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백마 탄 초인 칼키가 오는가?

2010. 6. 7. 09:01동남아시아 여행기/하노이 방콕 배낭여행

이 건물의 지붕은 다른 건물과는 완연히 다릅니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집처럼 예쁜 도자기를 구워 올려놓은 듯합니다.

 

극락이 어디에 있습니까?

삶이란 우리 앞에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고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극락은 바로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게 아닐까요?

그 이유는 "내가 사는 세상이 극락이다."라고 생각하면 극락이고

"지옥이다." 생각하면 지옥이 아닐까요?

 

대체로 동남아시아의 지붕은 무척 경사가 심한 편입니다.

비가 자주 내리는 지역이라 아마도 그렇게 만든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북유럽을 가면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도 지붕은 언제가 가파르게 만들었지요.

 

한껏 멋을 부렸군요?

아무것도 없는 흰 벽에 있는 출입문은 아름다운 조각과 금박으로 화려하게 만들고

지붕 아래 처마에는 예쁜 장식으로 꾸몄습니다.

  

사원 내부는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습니다.

정원을 만들고 그 안에 여러 가지 조형물도 만들어 꾸몄습니다.

우리나라의 절은 자연을 그대로 살려 자연 속에 하나가 되어 그 속에 녹아드는 데

이곳은 우리와는 다르게 그냥 인공적인 꾸밈으로만 만들어 놓은 듯합니다.

 

사원 내부로 드나드는 문도 황금 문으로 꾸며놓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소박한 문과는 정말 다릅니다.

부처는 어디나 같은 부처이나 그를 믿고 따르는 사람은 다릅니다.

이곳은 이렇게 꾸며야 제대로 공양하는가 봅니다.

 

믿음이란 말없는 부처에게 있는 게 아니고 바로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게지요.

아닌가요?

이곳은 재력있는 스폰서가 붙었나요?

그것도 여러명....

부처님께서 황금을 좋아하시나요?

 

그건 아니지요.

부처님이 황금으로 공양하라고 하시지는 않았을 겁니다.

우매한 중생이 부처를 핑계 삼아 자기 과신을 위해 겉치레나 하는 일이 아닐까요?

믿음과 해탈은 황금 양에 의하여 결정되는 게 아니고

정성과 노력에 따라 결정되지 않겠어요?

 

단청을 하고 예쁘게 색칠한 곳에 새가 드나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망을 덮어 놓았습니다.

가운데 있는 조형물이 바로 가루다가 아닙니까?

용을 주식으로 한다는 비쉬누 신의 전용 자가용이라는 가루다가

어찌 이렇게 타락을 하였답니까?

그 용맹스러운 하늘의 지배자인 가루다도 이곳에서는 새도 무서워 망 속에 숨어 지냅니다.

 

오메오메 가루다여 용맹함은 어디 가고

참새마저 무서워서 그물 속에 지내는고

그래도 옛날에는 세상을 구하고자 신들의 전쟁에서 아수라에 맞서

용맹스럽게 앞장서 싸운 가루다입니다. 

 

가루다...

얼마나 잘생기고 늠름합니까?

부모가 보았더라면 가문의 영광이고 자랑스러운 놈이라고 했을 겁니다.

가랑이 사이로 머리가 다섯 개나 되는 나가를 깔고 앉아 있다 보니 조금 힘이 듭니다만은

그래도 나가 머리가 아홉 개가 되지 않아 견딜만합니다. 

나가가 힘이 들어 혀를 날름거리며 헥헥거립니다.

그래서 요즈음 뱀을 보면 늘 혀를 날름거리는지도 모릅니다.

 

지붕 첨탑에 마치 전등이라도 켜 놓은 것 같습니다.

반짝이는 불이 우리를 극락으로 인도하는 희망의 불빛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금색으로 치장한 낭창한 지붕이 햇빛을 정면으로 받아 환하게 비춥니다.

 

출입문을 자세히 보면 우리가 아유타야에서 본 사원의 탑을 흉내 내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탑으로 들어가는 문의 형상입니다.

여기는 동서남북 방향의 구분이 없습니다.

이 문이 희망의 문이고 아침이고, 따뜻함이며, 봄이고, 시작이고, 밝고,

생명의 문이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역시 부도의 숲입니다.

아마도 돈을 많이 시주하고 죽은 사람의 유골을 넣어 두지 않았을까요?

이곳에 안치되면 자동으로 극락왕생한답니까?

불이 빛의 근원이듯, 사랑은 깨달음의 시작입니다.

 

사원 내부는 여러 군데로 구획되어 있습니다.

다른 구획으로 들어가는 문은 이렇게 문지기 석상이 지키고 있습니다.

태국의 전통 양식은 아니고 중국풍으로 보입니다.

사원 내부에서 창칼을 들고 문을 지킨다...

우리의 사천왕상과 같은 의미일까요?

 

지붕 처마 밑에는 이렇게 권선징악을 의미하는 조각을 화려하게 만들어 놓은 듯합니다.

착하게 살라는 의미겠지요.

절대로 이렇게 싸우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태국의 현실은 가끔 다른 티셔츠를 입은 사람과 싸우기도 하더군요.

해결 방법은? 그런 색깔의 티 셔츠를 아예 없애버립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힌두교에서 말하는 암흑과 전쟁과 미움과 증오가 난무하는 마하 유가 중

마지막 단계인 칼리 유가의 시간입니다.

이제 이런 혼돈의 세상에서는 비쉬누 신이 백마 탄 초인이라는 칼키라는 이름으로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아홉 번째가 부처였으니 열 번째가 되는군요.

 

그렇다면 부처의 세상은 이제 끝나가는 겁니까?

그리고 쉬바가 인정사정 보지 않고 이 세상을 초토화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난타 위에서 쉬고 있는 비쉬누의 배꼽에서 새로운 세상인

황금 연꽃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이유로 이 이상은 없을 겁니다.

 

그만 왓포 사원을 떠나야 하겠습니다.

정말 화려하고 황금색을 무척 좋아하는 민족인 듯합니다. 

믿음이란 황금에 있지 않고 정성에 있다고 했는데....

 

이제 우리는 왓포 사원을 빠져나와 왕궁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날이 너무 더워 왕궁 담장에 바짝 붙어서 갑니다.

그곳에는 약간 그늘이 있어....

 

길 건너에는 국방부 건물이 있습니다.

건물 앞에는 대포 등을 놓아두었군요.

국방부 건물이라고 인테리어도 대포로 하였습니다.

 

국방부 건물을 지나 조금 더 걸어서 완편으로 돌면 그곳에 왕궁 입구가 보입니다.

그러니 왓포라는 사원은 왕궁과 길 하나 사이에 있는데 입구만 반대 편입니다.

 

왕궁에 들어왔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오는군요.

그러나 오늘 멀리 한국에서 佳人이 왕궁에 온다고 미리 연락하지 않고 갑자기 방문했습니다.

그 이유는 운하 투어로 계획했다가 출발시간이 맞지 않아 일정을 급변경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왕궁에서 우리를 마중 나오는 사람이 전혀 없군요.

 

아름답게 꾸며놓았습니다.

아유타야의 마지막 왕이 사라지고 그의 신하였던 탁신 장군이 분연히 일어나 버마군을

무찔렀고 그의 친구 짜끄리가 친구를 이상해졌다고 처단하고 왕위에 올랐다지요?

그렇게 탄생한 짜끄리 왕조는 지금 이곳에 터를 잡고 삼엄한 경비 속에 이런 멋진 집에 삽니다.

 

모시던 사람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 될 수도 있지만 쟁취할 수도 있답니다.

사람 팔자 정말 모릅니다.

더군다나 부모 잘 만난 사람은 무슨 팔자일까요?

그러니 버마군의 태국 침공은 지금 태국의 짜끄리 왕조를 만들어 준 셈입니다.

 

인간이 평등하다고요?

정말 그랬으면 좋습니다.

삼신할머니가 밀어낼 때 이미 운명은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냥 주어진 여건 속에서 만족을 하고 그 안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

살아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쟁취할 능력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우리가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아는 게 너무 많고 비교할 게 너무 많기 때문만은 아닙니까?  

 

연저지인(吮疽之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말로 전쟁의 달인이라는 오기 장군에 관한 이야기로 병사의

고름을 오기 장군이 입으로 직접 빨아 치료해 주는 인자함을 보였다는 말입니다.

지도자란 모름지기 국민의 아픈 곳을 미리 알아서 치료하고 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러나 선거만 끝나면 고름을 빨아주는 게 아니라 007 작전이나 하고

양주병만 빨아서야 되겠습니까?

태국 총리의 문제는 바로 지도자가 고름을 빨아준 게 아니고 돈만 빨아서 생긴 문제가 아닌가요?

그게 어디 태국 뿐이겠습니까? 

아래 사진은 이런 옷을 입고 들어오지 말라는 의미겠지요?

 

우리는 마중도 나오지 않는 집에 들어갈 이유가 없어 그냥 카오산으로 돌아옵니다.

만약에 말입니다. 

푸미폰 국왕이 한국에 와 우리 집에 오고 싶다고 해 봐라~ 

나도 마중 나가지 않고 문 안 열어 줄 겁니다. 

정말입니다.

 

왕궁에서 여행자 거리인 카오산까지는 멀지 않습니다.

우리 부부와 정 선생 부부는 함께 걸어서 돌아옵니다.

내일은 우리 부부는 낮에 출발하고 정 선생 부부는 밤에 출발을 하기에

서로 일정이 달라 만나지 못합니다.

여행 중에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만나 함께 다닌 시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한참 지난 지금도 가끔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내가 만일 내 인생을 사랑한다면,

인생 또한 내게 사랑을 되돌려 줄 것입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내 인생을 사랑한다면 지루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