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도 리필하며 살아야 합니다.

2010. 6. 9. 09:05동남아시아 여행기/하노이 방콕 배낭여행

 

손이 왜 두 개일까요?

하나는 나를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을 위함이면 좋겠습니다.

그 다른 손이 나와 함께 동행하는 사람을 위한 손이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 손이 옆에 함께 걷는 사람이든 여행기를 같이 읽어 가는 사람이든 서로 밀어주고

끌어가며 함께 손을 잡고 갈 수 있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사랑하는 마음을 예쁜 통에만 꼭꼭 담아만 두지 마세요.

담아놓은 통이 아무리 예뻐도 그 안에 보관한 것을 감추는 역할만 합니다.

 

 

주위에 있는 분에게 나누어 주세요.

우선 바로 나와 함께하는 동행자에게 먼저 나누어 주세요.

사랑이란 표현하지 않으면 편지를 써서 그냥 서랍 속에만 넣어두고

보내지 않은 것과 같답니다.

 

아무리 좋은 악기라도 연주하지 않으면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비록 서툰 솜씨지만 연주할 때 비로소 악기의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나의 두 손이 나만을 위한 손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프랑스 속담에 나이 든 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석에 비유한다고 합니다.

나의 한 손이 남을 위한 손이기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한국인은 더군다나 나이가 들면 동행하는 옆지기의 손을 잡는다는 일을

무척 쑥스러워하지요.

정말 잘못된 일입니다.

손을 잡으세요.

부부가 왜 떨어져서 걷습니까?

 

 

우리 부모님 세대는 어깨를 같이하지도 않았고 남자보다 여자는

늘 뒤에 10m 후방에서 걸어갔습니다.

손을 잡아야 상대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고 무언의 대화도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지친 동행자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잖아요.

그리고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말은 거짓으로 할 수 있지만 느낌은 거짓이 없습니다.

 

 

가끔 다른 사람의 손을 잡는 경우가 있지요.

그럴 경우... 그것을 잘못된 만남이라고 하던가요?

주먹을 꽉 쥔 손으로도 상대의 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설령 그가 먼저 마음을 열고 내게 내밀어도 꽉 쥐 내 손으로는 그를 잡아줄 수 없습니다. 

 

 

나는 세상을 모두 바꿀 정도로 사랑한다 하면서도 때로는 잊기도 하고 살았습니다.

나는 늘 가까이 함께 살아간다 하면서도 때로는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함께 이렇게 한 달 가까이 동행하면 둘만의 많은 대화를 하게 되고

정을 다시 느끼기도 합니다.

이리하시면 부부간의 情도 리필이 됩니다.

일단 믿어 보시라니깐요~~

 

 

사랑도 세월이 지나면 처음 생각과 많이 다릅니다.

"사랑이 어찌 변할 수 있니?"라고 하지만 그것은 한창 사랑할 때 이야기입니다.

네... 살아보니 수시로 변하더이다.

밤낮으로 변하고 아침저녁으로 변하더이다.

그러기에 퇴색되지 않는 사랑을 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끔은 리필을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도 이다음에 나이가 들면 세상의 모든 복잡한 일을 접어 두시고

둘이서만 손을 잡고 여행을 떠나보세요.

부부는 아직 세상이 살 만한 곳이며 서로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실 겁니다.

 

세상의 근원은 가정입니다.

그 가정의 주춧돌은 부부입니다.

부부가 서로간에 불편해지면 세상이 불편한 관계가 됩니다.

누구의 엄마 아빠가 아닌 한동안 잊고 지냈던 원래 각자의 자기 이름으로 여행을 해 보세요.

 

 

비록 나이가 들었어도 인생의 또 다른 맛입니다. 

夫婦之愛의 리필... 비싼 비용을 내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방콕 시내에의 수도 계량기 옆에 달린 수도꼭지처럼

자물쇠로 채워야 할 정도로 비싸지 않습니다.

 

 

어찌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만 아름답다고 하십니까?

서산을 넘어가는 석양도 눈이 부시게 아름답듯이 인생의 황혼도 아름다워야 합니다.

새봄에 움트는 새싹도 아름답지만 가을날 나뭇가지에 파르르 매달린

단풍에 물든 볼품없는 낙엽도 또한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자기가 만들어야 합니다.

자식이 알아서 만들어 주면 눈물 나도록 고맙지요. 

 

 

"색쇠이애이(色衰而愛弛)..."

좋은 말입니다.

"아름다운 용모로 총애를 받는 사람은 용모가 쇠잔해지면 총애도 시든다.'라는 말이랍니다.

 

이 말은 여불위가 진시황의 아비인 자초를 화양 부인에게 양자로 삼아

보험 들라고 부추기며 한 말이지요.

아름다움이 사라지면 권력도 멀어진다는 데.....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처음처럼 그런 마음으로 사랑하기 어렵습니다.

몸도 마음도 예전만 하지 못합니다.

이제부터는 사랑과는 다른 끈끈한 무엇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은 그것을 비록 情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사랑이라고 느낍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은 리필 외에는 없습니다.

평생 원수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정이라고 쓰고 사랑이라고 읽으며 살아갈 것인가는 

우리 자신이 결정해야 할 몫입니다.

 

 

그러나 간혹 리필의 길로 나섰다가 서로의 아픈 약점만 물고 늘어져

더 큰 앙금으로 남아 돌아오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사랑은 권리가 아니고 서로의 의무이고 희생입니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껍질의 깨지는 아픔 없이 어찌 새싹이 씨앗에서 나올 수 있겠습니까? 

상대의 모자라는 점은 나의 사랑으로 감싸준다면 되지 않겠습니까?

 

 

부부간에 받기만 하겠다는 마음은 산속 깊은 계곡에 버리고 오세요.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깊은 계곡 속으로 사정없이 던져버리세요.

서로에게 주기만 하면 결국 그게 모두 받는 게 되잖아요.  

 

 

이제 거의 한 달간 여행 일정은 끝이 납니다.

오후에 여행자 거리를 걷고 대부분의 사람이 한다는 태국 마사지도 받아보고...

 

 

그런데 여러분~

제발 마사지받으시고 팁을 너무 많이 주지 마세요.

한국인 업소의 소개를 받고 찾아간 집의 마사지 비용이 할인된 금액이 144밧인데

10불짜리 달러를 팁으로 주시면 우리처럼 가난한 백수 배낭여행자는

옆에서 돈을 내며 심히 부끄럽습니다.

더군다나 팁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 세대는 많은 갈등을 겪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부부간 사랑은 다이아몬드처럼 화려한 광채보다 촛불같이 은은하게 빛나야 합니다. 

촛불은 자신의 몸을 태워 어둠을 밝히지만,

다이아몬드는 남의 빛을 받아야 광채를 냅니다.

부부는 서로 자신의 몸을 태워 어두운 세상을 밝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