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루(黃鶴樓)에 올라...

2014. 7. 23.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오늘은 우한 황학루를 구경하렵니다.

황학루(黃鶴樓)라고 하면 워낙 유명한 누각이기에 우한의 랜드마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 싶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누각일 겁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정원에는 1999년 새 천 년을 기념하기 위한 거대한 동종을 제작해 걸어놓았다 합니다.

그 종의 무게만 21t으로 종을 매단 누각은 활기찬 기운을 뜻하는 봄 춘(春) 자 모양으로 장식돼 있다고 합니다.

 

조금 가까이 당겨볼까요?

어때요?

봄 춘(春)자가 확실히 느껴지시나요?

이게 왜 봄 춘(春)자냐고 佳人에 따지지 마세요.

그러나 오늘은 가을이라 사진 속의 모습은 봄의 색깔이 아니라 추색이 완연하네요.

 

종만 보면 그냥 동종입니다.

새 천 년을 기념하려고 만든 종이지만, 천 년의 세월이 또 지나면 이 또한 위대한 유산이 될 겁니다.

무척 화려하게 만들었네요.

같은 동종이라도 우리와는 역시 모양이 달라 보입니다.

나라마다 중의 의미는 같겠지만, 그 모양은 전통적으로 조금씩 다르네요.

 

황학루는 밖에서 바라보면 5층으로 보이지만, 실제 안에 들어가 보면 9층으로 이루어졌답니다.

지금의 황학루는 청대 건축양식을 본뜬 것으로 청의 황제를 구오지존(九五至尊)이라고 불러

지금의 양식으로 지었다네요.
건물 하나를 짓더라도 이렇게 그 의미를 부여해 지었나 봅니다.

 

뒤편으로 바라보면, 멀리 우한 시내의 모습이 보이고 그 사이로 장강과 한수가 합류하여 동쪽으로 흘러간다고 합니다.

바로 이런 풍광 때문에 많은 묵객, 시인이 이곳을 찾아 인생을 노래하고 풍경을 예찬했나 봅니다.

비록, 佳人이 묵객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황학루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볼 수 있어 즐겁습니다.

만약, 佳人이 글 하나 남기고 왔다면?

죄송합니다.

글이 아니고 낙서라고 수정합니다.

 

승상보탑(勝像寶塔)입니다.

흔히 하얗게 칠했기에 백탑이라고도 하고 모습이 공명 등처럼 보인다고 해 공명등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원래 부처의 사리를 모신 탑으로 알려졌답니다.

 

1343년 원나라 시기에 만들었다고 하며 황학루 공원 안에서는 가장 완벽한 상태로 오래된 것이라 합니다.

높이가 10.6m이고 넓이가 6m로 주변에는 운신(雲神)과 수수(水獸) 등을 조각해 놓았고 원나라 시기에

만든 라마교의 진귀한 문물이라고 하네요.

 

의의 사진을 보니 엄청난 숫자의 학이 날아옵니다.

이 부조는 귀학도(歸鶴圖)라는 부조라 합니다.

역시 학과 연관있는 곳이라 여기에도 학이네요.

그 앞에 백룡지라는 연못이 있습니다.

길이 38.4m이고 높이는 4.8m나 되는 큰 부조상입니다.

 

이곳에 사용된 돌은 쓰촨성 양산이라는 곳의 이족 자치구에서 가져온 돌로 주홍색 화강암이라네요.

이는 화강암 중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화강암이라고 합니다.

수십 명의 석공이 2년 반 동안 공을 들여 만든 것으로 중국 내에서는 가장 큰 실외부조로 알려졌답니다.

전체 조각은 학서, 학희, 학무, 학상, 학명 등 5개 부분으로 나누어 만들었다네요.

 

이번에는 아지(鵝池)라는 곳입니다.

귀학도 앞에 백룡지가 있고 그곳에 정자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정자 안에 커다란 돌에 글을 하나 세우고 글을 새겨놓았네요.

 

무슨 글자로 보이세요?

거위라는 글자인 아(鵝)를 아(我)와 새 조(鳥)를 옆으로 써야 하는데 위아래로 써놓았습니다.

읽기 어렵게 일부로 어렵게 썼나요?

 

그러나 佳人은 이미 이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 글자는 얼마 전 징시라는 작은 마을의 거위 샘이라고 하는 아천(鵝泉)이라는 곳에 갔을 때

보았던 글자이기도 합니다.

사람들 말에 의하면 유명한 서예가 왕희지는 황학루 아래서 거위를 길렀다 합니다.

 

하루는 한 서생과 거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서생이 말하기를 거위는 짐승 중에 희기는 눈처럼 희고

깨끗하기는 옥처럼 깨끗하고 심지어는 먼지조차 없는 깔끔한 짐승이라고 하더랍니다.

왕희지는 그 말을 듣는 도중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붓을 들어 거위라는 한자인 아(鵝)라는 글자를 쓰게 되었다네요.

 

후세 사람은 이 글자를 무척 좋아하게 되었고 이곳에 비석을 세우고 못을 만들어 그때를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호수에는 태호석으로 장식해 멋을 부렸네요.
우한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랜드마크는 황학루(黃鶴樓)라고 해도 누가 태클 걸지 않을 겁니다.

 

황학루는 처음 형주(荊州)성을 빼앗은 동오의 손권이 유비의 촉(蜀)과 싸우기 위해 서산 서쪽 기슭에 쌓은

망루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 송 시대를 지나며 시인 묵객들의 풍류를 위한 누각으로 변해 점점 화려해지고 규모도 커졌다네요.

비록, 처음은 전쟁을 준비한 곳으로 시작했지만, 황학루의 위치는 장강을 굽어보는 곳에 있기에

풍광 하나는 인정해야 합니다.

 

우한은 장강과 한수라는 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교통이 편리하고 물산이 풍부해 무척 살기 좋은 지역으로 알려졌을 겁니다.

당연히 이 지역에 눈둑을 들이는 세력이 많아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지요.

삼국지라는 이야기 속에도 이곳은 늘 주 무대로 등장했잖아요.

조조도 껄떡거렸으며 그 아들 조비도 늘 이곳에 눈독을 들였지만...

 

우한의 랜드마크인 황학루는 그 높이가 55.47m로 중국에서는 제일 높은 누각이라 합니다.

전쟁을 대비해 지은 누각이지만, 지금은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지요.

삼국지의 주 무대라고는 하지만, 사실 삼국지와 관련한 흔적은 많지 않은 곳이기도 하지요.

전쟁은 주로 이곳을 비켜난 곳에서 많이 일어났을 겁니다.


지금의 황학루는 청나라 말 화재로 사라졌지만, 그때의 건축양식을 되살려 1984년 다시 지었다 합니다.  

당시는 목재 건물이라 전소하고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은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으로 지붕꼭대기를 장식하며

피뢰침 역할을 하던 고동정만 유일하게 남아 지금 남쪽 정원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황학루 안으로 들어가면 1층에 도자기로 만든 벽화가 보입니다.

그 높이가 10m에 이른다네요.

황학루 이름과 관련해 팔선 중 한 명인 여동빈의 전설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지금 황학루의 위치는 장강대교를 세우기 위해 원래 위치인 강변에서 뒤쪽으로 1km나 물러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게 강을 지키는 망루역할을 한 곳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었습니다.

그러나 원래 위치가 아니라고 하니 이해가 됩니다.

지붕과 각 층의 처마 위에는 노란색 유리기와를 얹었고, 72개의 커다란 원형 기둥이 받치고 있습니다.

그 기세가 웅장하고 마치 한 마리 학이 승천하는 형상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나쁜 말을 전하지 마라.

언쟁으로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도 말라.

듣지 않은 것을 들었다 하지도 마라.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말하지 마라.

그러나...

佳人은?

하지 말라는 일만 골라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