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루의 대성전

2013. 2. 11.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오늘은 춘추루 3종 세트 중에서 마지막 볼 곳인 대성전을 보려고 합니다.

중국에서 성인으로 추앙받는 사람이 두 사람이 있지요.

두 사람의 무덤 이름도 능(陵)이 아니라 림(林)을 쓴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누가 더 존경을 받느냐는 질문은 우문일 겁니다.

 

그러나 여기는 관우의 집에 공자가 세들어 산다고 봐야 하겠네요.

공자가 이 사실을 알면 무척 서운해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공자께서는 "허허~"하며 웃을 것 같네요.

왜?

관우처럼 타협도 모르고 오만한 분이 아니니까요.

 

아주 멋진 조벽이 보입니다.

조벽은 영벽이라고도 한다지요?

어찌 보면 비밀스럽게 감추고 싶어하는 중국인의 속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이

조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출입문을 들어서면 안채를 볼 수 없도록 저런 벽으로 막아 두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갑니다.

이런 조벽을 소장(萧墙)이라고도 한다는군요.

문병(門屛)으로 집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대문 밖이나 안에 설치하는

중국의 독특한 가리개라고 봐야 할 겁니다.

봉건사회에서는 양반과 평민을 구분하는 경계선이기도 하답니다.

역사도 오래되어 진나라 때부터 시작해 청나라 말까지 이런 건축물이 만들어졌답니다.

 

여기 춘추루 석조 조벽은 명나라 가정 연간에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 시기적으로도 상당히 오래된 조벽입니다.

이 조벽을 다른 말로 기린상서조벽이라고도 부른답니다.

기린이 해를 본다는 '기린망조'가 보이고 두 마리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쌍룡희주'도 보입니다.

폭이 9m, 두깨가 0.78m, 높이가 5.2m인데 사실, 조벽 중의 최고는 베이징 자금성 안에 있는

구룡벽과 다퉁에 있는 구룡벽을 꼽을 수 있지요.

 

처음에는 춘추루 산문 앞에 세워 관제묘의 위엄을 돋보이게 했으나 세월이 지나며 점차

파손되었다 하나 옛것을 수리해 오래된 것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보수해

지금 이곳에 두게 되었답니다.

새것으로 보이나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면 여러 군데 보수한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서는 제일 볼만한 유물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렵니다.

앞에는 공자를 모신 공묘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반원 모양의 반지(半池)입니다.

공자님의 겸양지심을 볼 수 있지요.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문이 하나 보입니다.

극문(戟門)이라는 문이네요.

극이라는 말은 원래 끝이 두세 가닥으로 갈라진 창을 의미한다 하네요.

 

그래서 그런가요?

문 안에는 위의 사진처럼 전쟁 때 사용하는 병기가 보입니다.

아마도 의전용으로 만들어 놓은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도 여기는 공자를 모신 곳인데 아무리 의전용이라 하더라도

무기를 전시해 놓은 일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대성전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양쪽 벽으로 회랑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오른쪽 옆으로 거대한 건물이 살짝 보입니다.

바로 공자 기죽이는 관우의 관성전입니다.

 

다시 한번 제대로 바라볼까요?

관성전의 크기에 공묘의 대성전은 쫄아버렸네요.

관성전이 얼마나 큰지 비교되지 않으세요?

공자를 이렇게 관우와 비교하다니....

마치 오만한 관우를 보는 느낌입니다.

 

대성전으로 오르는 계단의 가운데에는 석조를 만들어 한층 멋을 부렸습니다.

이것도 명나라 때 만든 것이라 합니다.

크기가 작아 사실 그렇습니다.

 

이 젊은이가 누굽니까?

바로 서서가 아닙니까?

자는 원직이라고 하며 유비에게 처음으로 군사의 중요성을 알려준 사내지요.

그때까지 유비는 머리 나쁜 장비와 오만한 관우만 세상의 최고라 생각하고 살았지만,

서서를 만난 후 천하를 얻으려면 변강쇠의 힘이 아니라 브레인이라는 것을 맛배기로 알게 되어

삼고초려를 하게 된 계기를 마련한 사람이 서서가 아니겠어요?

그 후 서서의 추천도 있고 해 공명을 얻기 위해 눈길도 마다치 않고 찾아간 계기가 되었지요.

 

그렇잖아요.

단역 배우로 출연했는데 큰 공을 세웠으니 주인공 같은 공명은 어떻겠어요?

그래서 유비는 환장해 세 번이나 찾아갔을 겁니다.

 

관우의 집 관택에 한쪽 구석에 세들어 지내는 공자님입니다.

만세사표이신 공자님을 이렇게 셋방에 모시다니...

월세나 제때 내시려나 모르겠습니다.

찾아오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으니...

 

공자님과 그를 따르던 제자들일 듯합니다.

주눅이 들어 지내는 공자를 위해 그 주변으로 제자를 두었습니다.

오늘도 제자가 모두 모여 합창합니다.

"공자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주유열국도...

공자님이 천하를 주유하셨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 게 아닐까요?

상갓집 개라는 비아냥을 들으시며 벼슬자리라고 얻어볼까 하며 여러 나라를

기웃거리지나 않으셨나 모르겠습니다.

결국, 후학을 가르치는 일이 하늘의 길이라는 것을 안 것은 나이가 제법 들어서였는데 천하의

공자도 그 이치를 깨닫는데 오랜 세월이 걸렸다는데 하물며 佳人이야 오죽 하겠어요. 그쵸?

주유 열국이란 결국 여러 나라를 다니며 어떻게 벼슬 자리라도 얻어볼까 했던 일에 그치고...

 

쉬창이 배출한 꿈동이 들입니다.

한때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며 요란스럽게 산 인물들일 겁니다.

 

양쪽으로 동무랑(東庑廊)과 서무랑을 만들어 이 지방인 쉬창과 관련이 많은 인물의

초상화와 간단한 이력을 적어놓았습니다.

 

그냥 바닥에 자빠진 돌도 예사 돌이 아닙니다.

얼핏 보니 대명(大明)이라는 글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역사가 아주 오래된 유적이 아니겠어요?

만약 우리나라에 이런 돌이 있다면 이렇게 바닥에 뒹굴며 자빠진 체 놀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이런 게 워낙 흔한 중국이기에 대접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빠져 놀고 있네요.

 

천하의 장자방입니다.

유방의 책사로 진중에 앉아 천 리를 본다고 했나요?

요즈음 佳人은 천 리가 아니라 만 리도 보고 있습니다.

그것도 방안에 앉아서 인터넷을 통하여...

 

옴마야~

이번에는 여불위가 아닙니까?

이미 우리는 여불위라는 사람을 한단에서 잠시 구경했습니다.

여불위에 대해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시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

여불위 열전 1 - 여불위(呂不韋)와 자초(子楚) 이인의 만남 (daum.net)

 

여불위 열전 1 - 여불위(呂不韋)와 자초(子楚) 이인의 만남

"장사란 이문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상도]라는 책에서 만상 도방 홍득주가 임상옥에게 한 말입니다. 쉬운 장사 이야기를 무척 심오하게 풀이했네요. 그 심오한 말을 오늘

blog.daum.net

이제 조조의 홈 그라운드인 조승상부로 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무리 여기가 관우의 나와바리인 관택이라고 해도 공자님을 이렇게 대우해도 좋습니까?

이렇게 대우해 행복하십니까?

 

공자님은 이래도 된답니다.

왜?

어느 촌부가 떠돌아다니는 공자를 보고 상가지구(喪家之狗)라고 상갓집 개라고 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으니까요.

원래 집을 떠나 오래되면 그런 모습으로 변하지 않나요?

지금 우리의 모습이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