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토니아 동굴의 휴먼 피쉬.

2014. 3. 3. 08:00동유럽 여행기/슬로베니아

먼저 위의 사진을 보고 갑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마치 위아래를 뒤집어 놓은 듯합니다.

그러나 뒤집은 게 아니고 천장이 바닥처럼 평평한 모습일 뿐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석주는 참 기묘한 모습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석주는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지만, 왼쪽의 석주는 쌍둥이 종유석이 만든

석주로 이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녀석입니다.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사실 시간을 따져보면 우리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수만 년 전에 만난 녀석일 겁니다.

종유석은 쌍둥이지만, 석순은 뿌리는 하나고 이제 막 만난 녀석은 두 개입니다.

원래 석회석 지역에 생기는 동굴은 이런 석순이나 종유석이 수십억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만들어진다 하며 이렇게 자라서 위아래가 붙어 석주가 되는 시간은 우리의 계산법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종유석의 모양이 아이스크림처럼 생겼다고 해 아이스크림 종유석이라고도 부르는 곳도 있고

카르스트 지형에 동굴이 만들어지면 그 동굴로 지하수가 스며들어 작은

틈새로 한 방울씩 떨어지겠지요.

그때 동굴을 이루는 석회석이 녹아 물방울과 함께 한 방울씩 떨어질 것이며 이렇게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이 천장의 돌고드름을 만들고 우리는 이를 종유석이라고 한다면서요?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만날 수 있겠습니까?

위의 사진에 보이는 종유석과 석순 말입니다.

주먹 하나 정도 떨어졌지만, 만나려면 그 시간이 우리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렵지 않겠어요?

 

돌고드름으로 흘러내린 물방울은 땅바닥에 떨어지며 이번에는 바닥에 고드름처럼 솟아오르게

되는데 이를 석순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 천장의 종유석과 바다의 석순이 마치 자라듯 커지게 되면서

서로 만나게 되면 이를 석주라 하나 봐요.

맞나 모르겠어요.

 

종유석이나 석순이 자라는 시간은 1cm 정도 자라려면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우리 인간의 생각으로 그 시간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게 아닌가요?

자연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마치 사막에 자라는 선인장의 모습인가 생각하다가...

 

폭포가 만든 얼음 빙벽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은 무대를 장식하는 커튼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저 커튼 너머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공연히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아닌가요?

성당에서 보았던 파이프오르간의 모습일까요?

 

오늘 여러분에게 아주 귀한 녀석을 소개하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올챙이처럼 생긴 녀석은 이 동굴 안에 사는 유일한 생명체라고 합니다.

동굴 도롱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생김새가 사람 얼굴을 닮았다 하여 다른 이름으로는 휴먼피쉬라고도 부르나 봅니다.

 

원래 이곳에서 부르는 이름은 올름(Olm)이라고 부른다네요.

올름은 푸로테우스과에 속하는 양서류의 하나라 합니다.

동굴 투어가 거의 끝나갈 즈음 큰 수조를 만들어 그 안에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곳도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곳입니다.

다만,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허락받고 찍은 사진입니다.

 

캄캄한 동굴에 살기에 눈이 먼 불행한 동물이지요.

그러나 빛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피부를 통하여 조금은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붉을 밝히고 전시하면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두 달 정도만 이곳에 머물게 하고 다시 원래 서식하는 곳으로 되돌려 준다고 합니다.

 

아마도 교대로 근무하는 가 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이 동물의 수명이 동물을 구경하는 우리 인간보다도 조금 긴

80-100년이나 산다는데 왜 이렇게 오래 살까요?

 

그렇습니다.

눈이 멀어 세상 더러운 꼴 보지 않고 캄캄한 동굴 속에서 수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

때문일 것이고 그리고 서로 경쟁하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며 살기 때문이 아닐까요?

네 개의 다리를 가지고 아가미로 숨을 쉰다네요.

 

5천만 년 전에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붙어있을 때 지금의 멕시코 부근에 살다가 두 대륙이

떨어질 때 대부분은 북아메리카에 남았지만, 유일하게 이 올름만 이곳 슬로베니아의

동굴 속에 살아남았다 합니다.

이 정도가 되어야 도롱뇽이라고 보호받지 아무 도롱뇽이라고 다 사랑받지는 못하죠.

자기 땅에 사는 도롱뇽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재산이나 지키려고

개발을 반대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이 말입니다.

 

이제 넓은 광장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도착했다는 말은 모든 구경이 끝났다는 의미입니다.

여기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중국의 동굴은 이곳과 비교하면 훨씬 화려합니다.

이곳이 시장 제품이라면 중국은 백화점 명품관에서 파는 제품 같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조명의 차이가 아닐까요?

 

동굴 구경은 사실 대부분 조명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일 겁니다.

상품으로 치면 제품보다는 포장지의 차이 말입니다.

중국 여행으로 보았던 동굴의 모습을 보다가 이곳에 와서 보니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여기는 그런 조명장치가 없어 소박한 모습입니다.

오히려 원래 모습 그대로 볼 수 있어 좋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 동굴을 발견하게 된 이야기가 있다네요.

아마 여러분도 많이 들어본 이야기 일 겁니다.

옛날 이 마을에 농부가 아주 평화롭게 살았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자꾸 키우던 닭이 한 마리씩 사라지더랍니다.

정말 고민거리가 생겼지만, 이미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 중에 벌써

그 이유를 아시는 분이 무척 많으실 겁니다.

그래도 모르시는 분을 위해 계속하겠습니다.

 

혹시 산짐승이라도 나타나 닭을 잡아갈까요?

아니면 이웃집 슬로베니아 덜수가 닭서리라도 하는 겁니까?

그래서 닭의 다리에 실을 묶어 놓았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닭이 사라졌다네요.

 

그래서 실을 따라갔더니만, 어느 작은 구멍 속으로 실이 연결되어 있어 그 작은 구멍을 파보니

이렇게 거대한 동굴의 입구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터키의 데린구유라고 지하도시가 발견된 이야기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마치 짜고치는 것처럼 판박이입니다.

여기의 이야기는 1818년의 이야기입니다.

 

제일 마지막에 있는 콘서트 홀이라고 부르는 대형 방은 높이가 40m에 이르고

이곳에 1만 명의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엄청나게 큰 공간이라 합니다.

이제 이곳을 보면 바로 옆으로 이동하여 가치를 타고 다시 동굴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제 기차를 타고 다시 출구로 나갑니다.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만큼 동굴이 길다는 말이겠죠.

 

동굴 안의 콘서트 홀에서 동굴 농구대회가 열렸나 봅니다.

세상에...

이제 우리는 이 동굴 앞에 있는 호텔에서 숙박합니다.

내일은 예상보다 더 아름다웠던 블레드라는 곳으로 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을 하다 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못한 곳도 있고 상상 이상인 곳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기에 그 사람의 느낌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겠지요.

여행이란 이렇게 백인백색인가 봅니다.

직접 내 눈으로 본 후 나만의 느낌이 그곳의 모습이라고 해야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