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의 아침과 앗타이라는 민트 티

2024. 2. 7. 04:00모로코 여행기

 

카사블랑카에서 첫날을 보내고 루프탑에 올라 동틀 무렵의 아침 풍경을 구경합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모로코 여행이 시작됩니다.

루프탑에 오른 이유는 우리가 묵었던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이곳에서 준비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숙소인 리아드 루프탑에 올라 주변을 돌아봅니다.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니 카사블랑카라는 이름대로 역시 대체로 하얀 집만 보입니다.

그런데 메디나 입구인 아래를 내려다보니 조금은 지저분해 보이기도 합니다.

 

 

루프탑에는 마치 대상들이 머물렀던 곳처럼 꾸며놓아

역시 모로코 원주민인 베르베르인이 유목민 생활을 했던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들은 원주민이 아랍인이 아니고 베르베르인들이었다지요?

 

 

그러나 인구가 많은 아랍인들이 점차 아라비아 반도에서 살기 좋은 대서양 방향으로

대규모로 이주하며 원주민인 베르베르인들은 이들에게 동화되어

지금은 모로코 인구의 약 30% 정도라고 하며 주로 사막 부근에 많이 모여 살아가고 있다네요.

 

 

오늘의 아침식사입니다.

빵과 달걀 그리고 주스(직접 짠), 커피와 그들이 즐겨마시는 민트 티로 준비했네요.

모로코인들에게 민트 티란 어떤 의미일까요?

 

 

지금 이 시각이면 한국시간으로 8시간의 시차라 오후 4시이기에 한국인은 허기가 집니다.

그래서 빵을 더 부탁해 조금 더 먹었습니다.

우리 옆에서 식사하던 유럽 커플은 우리의 식사양을 보고 놀랐을 듯합니다.

 

 

그렇기에 한국인은 유럽 여행을 오면 여행 초반부에는 아침에는 식사양이 엄청납니다.

저녁은 한국시각으로는 새벽 3~4시 정도 되니 사실 식사를 못하지만요.

그러나 아침 식사가 유럽 시각에 익숙해진다면 적어도 1주일 정도는 지나야 되지 싶습니다.

 

 

이제 이들도 아침에는 전통 요리라는 타진 요리를 먹지는 않나 봅니다.

간단한 빵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합니다.

물론 숙소에서는 당연히 간단한 유럽식 아침식사로 빵이 나오겠지만요.

 

 

타진 요리라는 게 워낙 오랜 시간 옹기그릇에 물 없이 조리해야 하니까

바쁜 아침식사로는 절대로 적당하지는 않지 싶습니다.

 

 

모로코인들에게 앗타이라고 부르는 민트 티란 어떤 의미일까요?

튀르키예인들이 아침 시작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해 저녁 잠자리 들 때까지 하루에도

수십 잔의 차이라고 부르는 홍차를 마신다지요.

 

 

그러니 모로코에서는 차란 단지 음료의 의미를 넘어 사교의 자리이고

타인을 환영하다는 그런 의미라고 합니다.

 

 

튀르키예인들의 차 소비량은 연평균 3.5kg으로 세계 제일이라고 하고

모로코는 1.8kg으로 세계 5위라고 하지요.

좌우지간, 차를 많이 마시는 나라의 순위에는 올라있는 나라가 모로코네요.

 

 

재미있는 것은 모로코인들은 차를 줄 때 첫 잔은 주인이 직접 따라 주지만,

그런 다음에는 아예 주전자채로 준다는 것이고 그리고 주전자를 높이 들어

높은 곳에서 아래 있는 찻잔에 따라 줍니다.

 

 

그러면 당연히 차는 거품이 생기는데 거품이 생겨야 상대를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들이 살아가는 문화 중 하나가 바로 타인에게 차를 대접하는 일이기도 하다네요.

컵은 유리컵이면 모양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컵이라도 모양이 예쁜 컵이 더 좋기는 하겠지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의 의미를 모로칸들은 알까요?

그러니 앗타이라는 민트 티의 생명은 바로 거품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꼭 세 잔의 차를 마실 것을 권한다는데 첫 잔은 "인생처럼 쓰다."라는 의미고

두 번째는 "사람처럼 달콤하다."라는 의미이며 세 번째 잔은 "평화"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모로코인들은 단순한 차를 마시는 일에도 각각의 의미를 부과했네요.

 

 

위의 사진은 모로코인들이 즐겨마신다는 앗타이를 만드는 민트 잎입니다.

이들은 민트를 별도로 가공하지 않는지 그냥 생잎에 뜨거운 물에 부어주는 듯하더라고요.

민트차라고 하여 민트잎만 우려낸 것이 아니라 녹차에 민트를 넣어주는 방법으로

민트녹차라고 불러야 할까요?

 

 

원래 차란 수질 등 식수에 석회석 성분이 많아 사정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 즐겨마셨다지요.

차를 가장 즐기는 민족은 중국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들은 외출 중에도 늘 보온 물병을 지니고 다니며 차를 마시는데

뜨거운 물은 어디서나 쉽게 무료로 얻을 수 있더라고요.

 

 

굳이 식당이 아니더라도 작은 가게 앞에도 물을 끓이는 기계를 설치해 두고

지나는 행인 누구나 그냥 담아가도록 했으며 공항이나 기차역은 물론 심지어 위의 사진에

보듯이 기차 안에서도 뜨거운 물을 부담 없이 보온병에 담아 갈 수 있게 합니다.

덕분에 여행하는 사람은 아무 곳에서나 컵라면을 먹을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더라고요.

 

 

중국인들은 찬 음료는 건강을 해친다는 믿음이 있다고 하네요.

이런 영향으로 중국 주변 국가를 여행하다 보면 이런 뜨거운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중국과 유사한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20년 전에 베트남 하노이 여행을 갔을 때 밤에 우리나라 자리끼처럼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방에다 넣어주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베트남도 사실은 석회성분이 많아 수질이 좋은 나라는 아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수질이 좋아 그냥 우물에 물을 길어 그냥 마시던 민족이지요.

세상에 많은 나라가 있지만, 음수 사정이 우리나라만 한 좋은 나라도 별로 없지 싶습니다.

옛날에는 길을 가던 나그네가 우물가에 들러 아낙에게 두레박에 길은 물이라도 청하면

성급히 마시지 말라고 의미로 버들잎 한 닢 띄어 건네주기도 했다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런 인연으로 고려 태조 왕건이 우물가에서 오다린의 딸을 처음 만나게 되었고

그런 인연으로 결국, 두 사람은 결혼까지 했다지요.

왕건과 결혼한 두 번째 부인이 오다린의 딸로 나중에 장화 왕후가 되었지요?

왕건은 29명이나 되는 부인을 두었기에 장화 왕후는 One of Them인가요?

그 우물이 나주 시청 앞에 있는 완사천이라고 아직까지도 남아있다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