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디딤돌

2010. 6. 10. 17:52동남아시아 여행기/하노이 방콕 배낭여행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 다시 이곳의 모습을 마음에 담아 둡니다.

언제 다시 이곳을 오게 될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눈으로 본 것은 보이지 않으면 쉽게 잊히지만, 마음으로 본 것은 마음이 변하지 않는 한 영원합니다.

 

우리 부부의 이번 여행도 이제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언어와 체력과 비용 등 모든 게 우리 부부에게는 걸림돌이었지만 여행에 대한 갈망은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혹시 나이 때문에....

언어 때문에....

라고 망설이시는 5-60대분들....

떠나세요.

그리고 즐기세요.

 

우리 앞에 있는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 밟고 올라서느냐 아니면 주저앉느냐는

순전히 내 마음속에 달렸습니다.

내 마음이 부정적이면 디딤돌도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 나를 힘들게 합니다.

여행의 걸림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중국, 베트남 그리고 태국을 1달 정도 여행을 했습니다.

언어.... 나이 든 사람이 배낭여행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걱정되는 게 언어문제입니다.

그러나 크게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저들이 한국어를 모르고 우리도 그들 언어를 모르니 샘샘입니다.

그냥 눈으로 대화하다 보면 서로 통하더이다. 

 

우리에게는 위험하고 힘든 천 길 낭떠러지 절벽 위의 만들어 놓은 차마고도라는 산길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는 그저 평범한 삶의 길입니다.

그냥 뒷짐이나 지고 양이나 몰고 가는 그런 일상적인 삶의 냄새가 깊숙이 배어 있는 길입니다.

세상 어디나 모습은 달라도 살아가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상은 무척 다양한 색깔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즐겨야 합니다.

그런 세상을 알지도 못하고 산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우리 세대는 국민소득 60불에서 20.000불까지도 겪은 세대입니다.

찢어지게 가난하였고 여행자유화도 없던 시대에 살며 외국여행이란 책 속에서나마 본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이른 아침 많은 사람이 마라톤을 합니다.

아마도 국왕 생일 기념 마라톤인가 봅니다.

 

중간에 식수대도 있고 근육을 풀어주는 약도 발라 줍니다.

 

새벽에 달리기 하니 시원한 날씨에 달릴 만하겠습니다.

그냥 손뼉을 치며 걸어가는데 진행하는 사람이 우리 부부에게 물 한 잔을 권합니다.

우리 부부도 길을 걷다가 물 한 잔 얻어먹습니다.

 

그 사람이 건넨 것은 한 잔의 물이었지만, 우리 부부는 情을 건네받았습니다.

보세요. 서로 말 한마디 섞지 않아도 서로 정을 주고받을 수 있잖아요.

 

거리를 걸어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갑니다.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 처음 왔을 때처럼 역순으로 갑니다.

 

그냥 공항행 556번 시내버스를 탔으면 피곤해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졸아도 좋습니다.

버스 요금 외에 따로 숙박료도 받지 않습니다.

그러면 공항에 도착하면 안내양이 알아서 밀어냅니다.

 

우리는 베트남 항공편을 이용하여 오후 2시 방콕 水完羅品 공항을 출발 호찌민 경유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우리 부부는 오후 3시 30분 호치민 공항에 도착하여 그냥 공항 안에서 쉬기로 합니다.

밤 11시 50분에 호찌민을 출발하니 거의 8시간을 공항에서 버텨야 합니다.

우리는 음악도 듣고 이야기도 나누며 울지 않고 공항 안에서도 잘 놉니다.

 

그동안 너무 오랜 기간(?)이라 다시 호치민 시내로 들어갔다가 오는 것도 번거롭기도 하여...

거지가 따로 없습니다.

등산화를 신고 중국, 베트남, 태국을 돌아다녔습니다.

 

환승객에게는 식사가 무료로 제공되지요.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환승객 확인하는 카운터에서 식권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비행기 탑승권에 볼펜으로 3층 Lotus 식당이라고 적어 줍니다.

 

오늘 베트남 항공에서 백수 여행자에게 세 끼를 모두 책임진다고 했습니다.

그 식당에 가서 탑승권을 보여주면 이런 메뉴가 적힌 쪽지를 줍니다.

한국인인 우리도 알아보기 어려운 한국말로 적혀 있습니다.

한글도 객지에 나오면 이렇게 고생합니다.

그래도 밥을 먹는 데는 상관없습니다. 게다가 물이나 음료도 하나씩 무료로 줍니다.

 

면보다는 밥이 좋을 듯합니다.

그래서 세 번째 있는 찐 라이스 장관은 승(?)으로 주문을 했었지요.

치킨이 있잖아요.

이게 무슨 음식인지 알 필요도 없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됩니다.

 

뒤집어 놓은 밥에 닭다리 하나가 나옵니다. 야채 몇 조각은 장식용으로 따라 나오고요.

밥을 뒤집어 놓는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혼날 일이지만 어쩝니까?

베트남 쌀은 안남미라고 불면 날아갈 정도죠.

그러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생각해.....

 

이미 태국에서 호찌민으로 올 때, 한 끼를 비행기 속에서 먹었습니다.

호치민 공항에서 대기할 때, 위의 사진처럼 밥을 먹었지요.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멋진 구름 위의 식사...

 

아~ 밤이라 구름이 있는지 없는지 밖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군요?

그러면 天上에서의 야식이라고 하지요.

오늘 베트남 항공이 완벽하게 백수 여행자에게 세 끼를 줍니다.

깜 언~ 베트남 에어라인...

 

그리고 귀국하면 대한항공과 같은 친구라고 마일리지까지 얹어 줍니다.

이때는 인쇄된 일정표는 안 되고 탑승할 때 찢어주는 좌석번호가 있는 표를 지참해야 합니다.

화물표도 된다고 했습니다.

만약 버렸다면 베트남 항공 한국지사로 연락하여 탑승 확인을 받아(전화로 간단합니다.) 대한항공에 제출하면

마일리지 다 적립해 줍니다.

이렇게 몇 군데 Add on까지 하면 제주도 편도는 되는 모양입니다.  

 

호찌민 공항 중간에 있는 1층 아래로 내려가면 밤에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뜰 때까지 승객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구석자리에 누워 시간을 보내면 됩니다.

그곳에서도 별도의 숙박료를 받지 않더이다.

사람도 없어 방해하는 사람 또한 없더이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을 살다 보니 우리 앞에는 늘 장애물이 있습니다. 

그 장애물이 걸림돌이라고 생각하고 주저앉으면 그곳까지가 우리의 한계입니다.

걸림돌을 내가 다시 일어나는 디딤돌로 생각하고 일어서 넘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걸림돌과 디딤돌...

바로 내 마음이 결정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