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블레드 가는 길.

2014. 3. 4. 08:00동유럽 여행기/슬로베니아

 

세상에 요렇게 아름다운 곳도 또 있을까요?

사진을 꾹 눌러보세요.

더 크게 보입니다.

호수가 있고 그 안에 작은 섬이 하나 보입니다.

그리고 그 섬 안에 아주 작은 성당 하나가 있습니다.

 

블레드 성에서 바라보는 호수와 섬, 그리고 섬 안의 성당은 마치 천국의 모습으로 생각됩니다.

만약, 요정이 산다면 바로 이곳이지 싶습니다.

오늘부터 이곳에 갔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올려봅니다.

 

어때요?

달력에서 본 바로 그 사진이 아닙니까?

어린 시절 이발소에 걸린 사진도 이런 게 많았지요.

호수 건너편에 우뚝 솟은 바위가 있고 그 절벽 위에 고성이 보입니다.

호수 위를 비추는 고성의 반영 또한 멋지지 않나요?

위의 사진은 처음 본 사진 속의 섬으로 배를 타고 들어가며 바위 절벽 위에 있는 블레드 성을 찍은 모습입니다.

 

佳人이 달력을 너무 많이 본 것 같다고요?

이발소에서 보셨다고요?

그냥 바라만 보아도 요새 말로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지 않나요?

 

도연명이 혼자 상상만 하며 썼다는 무릉도원은 이곳을 구경하지 못한 슬픈 이야기일 겁니다.

만약, 도연명 아찌가 지금 佳人이 서서 바라보는 이 자리에 섰다면, 그때 썼다는 무릉도원 이야기는

부끄러운 이야기라 할 겁니다.

陶渊明(도연명)이라는 사람이 쓴 桃花源记(도화원기)를 따라 몇 년 전 중국 坝美村(빠메이춴)이라는 곳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이 빠메이 촌이라는 마을로 가기 위해 배를 타는 곳이고 여기서 배를 타고 캄캄한 동굴 속으로

30여 분 들어가면 마을이 나옵니다.

마을은 이렇게 물이 동굴 안으로 흘러들어 간 후 마을을 거쳐 반대편 동굴을 통해 나오는 기묘한 마을입니다.

마을을 드나들려면 험하고 높은 산을 몇 시간 걸어 넘어가든지 아니면 편하게 30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든지...

정말 이상한 마을로 도연명이 도화원기에 쓴 이야기와 비슷한 무릉도원이었습니다.

 

도연명이 도화원기에 기술한 곳은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핀 곳을 따라 배를 타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하며

가다가 작은 동굴을 만나 그 동굴 속으로 들어갔더니 아주 넓은 곳이 펼쳐졌다고 했습니다.

여기는 복숭아 꽃이 흐드러지게 피지 않아도 그냥 배를 타고 호수 가운데로 들어가면 섬이 있습니다.

 

여기도 복숭아 꽃이 피는 계절에 오면 바로 도연명이 기술한 모습의 풍경을 볼 수 있고 배를 타고 들어가면

동굴이 있다고 했지만,

여기는 섬이 있다는 게 다르니 그 부분만 고쳐 쓰면 될 겁니다.

 

그리고 도연명은 그 마을을 나오며 도처에 표시를 하고 나중에 다시 찾아갔지만, 결국, 찾지 못한 뜬구름 같은

이야기지만. 여기는 佳人이 이렇게 구글 지도와 사진으로 자세히 남기니 대한민국 사람 누구도

모두 무릉도원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여기는 유로화만 내면 누구나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곳의 자세한 지도까지 여기 보여드리니 도연명처럼 찾아가는 길을 잃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곳 중의 한 곳이 바로 오늘 구경할 블레드라는 곳입니다.

요기가 어딘고 하니 바로 슬로베니아 땅인데 오스트리아와 접경지대에 있답니다.

위의 사진처럼 성 안에 들어가 유리창을 통해 내다보니 마치 사진틀에 끼워 놓은 그림처럼 보입니다.

 

지난밤은 세상에서 두 번째로 길다는 포스토이나 동굴 앞에 있는 호텔에서 잠을 자고 새벽밥을 먹고

7시 30분에 출발합니다

정말 학교 다닐 때 이렇게 일찍 새벽밥 먹고 공부했으면 한국을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도 남았겠어요.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힘든 여정이라도 힘든지 모르고 다닙니다.

우리 부부는 중국 여행을 통해 이런 날씨에 장거리 이동하는 문제는 이미 졸업했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했나요?

우리 부부는 오히려 이런 여행이 좋기에 피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데 안개가 무척 심하게 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태운 버스 기사는 속도를 감속하지 않고 시속 100km 정도로 계속 달립니다.

 

다행히 블레드라는 곳에 가까이 가자 날씨가 맑아지며 해까지 반짝거립니다.

덕분에 우리 마음도 밝아지네요.

 

1시간 반 정도 지난 9시경에 블레드 성에 도착하네요.

블레드 성은 이 도시의 휘장에 등장할 만큼 상징적인 곳입니다.

블레드 호수가 있고 호수에서 100여m 높이의 절벽 위에 만든 성입니다.

물론, 반대편은 언덕길로 이어지네요.

 

여기서 구경할만한 것은 우선 블레드 성입니다.

그다음 성에서 내려다보는 블레드 호수와 그 호수 가운데 작은 섬입니다.

 

그리고 섬 안에 작은 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입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블레드 성의 모형입니다.

왼쪽은 호수로 이어지는 절벽이고...

 

블레드 성 안은 와인 판매소, 박물관, 철공소 등등이 있고 정원의 아름다운 모습과 성의 본관 건물도

구경할 만한 곳입니다.

이제 그 모든 곳을 하나씩 책장을 펼치듯 구경해보려 합니다.

 

건물 안에서 창을 통해 내려다보이는 사방의 모습 또한 오래도록 기억될만한 멋진 풍경이지요.

이런 곳에만 오면 왜 예전에 살았던 생각이 떠오르나 모르겠어요.

수백 명의 덜수같은 하인을 거느리고 말입니다.

 

아름다운 모습을 그 하나하나를 모두 마음에 담고 싶은 곳입니다.

옛날이 갑자기 그리워져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이곳 블레드 성의 성주는 매일 창문으로 통해 이런 모습을 바라보았으니 아름다운지 몰랐을 겁니다.

원래 주인은 모르는데 객이 아는 게 세상 일일 수 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러 사람이 단체로 여행하는 패키지에서는 서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식사 때 많이 나오는 음식은 문제가 없지만, 간혹 여기처럼 어느 호텔에서는 인원수대로만

하나씩만 나오는 게 있습니다.

이번 호텔은 용기에 든 야쿠르트가 개인당 하나씩 돌아가게 쌓아놓았나 봅니다.

 

그런데 먼저 식당을 차지한 사람이 두서너 개씩 가져가 가방에 넣어버리더군요.

친구 여럿이 함께 여행 온 가까운 사이라 그런 일을 장난 삼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문제가 생겼습니다.

물론, 부족하면 대부분 호텔은 채워 놓지만, 어떤 경우는 없으면 그대로 놔두는 곳도 있습니다.

우리 일행만 묵은 작은 호텔이었기에 인원수대로 놓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면 조금 늦게 도착한 사람은 어찌 되는 겁니까?

아무리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래도 거의 보름간 함께 여행하는 일행이 아니겠어요?

늦게 오셔서 옆에 앉은 분이 야쿠르트가 없다고 하자 가방에 챙겨 넣으셨던 분이 요구르트를 하나

꺼내주면서 건네줍니다.

 

그런데 그 요구르트를 보니까 이틀 전 묵었던 호텔에서 먹었던 것으로 여태 가방 안에 넣어두었던 것으로

다 먹지도 못하며 남길 정도로 가방에 넣어두셨나 봅니다.

그곳에서는 많이 쌓아놓았던 것이라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이곳은 하나씩만 돌아가게 준비했기에

문제가 되겠지요.

 

제발 하나씩 나오는 것은 하나만 가져갑시다.

쾌변 때문에 여러 개가 필요하시면, 나중에 남은 것만 가져갑시다.

압니다.

막히면 고생하니까요.

그러나 다른 분도 막힐 수 있잖아요.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