냥 느낌조차 없는 동네 다리 정도네요.

이곳 누에보 다리를 감상하는 일에는 다리 위에서만 보아서는 안 되겠어요.

 

서로 반대편으로 오가며 협곡과 함께 바라보면 더 좋습니다.

그러나 다리 아래로 내려가 올려다보는 방법도 좋겠습니다.

내려가는 계단이 여러 곳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아랍 목욕탕(바뇨스 아라베스 : Banos Arabes)입니다.

입장료 3유로나 됩니다.

이슬람 시대에 지은 목욕탕으로 그들의 목욕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아랍 목욕탕을 여러 차례 보았기에 외부 사진만 찍고 통과합니다.

 

그때 그 시절 이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때를 밀었겠습니까?

그때 때밀이 타올인 이태리 타월이라도 만들어 팔았으면 떼돈 벌었을까요?

오늘 여기 온 김에 목욕이나 하고 갈까요?

 

이곳이 이런 아랍의 목욕탕이 남아있다는 말은 이슬람 지배 시에는 론다라는 도시가

무척 중요한 지역이었다는 말이지 싶습니다.

왜 아니겠어요?

론다는 비록 규모는 작으나 이슬람 세력의 한 축을 담담했던 작은 왕국이었다 합니다.

 

그중 론다가 가장 완벽한 상태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13~14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아랍 목욕탕은 냉탕, 온탕 그리고 고온의 열탕이 따로따로 있고

냉탕과 사우나 시설까지 갖춘 아주 호화로운 공중목욕탕이었다 합니다.

 

내부는 말발굽 모양의 아치가 아름답고 우물도 있답니다

자연 채광을 위해 아랍 고유의 천장 문양이 별 모양의 환풍구도 만들어 놓았다네요.

내부에는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는 상영관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보여줄 게 별로 없고 돈은 3유로나 받았고 미안한 마음에 시간때우기로 보여주는 건가요?

아랍 목욕탕이 있는 곳은 누에보 다리가 있는 타호계곡을 따라 아래쪽에 있는

비에호 다리가 있고 그 아래 아랍 다리 부근입니다.

물론, 구시가에 있네요.

 

아랍 목욕탕으로 들어가는 입구 옆에는 구시가로 들어가는 문이 보입니다.

이름하여 펠리페 5세 문이라고 하네요.

문의 이름은 대단해 보이지만, 문 자체는 그냥 그렇네요.

 

문은 참 소박하고 크게 화려하지도 않고 촌스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름이 더 폼나네요.

이런 평가를 펠리페 5세가 들었다면 아마도 몇 사람 주리를 틀었을 겁니다.

 

그 문을 지나면 비에호 다리가 연결되지요.

이 다리는 옛 다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네요.

그러니 론다에는 New Bridge라는 의미의 푸엔테 누에보가 있고 Old Bridge라는

의미의 푸엔테 비에호(Viejo)라고 부르는 다리가 있습니다.

누에보 다리가 없었더라면 이 다리가 중요한 다리였을 것이고 그나마 볼 만한 다리라고

했을 듯하고 이 다리가 누에보 다리가 생기기 전부터 있던 다리로 그때는 이 다리로 오갔을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처음에는 누에보 다리라는 이름이 심오한 의미를 내포한 다리라 생각했습니다.

왜?

멋있잖아요.

그런데 이 다리는 방금 건넜던 비에호 다리인 오래된 다리와 비교해

새로운 다리라는 단순한 이름이었습니다.

세상은 실상을 알고 나면 이렇게 허탈한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