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멀어 슬픈 짐승... 말 이야기

2014. 1. 8. 08:00동유럽 여행기/폴란드

들어가다 보니 이번에는 당시 소금 채굴을 할 때 말을 이용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눈이 멀어 슬픈 말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올해가 말의 해라고 했나요?

 

이 소금광산 지하에는 무거운 소금을 지하 깊은 곳에서 지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말의 힘을 이용해

도르래를 이용했다 합니다.

 당시에는 기계가 없던 시기라 당연히 말의 힘을 이용했겠지요.

요즈음 자동차에서 마력이라고 쓰는 단어가 바로 이런 말의 힘이 아닐까요?

 

그런 일을 하기 위해 투입된 말은 한 번 이곳에 들어오면 죽을 때까지 밝은 세상으로 나가지 못했다 합니다.

그 이유는 지금처럼 지상에서 소금채굴을 위해 드나들 때 엘리베이터도 없었고 출입하는 갱도도 겨우 사람 하나

움직일 정도로 좁았기 때문에 몸집이 큰 말을 수시로 끌고 지장에서 지하로 드나들기 어렵기 때문이라 합니다.

 

지하 깊은 곳에 소금을 채굴해 올리기 위해 도르래를 이용하는 데 말의 힘을 이용해 올리지

말을 태워 오르내릴 수 없잖아요.

그러기에 이곳에 들어와 세월이 흐르면 말은 어두운 곳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용불용설에 따라 저절로

눈이 멀게 되고 앞을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합니다.

말은 이렇게 인간을 위해 자신의 눈까지 희생하며 어두운 곳에서 열심히 일했답니다.

 

한번 들어오면 이곳에서 먹고 자고 일하고...

하루도 쉬지 않고 반복해 일하다가 어느 날 병들면 고기는 광부가 먹고 가죽만 남겼을 겁니다.

여기에 선발돼 들어온 말은 정말 슬픈 일생을 산 말입니다.

살아서는 노동력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을 인간을 위해 모두 내놓았습니다.

 

여기 전시된 말의 조형물은 실제 이곳에서 일하다 눈이 멀고 죽은 실제 말의 박제라 합니다.

물론, 말이 일하다 죽으면 그 말고기는 광부들이 먹고 그 가죽으로 만들었을 겁니다.

살아서 일하고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그러나 말이 보통 말보다는 조금 작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지하로 데리고 내려올 때 큰 말보다는 젖을 막 뗀 망아지가 이런 곳으로 이동에 쉬우므로

 어린 말을 골랐다 하네요.

그러니 이상한 것은 여기서 일했던 말의 수명이 밖에서 살았던 말보다 수명이 더 길었다는 점입니다.

비록 죽을 때까지 죽으라 일만 했지만, 눈이 멀어 더러운 바깥세상 꼴을 보지 않아 그랬을까요?

 

그때 지하로부터 채굴한 소금을 올리던 기계장치가 보입니다.

말을 이용해 저 무거운 것을 돌렸을 겁니다.

 

말은 이곳에서 돌리라고 "이랴~" 하면 돌리고 ""서!"하면 서기만 하면 됩니다.

눈으로 볼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컴컴하니 다른 곳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앉으나 서나... 눈을 감으나 눈을 뜨나 평생 같은 일만 했으니 눈이 저절로 멀었을 것이겠지요.

 

그러면 말과 함께 이곳에서 일한 사람은 왜 눈이 멀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저녁에 일을 마친 광부가 퇴근할 때 소금광산 안의 모든 횃불을 끄고 나가게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광산 안에서 일하던 말은 다음 날 다시 광부가 들어와 불을 밝힐 때까지 캄캄한 동굴 속에서

우두커니 있어야 하기에 저절로 눈이 멀었을 겁니다.

 

이곳을 지나면 지하 65m에서 90m 지점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처음 소금은 1층이라고 한 이 지점에서 채굴했지만, 그곳의 소금을 거의 다 채굴하면 더 아래 깊은 곳인

지하 2층으로 내려갔을 겁니다.

이제 우리도 그 계단을 따라 더 깊은 아래로 내려갑니다.

 

당시 광부가 일했던 모습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소금 광산 안에 흐르는 소금물을 모아 다시 소금을 만들었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곳에서 말하는 층이라는 단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파트의 층간 높이로 계산하면 틀린 말입니다.

 

이곳에 소금을 처음 팠던 지하 65m 지점을 지하 1층이라 부르고 다시 소금 채굴을 위해 파고들어 간

지하 90m 지점을 지하 2층이라고 편의상 분류한다 합니다.

 

관광객이 내려가는 곳은 지하 3층이라고 부르는 135m인 Level 3을 3층이라고 부른답니다.

 

이 광산에는 모두 Level 9까지 있다고 하니 그 깊이가 상상이나 되십니까?

 

지금은 암염을 제법 계단 모습으로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 옆으로 보면 옛날 광부들이 오르내렸던 계단의 흔적이 그대로 보입니다.

물론, 佳人 혼자만의 추측입니다.

전기도 없었을 때 어찌 이런 계단을 오르내렸을까요?

 

아래에 내려가니 요정들의 방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이 광산 안에 오래전부터 요정이 살았으며

그 요정이 귀중한 소금을 지켜준다고 믿었다 합니다.

그런 이유로 이렇게 상상 속의 이야기를 요정으로 만들어 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나 봅니다.

요정은 물로부터 소금을 지켜주고 소금 광맥을 그림으로 보여주기도 했다고 믿었답니다.

어두운 곳에서 일한다는 것은 무척 두려운 일입니다.

그랬기에 이런 긍정적으로 생각되는 이야기를 만들어 자신을 위로하려 했지 싶습니다.

 

요정의 대장인 "하얀 손(White Hand)"은 언제나 크리스털 암염으로 된 방에서만 사는데 평생 늙지 않고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살아간다고 믿었답니다.

그래서 소금은 언제나 음식을 상하지 않게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겠지요.

"하얀 손(White Hand)"?

이거 백수라는 말이 아닌가요?

그럼 佳人과 같은?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어디서 당장 스머프가 뛰어 나오며 헬로라고 외칠 것 같지 않습니까?

요정을 방을 보며 잠시 입가에 미소가 떠오릅니다.

햇빛도 비치지 않는 컴컴한 지하에서 일을 하며 요정을 생각하고 그런 조형물을 만든 그들을 생각해 봅니다.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는 곳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무척 두려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상상의 조형물을 만들어 믿게 되었지 싶습니다.

그들이 펼친 상상의 날개 속으로 잠시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