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이라는 곳

2008. 12. 14. 00:32중국 여행기/소주, 항주, 상하이 여행

상하이는 2010년 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다.

또다른 도약을 위해.....

그래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다.

 

출발시간 2시간 전인 4시에 공항에 도착했다.

불안한 점 한가지는 어제 일어난 쓰촨성 지진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는 이야기는 귀국후에 알게 되었지만

현지의 분위기는 부상자 포함 100여명의 희생자라고 들린다.

많은 사람이 다치지 않기를 기원한다.

 

우리는 그런 참담한 상황을 모르고 투정을 부렸다.

죄송한 마음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 글은 당시의 기분으로 돌아가 쓰련다.

 

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가 2시간 정도 늦게 출발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원래 오후 6시 10분(우리나라와는 1시간 시차이니 7시다) 출발에 2시간 비행이면 인천공항에

9시 넘어 도착하고 10시 전에는 공항을 빠져 나오면 마지막 버스를 타고 집에 자정 전에는

도착하리라 생각했다.

 

두시간 지연 출발하면 12시가 넘어 인천공항에 도착한단 말이다.

그럼 난 어떻게 집에 가냐고~~~

택시 타라고?

 

일단 출국 수속을 하는데 라이타를 꺼내란다.

그래서 꺼내 주었다.

이녀석이 담배가 고픈가?

아니다.

압수란다.

중국만 그렇단다.

인천공항 나올때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것도 두개씩이나 가지고 왔거든.....

 

그래서 주었다,

이번에는 가방에 있는 라이타도 달란다.

그럼 佳人은 담배를 어떻게 피라고?

그것도 출발시간이 두시간이나 늦을거라면서~~~ 어어엇 !!!!

 

지난번 계림공항도 서안공항도 통과했는데 그곳은 차이나고 여기 상하이는 중국이냐?

그래서 차이나는거냐?

佳人이 라이타로 하이재킹이라도 한단 말이냐?

문득 다이하드라는 영화가 떠 오른다.

그럼 佳人이 부르스 윌리스라도 된다는 말이냐?

푸~ 하하하하 佳人이 상하이에서 부르스 윌리스가 되었다.

 

그래서 따졌다.

"나 꼴초다. 어쩔거냐?"

"안에 들어가면 흡연실에 라이타가 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두개 다 주고 안으로 들어왔다.

앞으로 중국에 가실분들은 대책이 필요하다.

이제는 인천공항에서도 중국행은 라이타나 성냥 지참이 금지다.

 

모니터에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Delayed라고 벌써 친절하게  떠있다.

안내문에는 비행기 사정으로 연발될 것이다라고 붙어 있다.

그런데 다른 비행편은 정상 출발 하는 것도 있다.

그래서 화가 난다.

왜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만 늦느냔 말이다.

원래 이렇게 친절하게 붙여 놓으면 예정시간 두시간을 훌쩍 넘긴다는 불안감....

 

그래서 담배 피우게 만든다.

일단 흡연실부터 찾았다.

라이타만 없으면 난동이라도 부릴까 보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두개가 나란히 걸려있다.

중국 상하이 공항에는 담배피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무료 이용 라이타가 두개씩이나 걸려있다.

가져가지 못하게 납 땜질까지 튼튼하게 해 놓고....

여기 아래 흡연실에 납 땜질해 걸어놓은 현장 사진이 있다.

 

담배를 피고 나와서 어슬렁거렸다.

이미 여섯시가 지났다.

한국시간 7시....

슬슬 배가 고프다.

대기 승객들이 여기 저기서 웅성거린다.

큰 소리도 들린다.

배 고프다. 밥좀 주라~~

잠시후 안내 멘트가 나온다.

"어쩌구 저쩌구하며 우리가 타고갈 여행객들은 티켓을 지참하고 밥타러 오란다"

 

도시락 하나에 캔 음료 하나...

우리 비행기 승객들은 공항 출국 대기실에 앉아 밥을 먹었다.

어른들도 먹고 아이들도 먹었다.

 

여기에 다른 일행은 공항 바닥에 삥 둘러 앉아 사이좋게 먹는다

밥맛이 좋습니까?

여럿이 함께하면 원래 더 맛있다.

야유회라도 오신듯 합니다 그려~~

.

다 먹고 나니 커피가 고프다.

"커피는?"

출발 예정 비행기가 공항에 들어왔으니 비행기 안에서 드시란다.

 

또 따졌다.

"도착 예정시간이 두시간이나 늦으면 공항 버스가 끊어진다. 어쩔래?"

잠시 서울 사무소와 연락 하더니만 귀가 버스편을 준비해 주겠단다.

"그럼 버스 행선지는?"

여러방면이란다.

"그러지 말고 여기에다 써 붙여라.

우리집 방면이 있는가 확인해야 하겠다."

탑승때에 구두로 말씀드리겠단다.

중국도 많이 변했다.

아니면 한국사람들이 비행기를 점령하고 단체행동이라도 할까 겁이 났을까?

 

 

그래서 우리는 저녁을 두번 먹었다.

비행기 안에서 또 주길래 또 먹었다.

커피도 두잔이나 마셨다.

라이타 두개 주고 저녁 밥 두번 먹었다.

남는 장사다.

 

 

어느덧 상하이 푸둥공항은 서서히 밤을 준비한다.

佳人의 여행도 따라서 서서히 막을 내릴 준비한다.

딱 2시간 정확히 늦게 8시 10분에 탑승했다.

8시 30분에 이륙하여 11시 30분 도착 예정인데 우리가 탄 비행기가 과속을 한다.

시간을 보니 11시가 조금 안 되었는데 벌써 인천공항 활주로에 도착한다.

하늘에는 교통 경찰이 있어 딱지는 끊지 않았겠지?

준비된 버스로 편히 집에 도착했다.

중국 비행기는 佳人괴는 서로 연분이 맞지 않나 보다.

탈때마다 한번도 제시간에 출발한 적이 없었다.

 

 

上有 天堂 下有杭蘇라고 하는 곳....

그곳도 천당이 아니고 그냥 사람 사는 곳이었다.

천당이란 내 마음 속에만 있는것.....

어디나 좋다고 느끼면 그곳이 천당이리라.

이렇게 佳人의 여행기는 끝을 맺는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