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엘리치카(Wieliczka) 소금광산으로...

2014. 1. 6. 08:00동유럽 여행기/폴란드

어제까지 생지옥을 구경했습니다.

독일어로 아우슈비츠인 오시비엥침은 그야말로 인간이 만든 생지옥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오늘은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소금을 캤던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으로 갔던 이야기를 하렵니다.

그야말로 어제 이야기와 오늘 이야기는 지옥과 천당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흔히 이곳을 부르는 지명인 비엘리츠가의 외국어 바른 표기는 비엘리치카라고 합니다.

 

어제는 부르노라는 곳에 잠을 자고 아침 일찍 출발해 올로모우츠를 오전 중 구경하고 다시 버스로 달려

오후에 오시비엥침을 구경했습니다.

오시비엥침에서 오후에 출발해 크라쿠프를 지나 소금광산이 있는 비엘리치카로 바로 오니 늦은 오후네요.

 

오시비엥침에서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로 그리 먼 거리는 아니네요.

소금광산이 있는 비엘리치카는 크라쿠프라는 도시 남동쪽 13km 정도 떨어진 외곽에 있더군요.

그러니 시내에서도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고 크라쿠프에서 이곳까지 시내버스도 다니더군요.

 

비엘리치카라는 마을의 모습입니다.

무척 작은 마을이지요?

우리 숙소는 바로 소금광산 입구에 있습니다.

코앞에 숙소를 정한 이유는 아침에 첫 입장객으로 들어가기 위함이었습니다.

나중에 소금광산 안에 들어가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식사 전에 잠시 동네 산책을 하며 이곳 지리부터 익혀봅니다.

지리를 익힌다고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만은 그래도 동네 모습을 살펴보는 게 우리 여행 중

한 가지 일이 아니겠어요?

아주 가을이 절정에 이르렀나 봅니다.

여기는 우리나라보다는 1달 정도가 빨리 가을이 찾아오나 봅니다.

 

아직 저녁 식사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다니다 보니 얼마 전 세상을 타계한

요한 바오로 2세의 동상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마을 부근에서 태어났고 교황이 된 후에도 여기 소금광산을 찾아 미사도 올렸기에 여기에

교황을 위한 공원을 만들어 기리는가 봅니다.

우리만 마을 구경을 다녔기에 다른 일행은 이런 곳이 있었는지도 모를 겁니다.

 

공원 크기는 크지는 않는 쌈지공원이지만, 교황께서 이곳을 찾았을 때의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젊은 시절에는 소금광산 안에도 내려가 구경하셨을 겁니다.

왜?

여기는 교황의 동네나 마찬가지니까요.

혹시 학교 다니실 때 소풍을 이곳 소금광산으로 오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 바로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합니다.

 

마을 광장에는 소금 광산에서 일했던 광부 모습을 담은 조형물도 보입니다.

지금이야 폐광되어 더는 소금 생산을 하지 않지만,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소금이 이 마을을 먹여 살리는

화수분이 되었네요.

조상은 소금 캐고 팔아서 먹고살고 후손은 관광객이 찾아와 먹고살고...

이 마을은 소금 때문에 행복한 마을이 분명합니다.

 

만약, 소금광산이 없다면 우리 같은 사람이 이름도 생소하고 알지도 못하는 이곳까지 왜 찾아오겠어요.

동네 가게에 소금을 이용한 램프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가족은 저녁 먹을 시간까지 잠시 동네를 돌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다닙니다.

숙소에서 쉬면 뭐합니까?

작은 마을이라 길 잃어버릴 염려도 없는 걸요.

 

바람 한 번 휙 지나가니 낙엽이 휘날리고...

눈 한 번 깜빡이면 다른 세상을 연출합니다.

가을은 이렇게 새로운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아주 제대로 낙엽이 날리는 아담한 동네에서 말입니다.

우리 가족이 왔다고 무지하게 낙엽을 뿌려주더군요.

환영인사를 아주 거창하게 하네요.

 

낙엽으로만 환영했다고 판단하지 마세요.

비행기를 동원한 축하 에어쇼까지...

이래도 되는 겁니까?

 

소금으로 만든 등은 보기는 참 좋습니다.

그러나 예쁘다고 사 오면 우리나라의 여름철에는 습도가 높아 녹아버린다 하네요.

소금은 높은 습도에는 금방 망가지나 봅니다.

 

비엘리치카라는 마을은 작은 마을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더 작은 마을이 되었습니다.

더는 소금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한때 소금 채굴로 이곳은 체코의 가장 부유한 마을 중 으뜸이었을 겁니다. 

 

이제 소금 채굴이 중단되어 이곳에서 일했던 광부는 모두 백수가 되었다고요?

아니라 합니다.

물론, 나이가 많아 은퇴한 광부는 위의 사진처럼 이렇게 공원에 앉아 소일하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젊은 사람은 광산을 찾는 수십만의 관광객을 상대로 대부분 가이드 일도 하고 광산을 유지 보수하는 일에

종사하니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합니다.

 

날이 어두워집니다.

낮에도 유럽은 전조등을 밝히고 다니지만, 그 불빛이 제법 강해진다고 느낄 때는 밤이 성큼 다가왔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오늘은 숙소로 돌아가 저녁 식사를 하고 코~ 하고 자고 내일 소금광산 안으로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코하고 자고 싶지만...

이곳 시간으로 새벽 두 시만 되면 정신이 말똥거려 환장하겠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가 구경할 비엘리치카의 소금광산은 1992년까지 3천여 명의 광부가 소금 채굴을 위해 일을 하던

대단히 큰 규모의 소금광산이었다 합니다.

지금은 폐광되고 관광지로 개방되었기에 그때 일했던 광부 대부분은 관광업에 종사한다고 하네요.

이제 세월이 흘러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것이고 이곳에 관광객 가이드만 400여 명으로

대부분 광부 출신이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