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ED CASTLE(블레드 성)

2014. 3. 5. 08:00동유럽 여행기/슬로베니아

우선 오늘은 블레드 성 안으로 들어갑니다.

성을 먼저 보고 난 후 선착장으로 이동해 배를 타고 블레드 호수 안에 있는

작은 섬에 올라 그곳에 있는

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에 갑니다.

그곳에서 "소원의 종"을 세 번 울리고 와야 오늘 오전 일정이 끝나게 됩니다.

그다음 다시 버스를 타고 오스트리아 할슈타트로 갈 예정입니다.

 

주차장에서 성을 올려다보니 이곳도 성은 제법 높은 언덕 위에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호수 쪽은 100여 m의 절벽으로 되어있어

그쪽으로 오르는 길은 거의 불가능하겠네요.

 

성으로 오르는 언덕 입구에 세 개의 깃발이 보입니다.

왼쪽은 유럽 연합 국기고(슬로베니아는 일찍이 유럽 연합에 가입) 가운데는

예전부터 사용하던 슬로베니아의 국기입니다.

그런데 오른쪽의 깃발은 이 지방정부의 깃발로 가운데에는

바로 이곳 블레드 성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이곳 블레드 성이 아 지방의 랜드마크라는 말이겠네요.

 

이제 도착부터 하나씩 성으로 올라가며 전체 모습을 활동사진처럼 구경합니다.

사진을 통하시면 佳人이 본 것과 같은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우선 성 안으로 들어가려면 제일 바깥에 있는 외문을 통과해야 하네요.

 

그런데 문 앞의 모습을 보니 아주 재미있습니다.

우리가 옛 성을 구경하다 보면 성 외곽으로는 해자를 파고 웅덩이를 만들어

그 웅덩이에 물을 채워 두잖아요.

들어가는 입구를 보면 외부와 성문 안으로 연결하는 다리가 보입니다.

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다리를 개폐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다리를 들어 올리면 성과 외부 사이에 해자가 있어 안과 밖을 단절하는

그런 모습을 본 적은 있지만,

 

방어 목적으로 만든 해자를 건너야 성문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전쟁이 자주 일어나는

중세의 기본적인 출입 방법일 것이고 그 다리가 바로 이렇게 내려놓으면 통행할 수 있는

다리가 되고 다리를 들어 올린 후 닫으면 성문이 되는 그런 모습이지요.

그런데 해자라고 파긴 팠어도 도랑 수준이고 물을 채워두어야 하는데 물도 없고...

 

그러나 원칙대로는 만들었다는 말이겠네요.

여기는 그런 해자도 있지만, 물도 없고 다리 또한 짧은 다리기에 흉내만 낸 셈입니다.

그래도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다고 우기면 할 수 없고요.

 

비록 작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성문이나 성벽 위로 외부의 적이 공격하면 방어할 수 있도록

군사 이동로도 만든 게 보입니다.

마속은 물이 없는 가정의 산꼭대기에 진을 쳤다가 봉쇄됨으로 죽다 살아나

겨우 도망을 쳤으나 결국, 공명에 참수당하는 일이 벌어졌지요.

 

우리에게 읍참마속이라는 말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읍참마속이란 마속이 물이 없는 산꼭대기에 진을 쳤다가 군사를 모두 잃어

천하 통일을 그르친 사건으로 공명이 눈물을 머금고 아꼈던 백미의 동생인

마속의 목을 베었다는 일화에서 생긴 말이지요.

그런데 왜 여기는 돌산 정상에다 이렇게 견고한 성을 쌓았을까요?

내려다보면 다 물이기 때문일까요?

 

바깥문을 통과해 언덕길을 잠시 올라야 합니다.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입니다.

바깥문을 통과했다고 쉽게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언덕길을 오르다 보니 성을 지키는 또 다른 내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 성문의 깊이가 대단히 깊어 문만 닫고 버티면 쉽게 들어가기가 어렵겠습니다.

 

여기 입구에서 성 안으로 들어가는 표를 팝니다.

입장 시각이 아직 9시 전이고 원래 8유로인데 단체는 6.5유로인가 봅니다.

문을 여는 시각은 오전 8시부터 저녁 20시 까지라 합니다.

컥!!! 이 성이 천 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보았다는 말인가요?

 

정문으로 들어가려는데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눈앞에 섬광이 번쩍입니다.

입장하는 사람 모두 사진을 찍네요.

그리고 나갈 때 찍은 사진을 금세 인화해 문 앞에 진열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자기 얼굴의 모습을 찾아보고 돈을 내고 찾아가라는 말이겠지요.

물로, 찾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佳人은 주로 풍경 사진을 찍지 증명사진과 같은 현장의

인증사진 같은 것은  거의 찍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찍히면 오히려 돈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왜 개인 사진을 찍지 않느냐 하면 사실 블로그에 개인 얼굴이 자주 비치면

보는 분이 짜증 나잖아요.

그것도 가장 중요한 풍경 가운데 떡하니 막고 서서 말입니다.

 

예전에는 佳人도 개인 사진을 찍었지만, 그게 대부분 소용없는 짓이더군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가 드니 이제 그런 사진을 찍어도 누가 보아주지도 않습니다.

결국, 사진을 찍는 그 순간만 주인공이지 그다음부터는 컴퓨터 속에 잠만 자는 천덕꾸러기잖아요.

 

위의 사진처럼 이런 아름다운 풍경 사진의 가운데 佳人이 버티고 서서

사진을 찍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재앙 수준입니다.

장동건이처럼 잘 생기기라도 하면 보는 분의 기분이라도 좋지...

 

사실 못생긴 얼굴은 보는 분의 스트레스일 뿐입니다.

우리 아들은 물론 어느 사람도 아빠의 개인 사진을 보아주지 않는데 누가 보아준단 말입니까?

차라리 佳人이 여행하며 세세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면 훗날 누가 보더라도 여행 정보라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울 마눌님도 거의 얼굴 모습을 보시기 어려운 겁니다.

이런 이유로 개인적인 사진은 거의 남기지 않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냥 스쳐 지나갑니다.

흔적도 없이 말입니다.

 

잠시 언덕을 오르다 보니 누가 웃는 얼굴로 우리를 바라봅니다. 

포도주를 직접 담가 파는 중세 수사의 복장을 한 소믈리에입니다.

콧수염에 옛날 복장이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잘생긴 사람이라 사진의 한가운데 서도 됩니다.

허락을 받고 찍은 사진입니다.

 

안에는 포도주 담그는 곳으로 구경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공개하네요.

물론 이곳의 목적은 블레드 성을 구경 온 사람에게 와인을 팔기 위한 곳이지요.

와인 이름이 블레드가 아니고 아담인가요?

그럼 이브는?

 

이 성의 역사는 1004년 독일의 신성 로마 황제 헨릭 2세가 브릭센의 주교인

알부인 1세에게 하사하면서 만든 성으로 처음에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벽과 탑만 있었으나

세월이 지나며 자꾸 건물이 들어서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답니다.

 

중세를 거치며 완전히 요새처럼 꾸며놓았지만, 지금은 아주 품격 있고

느낌이 있는 카페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처음의 시작은 황제가 주교에게 하사했지만, 점차 요새와 되다가 작지만 예쁘기에

800여 년 간 유고슬라비아 왕가의 전용 여름 별장으로도 사용되었다 합니다.

멋진 곳은 알아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정말 좋습니다.

주위가 모두 낮은 곳이기에 거칠 게 없습니다.

호수를 중심으로 주변 풍경이 뛰어난 곳이 분명합니다.

 

블레드 성에는 정원이 두 개 있습니다.

아래의 제1 정원에는 우물 하나가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 성 위에 우물이 있다고 물이 나오겠습니까?

 

여기는 더군다나 돌산이 우뚝 솟은 곳이 아니겠어요.

혹시 아래 호수의 물이 조화를 부려 분수처럼 100여 m 이상 솟아올라 온다면 몰라도요.

 

이 우물의 용도는 지하수를 푸기 위한 게 아니라 빗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근거 없이 생각합니다.

아니면 여기로부터 100여m 아래로 파고 들어간 깊은 우물이든가.

여행하며 별걱정을 다하고 다닙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사 패키지여행은 아침 식사를 대부분 호텔에서 먹게 되지요.

뷔페식으로 여러 가지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여행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적당히 가져다 먹습니다.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양이 부족하면 더 가져다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행 중 어느 분은 뷔페식인 음식을 욕심을 부리며 많이 가져다 놓고 먹다가

먹지 못할 것 같으니 자기 접시에 남은 빵을 손으로 집어 다시 원래 빵이 있던 자리로

갖다 놓는 분도 계시더군요.

버리지 않으려고 아끼고 절약하는 마음에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손으로 다시 가져다 놓은 빵을 누가 먹으라고 그럽니까?

 

이제 우리도 이런 문화는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요?

먹기 적당한 양만 가져오고 모자라면 더 가져다 먹고 혹시 많다 싶으면 그냥 남깁시다.

음식을 손으로 집어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지도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