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광산의 전설, 킹가공주.

2014. 1. 8. 08:00동유럽 여행기/폴란드

폴란드는 우리에게도 바웬사라는 노동운동가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자유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하여 널리 알려졌지요.

그는 초등학교 학력으로 초대 민선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죠?

입지전적인 사람이 분명한가 봅니다.

동유럽 자유민주화의 화신처럼 우리에게는 각인되었지요?

 

그러나 그 사람도 나중에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소문과 그런 이야기가 사실로 밝혀지며

처음의 그런 이미지는 많이 퇴색해 버렸다네요.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일인가 봅니다.

 

폴란드란 영어 이름보다 그들이 스스로 폴스카라고 부른다지요?

폴스카란 낮은 땅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그야말로 평지뿐인 땅이라는 말이지 싶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산이 국토의 70%가 넘는 나라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정말 차로 달려도 달려도

평원만 보이는 게 신기할 뿐입니다.

 

민족은 폴라니에 족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도 평원에 사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폴라니에 족은 슬라브계 민족인가 봅니다.

그래서 나라 이름은 폴스카라고 했나 봅니다.

 

996년까지 폴란드는 통일된 국가가 아니고 부족단위로 살았나 봅니다.

그러나 미에슈코 1세가 즉위하며 기독교를 받아들이며 피아스트 왕조를 세워 폴란드 건국의 시조로

추앙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 후 카지미에슈 1세가 도읍을 그니에즈노에서 바로 이곳 크라쿠프로 옮기며 발전했다네요.

그랬기에 이곳 크라쿠프는 정치의 중심에 섰고 도시의 발전을 가져왔기에 여기 소금광산 안에 위의 사진처럼

암염으로 그의 흉상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이 도시 크라쿠프에 있어 여기에 옮겨봅니다.

크라쿠프 시내에는 이 도시의 상징처럼 생각하는 성 마리아 성당이 있답니다.

그 성당에는 높이가 약간 다른 첨탑 두 개가 있다는데 정시가 되면 왼쪽 첨탑에서는 나팔수가 창밖으로

나팔을 내밀고 나팔을 연주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연주를 시작한 지 약 10초가 지나면 갑자기 나팔소리가 멈추어버린다네요.

고객님!

당황하셨어요?

 

모든 사람은 이유를 몰라 멀뚱거리며 모두 첨탑 위의 나팔수만 바라보게 된다네요.

그러나 그 이유를 알면 얼굴에 미소를 짓는답니다.

연주가 갑자기 중단된 그 이유는 과거 몽골의 타타르족이 침입하면 크라쿠프의 나팔수는 도망가지 않고

첨탑에 올라 시민들에게 외적의 침입을 알리는 나팔을 불었다 합니다.

우리로 치면 민방위 훈련 때 사이렌이 울리며 공습경보를 발령하는 일과 같은 일이 아닐까요?

 

그런데 갑자기 나팔소리가 중단되는 이유는 타타르 족이 이곳을 침입했을 때

나팔수가 첨탑에 올라 나팔을 불며 적의 침입을 주민에게 알리자 기동력이 좋은 타타르 족이 쏜살같이 말을 달리며

첨탑 아래에 도달해 화살을 쏘아 나팔수의 목을 관통시킴으로 나팔소리가 갑자기 중단된 사건이 있었답니다.

 

지금 나팔 소리라 약 10초 후에 불문곡직하고 멈추는 이유는 바로 그때를 기억하자는 의미라 합니다.

자기가 맡은 일에 충실했던 나팔수였네요.

위급상황을 알리려고 자신의 생명과 맞바꾼 나팔수를 추모하기 위한 일이라 하니 알고 보면

그 의미가 남다른 나팔소리입니다.

 

사진을 보니 한 사내가 무릎을 꿇고 머리에 관을 올린 여자에게 무엇을 바치는 장면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번에는 이곳 소금광산에 전설을 남긴 킹가 공주를 만든 조각상입니다.

물론, 소금으로 만들었습니다.

전설은 듣고 가야지요.

킹가 공주는 킹카였던 모양입니다.

 

그녀는 헝가리 벨라 4세의 딸로 폴란드의 브로츠와프 왕과 결혼하게 되었답니다.

그녀는 폴란드로 떠나기 전 부유하지만, 소금이 나지 않는 폴란드를 위해 소금이 나는 헝가리의 소금광산을

하나만 달라고 아버지에게 부탁하자 아버지는 '마라무레'라는 광산을 결혼 지참 항목에 포함해 주었답니다.

 

폴란드로 떠나기 전날 그녀는 광산에 가서 그녀가 가지고 갈 결혼반지를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소금 구덩이에 던져버렸다네요.

그리고 다음날 공주는 헝가리를 떠나 신랑이 있는 이곳으로 오는 도중 바로 여기 비엘리치카에 이르자

행렬을 멈추고 우물 하나를 가리키며 이곳을 파보라 했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구덩이를 파자 어제 헝가리에서 소금광산의 구덩이에 던진 공주의 반지가 신통방통하게

도 암염 덩어리에 싸여 여기 우물에서 나오더란 말입니다.

(환장할 일이지만, 이제 공주는 신이 내려 작두 탈 일만 남았네요.)

무슨 반지가 스스로 공간 이동한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조금 더 깊이 파고 들어가자 지금처럼 소금이 콸콸콸~~~

우리나라라면 산신령이 반지를 들고 나타나 "이 반지가 네 반지냐?" 하며 물어보았을 겁니다.

 

그러니 당시 폴란드에 없던 소금을 가져와 부와 행운을 함께 전해온 공주이기에 당연히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킹가 공주는 소금광산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받는답니다.

킹가 공주 덕분에 왕실은 소금 채굴과 독점권을 갖게 되었으니 왕실의 재정에도 큰 기여를 한 공주입니다.

그러니 반지의 제왕만 있는 게 아니라 반지의 공주도 있네요.

그래서 위의 사진에서 보시듯 이곳 광산 안에 킹가 공주의 설화를 암염으로 조각해 남겨놓았습니다.

 

그녀의 이름을 딴 "축복받은 킹가 성당(Chapel of Saint Kinga)"은 나중에 보겠습니다.

길이 55m, 폭 18m, 그리고 높이가 12m의 아주 웅장하고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아마도 그 성당이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의 하이라이트일 겁니다.

 

이 갱도는 걷는 바닥이 소금입니다.

바닥뿐이겠어요?

사방이 모두 소금으로 된 동굴인걸요.

 

위의 사진처럼 투명한 크리스털 암염이라는 소금 덩어리가 많이 나온 모입니다.

깨끗한 상태의 크리스털 암염은 정말 수정처럼 맑습니다.

이 광산에서 채굴한 소금 중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특등품이었을 겁니다.

 

세상 어느 곳에서나 소금만 나오면 물어보지 않아도 옛날 바다였던 곳이 지각변동 때문에 의해 묻고 따지지도 않고

어느 날 불쑥 솟아올라 세월이 지나며 점차 단단하게 굳어져 지금의 암염 덩어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누가 본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佳人 생각에는 반대로도 생각합니다.

땅이 생성될 때 땅의 성분 중 소금도 있었을 것이고 그곳에 물이 고여 바다가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벽으로도 이렇게 소금이 흘러나와 마치 얼음처럼 굳어 버립니다.

이런 소금은 내륙지방에서는 그야말로 금처럼 귀한 것으로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기에

이 지역을 부자 되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라고 하겠죠.

 

어두컴컴한 구석에 동물이 숨어있습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용이랍니다.

폴란드의 용 꼬라지를 보세요.

너무 귀여워 용이라 하기에는 많이 아쉽습니다.

광부는 깊은 소금광산 안에 용이 살았다고 믿었기에 이렇게 용을 만들어 아주 어두컴컴한 구석에 숨겨놓았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깊은 곳에 숨겨놓았기에 관광객 대부분은 모르게 지나치실 겁니다.

 

어두운 곳에서 불이 반짝입니다.

자세히 보면 횃불 같은 불을 든 사람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사람은 정말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이죠.

여기는 지하이기에 메탄가스가 나온답니다.

 

그 메탄가스가 많아지면 큰 폭발이 일어나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기에 사전에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가스가 소량일 때 미리 불을 붙여 태워버리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구석 같은 곳에 직접 기어 올라가 모여있는 가스에 불을 붙여 태워버렸답니다.

 

실제 이 소금광산에는 몇 번의 화재가 일어났다는 기록이 있다는데 1644년의 대화재는 여러 달 동안 계속되었으며

많은 광부와 말이 죽은 대형참사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런 사람의 노고로 화재를 예방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소중한 일을 한 사람입니까?

당시 광산 안에는 조명시설이 지금처럼 전기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횃불을 이용했기에 화재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었을 겁니다.

 

이 방은 1740년 버팀목으로 세운 나무에 불이 붙으며 화재가 발생한 곳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천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시커멓게 그을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그때의 화재현장을 그대로 두었나 봅니다.

이렇게 횃불을 들고 먼저 들어가 천장에 고인 메탄가스에 불을 붙여 태워버리는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일을 한 사람입니다.

소금 광산이라고 해 소금 채굴만 하는 사람이 갑은 아닌가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소금광산 안에서는 입맛만 다셔도 간이 아주 잘 된 상태일 겁니다.

배추만 그냥 썰어 놓아도 저절로 숨이 죽을 겁니다.

안에는 염기 때문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 크게 도움이 되기도 하다고 하네요.

부근에 소금 온천이 있어 아픈 사람은 그곳에서 목욕하며 건강을 회복하기도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