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창의 관성전(關聖殿)

2013. 2. 8.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이제 관성전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관성전을 받들고 있는 용 기둥은 다시 보아도 멋지군요.

관성전의 용도는 원래 침전이었다 합니다.

그러니 여기서 자고 바로 앞에 있는 춘추루에서 글을 읽고...

 

아니군요?

밤에 조조의 음심을 막기 위해 매일 밤잠을 자지 않고 춘추루에서 춘추만 읽었다 하니

침전은 별로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관우는 잠을 언제 잤을까요?

얼굴이 대추처럼 붉다고 소문났는데 그럼 눈알까지 벌게져 살았을 것 아니겠어요?

 

관성전 건물을 받들고 있는 용 기둥이 모두 네 개라 합니다.

확실히 공묘의 용 기둥에 비해 많이 떨어지네요.

네 개의 기둥 무게가 모두 10톤이나 된답니다.

 

그중에 이곳은 용의 발을 만지면 아이를 많이 낳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사람마다 여기에 오면

한 번씩 만져보고 간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까맣게 변해버렸다 합니다.

혹시 용이 무좀이라도 걸렸다면 조심해야겠어요.

목욕도 자주 하지 않은 용을 어디 믿을 수 있겠어요?

 

안으로 들어가니 관우의 조상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네요.

전각의 높이가 33.1m라고 하고 앉아있는 관우의 조상이 15m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우상 기록은 대만에 있는 51m짜리가 있다고 합니다.

 

이 넓은 홀에 관우 혼자만 있다면 심심하겠죠?

오른쪽 옆으로는 관우의 친아들이라는 관평의 조상이 보입니다.

오른손에 보자기에 싼 도장을 들고 말입니다.

언제나 부친인 관우를 따라 전투에 참전해 용맹하게 싸운 장수입니다.

마지막 형주전투에서 성이 함락되며 아버지 관우와 함께 죽었다고 하지요.

 

왼쪽에는 주창이 서 있네요.

주창은 원래 황건적이었던 장보의 수하장수였답니다.

그러나 나중에 "차카게 살자!"라는 마음에 관우에 투항하며 관우의 수족과도 같은 위치에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관우의 죽음을 알고 그도 관우를 따라 맥성에서 자결한 삼국지연의에서만 출연하는 가공의 인물이죠.

그러나 늘 관우가 나타나면 관우의 아들 관평과 함께 양쪽에 서 있는 역할을 하지요.

 

요화입니다.

요화도 늘 관우 곁에서 주부(主簿)일을 했던 사람이라는군요.

관우가 죽자 요화는 거짓투항을 했다가 나중에 유비에게 도망하다가 오나라 정벌에 나선 유비를 만나

다시 참전했으며 나중에 유선까지 모신 촉의 충신으로 알려졌지요.

나중에 검문관에서 강유와 함께 위나라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음평이라는 험지를 우회하여 익주로 들이닥친

위나라에 익주가 함락당하자 강유와 함께 종회에 항복하고 말았다는군요.

결국, 뤄양으로 압송되어 가는 도중 병사하고 말았답니다.

 

왼쪽 끝에는 왕보네요.

아래서 사진을 찍다보니 배 아래 장식품이 마치 사내의 중요부분을 보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촉나라의 종군사마로 미방과 부사인, 반중의 변심을 예견하고 관우에게 반준 대신 조무에게 양곡 공급을

맡기라 건의했지만, 오만하고 잘난 척만 하는 독선적인 관우는 그의 건의를 뭉개버렸지요.

후에 관우는 이 일을 무척 후회했다 합니다.

비 그친 후 우산 쓰면 뭐합니까?

 

나중에 관우에게 맥성의 북문으로 가지 말 것을 권했으나 또 오만한 관우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전쟁에 패하고 말았지요.

나중에 관우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왕보도 성벽에서 투신자살했다는 사람입니다.

죽긴 왜 죽습니까?

건의해도 듣지도 않은 사람을 따라서...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관우의 모습이 전혀 균형도 맞지 않고 이상하게 만들었습니다.

크게만 하면 모두 해결됩니까?

아름다워야지요.

수염은 관우의 트레이드 마크나 마찬가지잖아요.

오죽하면 미수염이라는 호칭이 따라다닙니까.

그런데 여기에 만든 수염을 보니 버드나무 가지 늘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균형미입니다.

사람을 표현하려면 적어도 몸 전체의 밸런스는 맞아야 하지 않나요?

관우가 무슨 대두(大頭)장군입니까?

머리통만 크게 만들면 관우가 저절로 존경받습니까?

그리고 배는 임산부 보다도 더 불룩하게 만들어 출산이 임박한 사람처럼 만들었습니다.

저런 몸으로 어떻게 말을 타고 청룡언월도를 휘두른답니까?

적토마 죽일 일 있습니까?

적토마의 눈이 슬픈 이유는 바로 이것으로 인원 초과라고 내리라고 하지 싶습니다.

 

미국에 큰 바위 얼굴이 있다고 한번 겨뤄보고 싶어 이렇게 만든 겁니까? 

이 조각을 한 사람은 틀림없이 관우를 모함하려는 안티 세력일 겁니다.

그렇지 않고 관우를 이렇게 우습게 만들 수 없잖아요.

 

관우가 환생해 이 모습을 보았다면 우선 거울로 달려가 관을 벗고 머리부터 확인했을 겁니다.

"네 머리통이 정말 저렇게 큰가?" 하며 말입니다.

오늘은 슬픈 관우를 보았습니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속으로 울고 있는 관우를 보았어요.

슬픈 관우를 보니 佳人도 슬퍼집니다.

 

관성전 안에 있는 그림 한 장 봅니다.

아마도 원소군과 대치 중 원소의 장수 안량과 문추를 청룡언월도로 한 방에 댕강 베어버림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기에 조조가 황제에게 이야기해 편장군이라는 벼슬을 내린 자리로 생각됩니다.

제일 뒤에 황제가 있고 그 앞에 수염이 긴 사내가 관우로 생각됩니다.

관우 오른쪽 옆에 선 사내는 조조가 분명하고요.

 

관우 쪽으로 선 장수차림이 조조의 장수이고 조조 쪽에는 문신이 서 있습니다.

그런데 조조 휘하의 문신과 무신의 표정이 떨떠름한 표정입니다.

왜?

조조가 관우만 싸고도니까요.

그 앞에는 천하장사가 등극하면 바로 "에헤라 디여~"하며 나오는 노래와 춤으로 편장군 관우의 노고를

치하하는 연회장소로 생각되네요.

 

관성전 3층에 올라 밖을 내다봅니다.

해는 났어도 역시 중국의 날씨는 이렇게 운무가 가득합니다.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춘추루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중국 중원의 날씨는 맑은 날이 드뭅니다.

이렇게 한치 앞을 보기 힘든 세상에 살며 왜 먼곳의 땅을 욕심부리나 모르겠습니다.

운무가 심한 길을 차를 타고 달릴 때는 이렇게 답답한 곳에 어떻게 살아가나 걱정이 들더군요.

  아~ 그런 것 신경쓰지 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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