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 가는 것과 사라져 가는 것.

2010. 2. 27. 12:58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09

약속하지 않아도, 기다리지 않아도 계절은 오고 세월은 흘러갑니다.

우리가 약속하고 기다린다고 그대로 이루어질까요?

세상은 바람처럼 , 구름처럼 자취를 남기지 않고 왔다가 사라집니다.

우리 인생도 이와 같을진대...... 여행자도 왔다가 자취를 남기지 않습니다.

 

티베탄의 땅 샹그릴라...

잊혀져 가는 것과 사라져 가는 것은 또 무엇입니까?

우리는 샹그릴라의 정원을 이렇게 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제 모두 서로를 용서하고 서로의 손을 내밀어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들의 눈에서 슬픈 눈망울을 걷어가면 참 좋겠습니다.

가장 처절하고 완벽한 복수는 용서라고 합니다.

 

높은 고도와 지독한 감기몸살로 이곳은 佳人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거늘 즐기기는커녕 佳人은 도망치듯 이곳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아침 새벽에 꾸청과 대불사에 올라 해 뜨는 모습과 달이 떠있는 모습을 모두 보았다.

이제 배낭을 꾸려 시내를 걸어 버스 터미널까지 가기로 한다.

어제 이곳 꾸청을 올 때는 시내버스를 탔지만 갈 때는 걸어가기로 했다.

 

우선 아침을 먹는다. 미시엔인데 야크 고기를 넣었는지 담백한 맛은 없고 약간 느끼한 맛이다.

시내를 걷다가 물어보고 따지다보면 중국어 회화 공부도 한다.

이렇게 무료로 원어민과 대화하니 이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이 사진의 주인공이 누군지 아니?"

또 간섭하며 다닌다.

티베탄이든 한족이든 누구나 우리에게 걸리면 심심풀이가 된다.

"장나라야~~ 장나라..."

 

시내 한 복판에는 이런 공원도 있다.

 

결혼식 행렬이 지나간다.

10여 대의 승용차로 샹그릴라의 가장 번화한 큰길을 오르내린다.

그들이 갈 곳이라고는 사실 이 길밖에는 없다.

그러니 이 길만 오르내리며 난리를 떤다.

 

제일 뒤에 따르는 차에서는 통을 싣고 다니며 폭죽을 터뜨린다.

오늘 결혼식을 하는 부부가 행복하게 잘 살라는 의미일 게야....

동토의 땅일지라도 햇볕이 따뜻하게 비추고 척박한 산길에서도 야생화는 피어납니다.

 

길을 걷다보니 구두 닦는 곳이 많다.

 

티베탄은 구두에 광을 내야만 행세를 하나보다.

옷차림은 어두운 색을 입고 대부분 모자를 쓰고 다니나 구두만은 빤짝거리게 하고 다닌다.

 

일상용품을 파는 가게....

동제품을 파는 곳이 무척 많다.

이런 기술은 윈난성 허칭(鶴慶)의 신화마을이라는 곳에서 시작이 되었고, 은이나 동 세공 기술자의 8-90%가

그곳 출신이라고 한다.

과거 차마고도를 따라 이런 금속세공의 장인이 이곳으로 건너왔다.

두드리고 모양을 만들어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만든다. 

 

스님은 춥지도 않은가 보다.

축 처진 어깨에서 사바세계의 무게를 느낀다.

 

또 시장이다.

당연히 들렸다가 가야지....

 

과일부터 산다.

샹그릴라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과일값이 조금 비싸다.

바나나 3위안, 귤 4위안/1KG.

 

야크 우유로 만든 치즈....

 

터미널에서 버스표를 사는데 가위로 찢어서 건네준다.

참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도 아니고....

무슨 조화일까?

 

시내조차도 썰렁한 분위기.

 

이제 우리는 샹그릴라를 떠난다.

송찬간포의 넋이 히말라야의 정기와 푸른 하늘의 힘, 그리고 흰 구름과 바람이 모여 이곳 티베트의 땅 아래로

내려와 아름다운 꿈을 지닌 그런 나라로 다시 태어나기를 간구한다. 

 

이곳이 과연 샹그릴라일까?

다른 사람은 이곳이 아니고 다른 곳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샹그릴라라는 곳은 가공의 장소이다.

누구나 꿈꾸는 곳이 모두 샹그릴라이고 아닌 곳은 지옥인 것이지....

 

스투파가 초원 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다.

그곳에는 그들의 마음이 세상에 멀리멀리 퍼져나가라는 마음이 담긴 타르초가 펄럭인다.

 

"우짤껴? 네가 옆구리를 받았잖아~~"

"아녀~ 네가 먼저 들이밀었잖아~~"

 

이제 리지앙을 향하여 우리 부부는 또 새로운 여행을 합니다.

함께 여행하는 동행자를 행복하게 만들어 줍시다. 

그러면 그 사람이 행복해지고 그 사람은 나와 함께하기에 내가 덩달아 행복해집니다.

행복은 그래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 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내 마음의 해와 달이라는

샹그릴라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사람은 몸이 아프면 "내 마음의 해와 달"이 "네 마음대로 해!!! 와 달"이 되기도 한다.

佳人은 진정한 여행자의 덕목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선머슴처럼 돌아다닌다.

언제나 제대로 세상을 볼 수 있으며, 그들 속으로 동화되어 그들과 하나 된

마음으로 관조(觀照)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