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 10경 하나

2008. 12. 1. 00:59중국 여행기/소주, 항주, 상하이 여행

항저우에서 무엇이 제일 큰 볼거리인가?

누구나 서호라는 호수를 말할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호 (西湖)에 왔다.

 

소문에는 이곳이 상당히 유명하고 대단하다.

시인 소동파 이야기도 나오고 중국의 4대 미녀라는 서시도 등장한다.

서호 10경이라고 더 유명하단다.

찬찬히 둘러보기로 하자.

그러나 사실 별로 볼게 없다.

그냥 호수에서 배 한번 타고 한바퀴 돌아보는걸로 끝이다.

그래도 이곳과 연결된 이야기를 알고 돌아보면 과거로의 여행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항저우는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이나 사실 이야기 속의 신기루와 같은 도시다.

역사적인 유물은 별로 없고 단지 과거의 이야기 속으로의 여행이다.

서호가 가까워 오니 서호 일주 관광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이곳의 모든 것은 국가소유다.

관리도 국가에서 직접 한다.

옛날 13세기때 마르코 폴로가 이곳에 와서 보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있는 도시"라고

했단다.

마르코 폴로도 정말 싱거운 사람이다.

자기가 언제 온 세상을 다 돌아다녀 보지도 않고 말이다.

뭐 "동방 견문록"이라는 책 한권 �다고 세상을 전부 아는듯이 이야기 하는데 웃기는 친구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마르코 폴로를 야단치는 일로 시작하는구나.

 

자전거도 빌려준다.

물론 이것도 나라에서 돈을 받고....

바로 이렇게 생긴 자전거다.

빌려주는 자전거는 같은 색깔로 누가 집어가지도 못하겠다.

역시 자전거 색깔만 봐도 중국 자전거라고 알 수 있다.

만약 시간이 많다면 이 자전거를 빌려타고 호수를 돌아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서호는 항저우 서쪽에 자리잡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유명한 미인 서시(西施)를

기념하는 의미로 서자호(西子湖)라고도 불린다.

입구에 소동파 기념관도 있다.

어느 시인이 이렇게 말했단다.

"이곳은 아침에도 좋고, 저녁에도 좋고, 비오는 날도 좋다"라고.....

이 사람도 또 싱거운 시인이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 보면 이곳은 별로 볼것이 없고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佳人도 한마디 하고 왔다.

"오늘 처음 왔으니 다른날은 모르겠고 오늘은 날씨 하나는 참 좋다"

 

서호는 삼면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항저우 시내방향만 열려있다.

상해에서 출발하여 수저우를 거쳐 이곳에 오는 동안 산이라고는 서호에서 처음 보았다.

이곳에는 전단강에서 물을 끌어 들이고 흘려 보내는 물은 경항대운하로 내보낸다.

이제 배를 타기위해 선착장으로 간다.

 

자연 호수에 인공으로 넓혀 놓아 반 자연 반 인공 호수이다.

호수의 배도 누각모양으로 만들어 중국배라는걸 알겠다. 

호수의 총 면적은 60.8㎢이며 그 중 수역의 면적은 5.66㎢이다.

 

원래는 현재보다 작았으나 백거이가 이곳에 부임하여 넓히고 제방을 쌓아 그 제방을 백제라고

부르고 후에 소동파가 또 공사를 하여 그 제방은 소제라고 부른단다.

백거이는 예전에 서안에서 만나 보았다.

대자은사라는 절에 있는 대안탑에다 낙서를 한 웃기는 친구다.

백거이(白居易)는 진사에 합격하고 그곳에 글을 남긴 17명의 사람중 한 사람으로 자기가 제일

어린 합격자라고 慈恩塔下題名處, 十七人中最少年이라는 폼 잡는 글을 남겼다.

 

佳人이 배 한번 타려고 이곳까지 왔느냐?

정말 볼게 그렇게도 없느냐?

따지듯 물어보니 서호 10경(西湖 10景)이라고 내 놓는다.

 

서호는 안개가 끼었을 때나 달 밝은 밤 또는 일출 때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 준단다.

佳人이 지금 아침에 왔다.

안개? 달 밝은 밤? 일출? 아무 상관이 없는 시간이다.

서호 안과 근처에 위치한 유명한 명소 10가지를 서호 10경(西湖 10景)이라 부르는데

그러나 우리는 한번 왔다 가기 때문에 모두 다 볼 수가 없다.

서호 10경을 모두 보려면 365일 밤낮을 가리지 말고 이곳에 죽치고 있어야  다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오늘은 그냥 배타고 호수를 한번 둘러 보는 것으로 만족하자.

이제 출발이다.

오늘 佳人이랑 같이 뱃놀이나 하시죠?

 

멀리 뇌봉탑(雷峰塔)이 호수 건너 저 편에 보인다.

천둥 번개 맞은 봉우리에 탑을 세웠나?

하긴 이 지역은 집집마다 피뢰침을 세웠다.

평소 번개가 심한 지역인 모양이다.

 

그래도 저 탑이 서호 10경중 하나로 뇌봉석조(雷峰夕照)라고 하는 것이다.

이제 서호 10경중 하나인 뇌봉석조가 나왔다.
서호의 남쪽 연안에 우뚝 솟아 있는 영봉산(靈峰山)의 탑이 석양에 물들어 아름답게 비치는

것을 서호 10경의 하나로 꼽는단다.

사실 저녁 노을에 비치는 것은 모두 아름답지 않나?

그런데 지금은 아침 10시경이니 저녁까지 기다리다 석양의 모습을 기다릴 수는 없잖아....

우리에게는 이미 짜여진 스케쥴이 있다.

 

이곳은 중국의 유명한 설화인 백사전[白蛇傳]의 배경이 된 곳이다.

고사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발생한 쓰촨성 어메이산에서 수련한 흰뱀 백낭자와 푸른뱀 소청은

인간으로 변신하여 항저우에 놀러온다.

중국 뱀들은 수련도 하는 모양이고 좋다고 소문난 곳에 유람도 다니는 모양이다.

중국은 뱀도 뭐가 달라도 다르다.

 

백낭자는 서호에서 노닐다 허선이라는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부부의 연을 맺는다.

이들은 전지앙이라는 곳에서 그녀의 재주를 살려 약국을 경영해 행복한 삶을 산다.

뱀이 사람으로 변신하였으니 약을 조제하는 기술은 오죽 하겠나....

그런데 단오날 허선은 사양하는 백낭자에게 黃酒를 권하고 이날 황주를 먹어 다시 뱀으로 

원위치한 백낭자는 정체가 탄로난다.

그러길래 주는 술이라고 넙죽 넙죽 받아 먹더라.....

중국 뱀은 술도 먹는다. 

이에 놀라서 허선이 급사하는데 백낭자는 남편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곤륜산까지

가 신선초를 훔쳐 허선을 구한다.

 

허선이가 정말 놀랐겠다....

생각해보라..

마누라가 술 한잔 먹고 흰 뱀으로 변했다고 말이다.

울 마눌님도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그럼 혹시? 마눌님도?

 

그런데 다시 그들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항저우에 사는 스님 법해가 허선을 금산사에 불렀는데 법해는 그에게 뱀의 요기가 있는 것을

알고 허선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금산사에 출가시킨다.

백낭자는 남편을 찾기 위해 끝내 홍수로 금산을 수몰시키고 백낭자와 허선은 단교에서 재회하여

다시 사랑을 나눈다.

이 스토리가 송성 가무쇼에 나온다.

바로 아래 사진이다.

 

하지만 백낭자가 아들을 낳아 힘이 없어지자 법해가 그녀를 무찌르고 뇌봉탑에 그녀를 가둔다.

법해 스님도 참 비겁하다.

출산의 고통에 지친 낭자를 그때 공격해?

이런 상황을 안 푸른뱀 소청이 오랜 수련으로 힘을 쌓아 법해를 이기고 백낭자를 구한다.

수련도 하는 중국 뱀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오늘 이곳에 온 기념으로 백사 한마리를 잡아 갈꺼나???

그러면 푸른뱀 소청도 그냥 덤으로 따라 오겠지?

 

오늘은 서호 10경을 이 정도만 이야기 하자.

하나만 보고 내일 다 보기로 하자.

하룻만에 다 끝내면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계속 이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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