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리지앙으로

2010. 3. 1. 09:15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09

싫어하는 것은 좋아하는 마음 때문이고, 미워하는 마음은 사랑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싫어하는 마음이든 미워하는 마음이든 그것은 한 곳에 머물며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일이 물처럼 바람처럼 구름처럼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물지 않고 흐른다면 고민을 남기지 않습니다.

여행도 이렇게 구름이 흘러가듯 바람처럼 머물지 않고 다녀야 하겠지요?

하바쉐산의 만년설이 참 아름답습니다.

 

샹그릴라를 11시 5분에 출발하여 우리는 리지앙으로 향한다.

佳人의 눈에는 황량하게 느껴지는 고원의 모습.

그것은 佳人이 샹그릴라에 대한 기대감을 너무 크게 가졌기 때문이리라.

 

잠시 고원지대를 달리던 버스는 멋진 하바쉐산이 보이는 곳에 이르면 이제 급격히 언덕길을 내려간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푸른 숲과 하얀 설산이 마치 그림처럼 보인다. 

 

12시 50분에 치아오터우 통과하고 잠시 후 1시에 휴게소에 잠시 정차하고 또 기름을 넣는다.

정말 중국은 왜 승객을 태우고 기름을 넣을까?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리지앙으로 출발한다.

 

2시 50분 리지앙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 우선 내일 밤에 쿤밍으로 가는 버스표를 미리 예매한다.

우리가 이곳을 다시 온 이유는 마오 아찌가 닷새 후에 오라고 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표시한 것도 있지만,

수허마을을 보기 위함이고 높은 고도 때문에 샹그릴라는 너무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일 쿤밍으로 가는 표를 예매하기 위해 매표소 창구에 서 있는데 역시 삐끼가 옆에 달라붙는다.

먼저 붙은 삐끼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듯 다른 아줌마는 우리를 계속 쳐다본다. 

 

터미널에서 만난 삐끼를 따라 성운 객잔이라는 곳으로 간다.

그곳은 버스 터미널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으로 내일 쿤밍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을

했으나 꾸청에서는 약간 거리가 있다.

 

40위안에 1박 하기로 했으나 전기장판이 없어 무료로 깔아달라고 요구하고 그냥 추가 요금 없이 묵기로 했다.

이 주변의 숙소는 대부분 40위안 정도이나 미리 띠엔러탄이라고 하는 전기장판 유무를 확인하고 묵어야 한다.

밤에 전기장판을 달라고 하면 별도의 돈을 내야되는 불행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꾸청을 걷다가 본 초상집의 풍경.

나시족의 상복인 모양이다. 흰 천으로 앞치마와 머리에 모자를 쓴 모습이.....

 

이곳의 수로는 아래 사진과 같이 집의 방 구들 아래로도 흐른다.

방 구들 아래에서 흘러나온 물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곳이다.

 

늦은 오후라 말들도 많이 피곤한 모양이다.

그냥 위허광장에 실례를 무릅쓰고 흥건히 일을 보았다.

 

민주로에서 본 보도 모습.

전봇대도 중요하고 공중전화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통행하는 길 가운데 통행에 방해를 주며....

 

다시 시장으로 간다.

사과와 귤과 바나나를 산다.

 

우리는 사라져가는 귀중한 옛 모습을 발견했다.

나시족 할머니가 소나무 관솔을 다듬는 모습이다.

이 관솔은 예전에 전기가 없었을 때 이렇게 작게 잘라 집안 가운데 돌로 만든 접시 모양의 그릇 위에 놓고

불을 피워 등불 대신 밤에 방을 밝혔다.

이 할머니네 집은 아직도 관솔을 이용해 밤을 밝힌단 말인가?

 

길을 걷다가 나시족 결혼식장이 있어 들려본다.

 

입구에서 직원에게 들어가 구경을 해도 좋으냐고 물어본다.

칸칸(看看) 해도 되느냐고....

 

그랬더니 꾸냥은 흔쾌히 들어오라고 하며 유창한 영어로 설명까지 해준다.

이번 중국 여행 중 샹그릴라 시내버스에서 만난 남자와 이곳에서 만난 꾸냥이 영어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다.

  

이곳은 전통결혼식장이라기보다는 외국인을 상대로 이벤트를 하는 곳으로 보인다.

주로 서양인이 이곳에서 나시족의 옷을 입고 찍은 결혼사진들이 즐비하다.

 

저녁도 먹을 겸 지난번 몇 번 이용한 충칭 식당을 들리니 그곳 아가씨가 매우 반가워한다.

그래서 저녁때까지 내내 그곳의 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곳을 나오려는데 아가씨가 우리에게 내일 일정을 물어보고 자신의 휴대전화에 문자를 찍어 보여주며 

내일 오후 4시에 식당이 한가한 시간에 꼭 다시 식당에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중국의 쌀국수인 미시엔에도 이야기가 있단다.

"다리 건넌 미시엔"이라는 궈치아오 미시엔(과교미선:過橋米線)이 바로 그 쌀국수이다.

 

여기에 얽힌 사연은 이렇단다.

옛날 과거시험을 준비하던 왕차이라는 씨우차이(秀才:지역 합격자)가 있었는데 그는 늘 호수 안에 있는 섬의

정자에서 공부하였는데 그의 부인은 매일 호수 안에 섬으로 연결된 다리를 건너 점심을 배달하였단다.

 

그러나 그곳까지 음식을 가져가는 동안에 식거나 책을 읽다 보면 종종 식사시간을 놓쳐 늘 찬 음식만 먹게

되어 그의 부인이 고심하던 중 닭을 폭 고아 옹기그릇에 담아 왕차이에게 가져다주고 남편이 숟가락으로

닭국물을 뜨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가 나중에 다시 가보니 남편은 아직 그대로 책만 읽고 있었다.

 

부인은 다시 국을 데우려고 그릇을 드는 순간 아직 뜨거운 열기가 남아 있었단다.

닭의 기름이 위에 떠있어 보온 역할을 하고 옹기그릇이 음식을 식지 않게 하였기 때문이다.

 

부인은 그 음식을 다시 집으로 가져와 야채며 고기며 쌀국수를 넣어 다시 끓여내니 맛이 처음보다 더 좋아

그 후부터는 이렇게 음식을 만들어 남편에게 대접했고 동네 사람들이 보고 그대로 따라 하니 다리를 건너

쌀국수를 가져갔다고 해 "다리 건너 쌀국수"라는 궈치아오 미시엔이 만들어지게 되었단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중국사람들은 말 만들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처음 궈치아오 미시엔이라는 글을 보고 대단한 음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닭고기 칼국수 정도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옹기그릇과 닭국물이 잘 식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까지도 몰랐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