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장군 이야기, 하나

2024. 3. 20. 04: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위의 석상은 위나라의 오기(五起)라는 사람입니다.

그가 생전에 모두 76번 전투에 참전하여 64번을 이기고 나머지는 비겼다고 합니다.

그러니 생전의 전적이 76전 64승 12 무로 무패의 전적을 남긴 대단한 전투의 달인입니다.

 

그러나 오기는 노나라 군주를 섬겼는데 어느 날 제나라가 노나라를 공격해 오자

노나라 군주는 오기를 장군으로 삼아 제나라와 대항하고 싶어 했으나

오기의 부인이 제나라 사람이라 망설이게 됩니다.

눈치도 빠른 오기는 군주가 왜 망설이는지 압니다.

 

오기는 기회를 잃고 싶지 않아 자기의 부인을 죽여 자기는 제나라 편이 아님을 분명히

했는데 이를 마누라를 죽여 장군의 자리에 올랐다는 살처구장(殺妻求將)이라고

말을 후세에 남기게 되었다지요?

이 이야기를 오늘 밤, 슬며시 함께 사는 옆지기에게 오기가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해보세요.

도장 찍자고 할 겁니다.

그냥 도장 찍자고만 하면 님은 행운아입니다.

그냥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고 공공의 적이 되어 다시는 재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좌우지간 오기 장군의 오기 하나는 알아줄 만합니다.

사내가 세상에 태어나 큰 뜻을 품고 한다는 일이 마누라를 죽이면서까지 꼭 해야만 합니까?

우리의 계백 장군께서도 가족을 죽이고 황산벌 전투에 나가셨다지요?

그러나 의미는 다릅니다.

 

계장군께서는 그 전투가 백제의 운명이 다함을 아시고 계셨기에 앞날에 닥쳐올

가족의 비참함을 아시고 생명을 구걸하지 않으시려고 하신 귀한 뜻이었지만 오기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마누라를 걸림돌로 생각하고 죽임으로 디딤돌로 삼았습니다.

그럼 수신 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은 무슨 말입니까?

개뼈다귀 같은 말입니까?

우리의 주위에서도 순서를 잘못 이해하고 크게 그르치신 분도 계시지요?   

 

그가 젊은 시절 집을 나설 때 어머니와 하직을 하며 자신의 팔을 물어뜯으며 '벼슬에

오르기 전에는 위나라 땅을 다시 밟지 않겠습니다.'라고 맹세를 했다고도 합니다.

그 후 증자 밑에서 공부를 하던 중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어머니의 제사도 모시지 않았습니다. 

이런 냉혈한의 기질을 안 증자는 "독한 놈~"하고 몸서리치며 오히려 내쳤다고 합니다.

그러니 오기는 오기로 똘똘 뭉쳐 자기가 목표한 일을 이루기 전에는

무슨 일도 할 사람입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람입니다.

 

마침내 노나라 군주는 오기를 장군으로 등용하게 됩니다.

마누라까지 죽였는데 등용하지 않는다면 오기는 개털이 되고 맙니다.

If... 노나라 군주가 먼 산만 바로 보고 못 본 체했다면 오기는 "이게 아닌가벼?" 하며

얼마나 황당해 했겠습니까?

드디어 오기는 장군으로 출정하여 제나라를 크게 물리치고 공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을 세우면 옆에 시기하는 무리가 많습니다.

 

 

결국, 오기도 노나라를 떠나 위나라로 갑니다.

마누라까지 죽이며 오른 자리인데 떠날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아니라고요?

이런 사람은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디딤돌이고 오기만을 위한 희생물이라고요?

 

그래서 노나라에서 세운 공을 이력서에 미사 여귀로 가득 채우고 오리지널 고향으로

화려한 컴백을 하는 겁니다.

위나라에서 장군으로 임명되자 오기는 사병들과 같이 먹고 자며 이동할 때도

수레를 타지 않고 사병처럼 함께 걸어서 행군했습니다.

자기가 먹을 식량은 자기가 챙겨 들고 이동을 했다고 합니다.

 

연저지인(吮疽之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종기를 입으로 빨아주는 인자함이란 말입니다.

주로 위대한 의성을 미화하는 드라마에나 나오는 이야기를 오기는 오기를 부립니다.

병졸 중에 종기가 곪은 자가 있었는데 오기는 제 입으로 그 고름을 빨아 줍니다.

그 병졸의 어머니가 그 소리를 듣고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합니다.

 

 

주위의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자 "예전에 아이 아버지가 종기로 고생할 때

오기 장군이 고름을 입으로 빨아 준 적이 있습니다.

그 일에 감격한 애 아버지는 싸움터에서 충성을 다하여 싸우다가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그 아들의 고름을 또 오기 장군이 빨아 주었다고 하니 저 아이가

언제 어디서 죽을까 생각하고 우는 거랍니다."

 

그렇지요...

장군이 이름도 없는 병사의 종기를 입으로 빨아 주는데 목숨을 바치며 충성하지 않을

사람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러니 오기는 종기만 빨아주는 종기 빨기의 달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병사의 집 내력은 대를 이어 종기 발생의 달인이고요.

 

지금 우리나라 정치가들이 선거 때만 되면 모두 국민의 종기를 입으로 빨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종기는 빨지 않고 젠장,

모두 양주병만 빨고 있습니다.

어디 양주병만 빨겠습니까?

뇌물도 달콤하다고 빨고 이익만 되면 모두 빨아들입니다.

 

지금 선거에 등장하는 인물을 자세히 보세요.

정말 우리 주변에서는 쉽게 보기도 힘든 그런 짓을 수없이 저지를 범죄자들이

국민의 눈물을 닦어주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겠다고 나섭니다.

정말 우리나라를 제대로 이끌고 갈 깨끗한 사람은 없습니까?

 

다음 이야기는 다음 주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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