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백과 축영대의 러브스토리 2

2008. 11. 28. 00:27중국 여행기/소주, 항주, 상하이 여행

어제 마지막 이야기 도중에 18번을 왕복했다고 욕을 하여 경고를 받았다.

속으로만 했다고 했는데.....

언제 들었다냐?

오늘은 양상백과 축영대의 사랑이야기 두번째 이야기다.

 

그 후 축영대의 부모들이 미리 언약을 맺어 둔 세도가며 엄청 부자집 가문의 아들

마문재(馬文才)와의 결혼을 진행시켜 갔다.

마문재는 이제 이름 한번만 나오고 등장하지 못한다.

왜?

축영대와의 인연은 혼삿말만 나오고 장가도 못 갔으니까.....

 

당시 결혼의 첫째 원칙은 '문당호대(門當戶對)'로서 그것이 곧 권세의 상징물이었다.

중국가옥의 대문 앞에 있는것이 문당이고 대문 위에 있는 원이나 육각형의 나무표식이 호대의

숫자로 표시되었는데 대문 위에 육각형 4개가 박혀 있으면 고관집이였다.

 

얼마 후 양산백은 과거에 급제해 현령(縣令: 만호이상의 큰 현의 장관직)이 되어 청혼하러

갔지만 관리의 힘보다는 지방 토호 문벌의 권력이 더 세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축영대의 부모는

양상백을 보는 순간 잘 생겼고 똑똑은 한데 쩐(錢)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고시 패스하면 1등 신랑감인데....

승낙하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자꾸 딸을 달라고 졸르자 Mr.축은 Mr,양에게 현령이 무슨 대단한 벼슬이냐며 양산백을

두들겨 패 사경을 헤매게 하고 축영대를 집에서 못나가게 금족령을 내린다.

원래 "동냥 온 거지도 쪽박은 깨지 말라"는게 우리 풍습이다.

그런데 중국사람들은 죽도록 패서 쫓아버린다.

비정한 중국인들이다.

 

그런데 작가가 너무 오바하는게 아닌가?

아무리 말단이라도 현령이라면 그래도 큰 벼슬인데 팬다고?

이몽룡이는 고시 패스하고 암행어사가 되어 반대로 변사또를 죽도록 패버렸는데...

우리하고는 많이 다르다.

따지지 마라....

그러면 재미없다.

중국놈들 때거리로 몰려 올지도 모른다.   

 

절망에 빠진 양산백은 축영대를 그리워 하면서 한을 품은 채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못난놈~~~

죽기는 왜 죽어?

보란듯이 성공하여 아들딸 낳고 잘 먹고 잘 살아야지....

주로 이 대목에서는 여자가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게 세계적인 통설이다.

그런데 중국은 반대로 남자를 죽인다.

누구는 맞아 죽은게 아니고 상사병으로 죽었다고도 한다.

좌우지간 죽긴 죽은 모양이다.  

 

결국 부모의 뜻에 따라 결혼식 길을 떠나던 날 축영대의 결혼행차가 다른 길로 가려고 하자

갑자기 흙이 무너지고 길이 끊겨 결국 혼례행차는 양산백의 무덤을 지나가게 되었다.

사실 이래야 스토리가 무난하게 전개된다.

그냥 다른길로 가 봐라~

이야기는 또 끝이다.

 

다른 사람 이야기로는 마지막으로 양산백의 무덤앞을 지나가게 해 달라고 축영대가 아빠에게

간청하였다고도 한다.

멀쩡한 길에 왜 흙이 무너지나.....

이때도 중국에서는 지진이라도 났다는 말이냐?

 

 무덤앞에 다다르자 축영대가 타고 가던 가마를 세우고 땅을 치며 통곡을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입고있던 빨간 옷을 벗어 무덤위를 덮었다. 

그러자 갑자기 모래바람이 몰아치면서 양산백의 무덤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 "월하의 공동묘지"와 같은 모습으로 무덤이 갈라진다. 

축영대는 가마에서 뛰쳐나와 무덤 속으로 뛰어들어가고 무덤은 다시 하나로 합쳐진다.

 

이제 이 사랑이야기의 크라이맥스라는 것을 여러분들도 모두 알것이다. 

바람이 잦아들고 하늘이 활짝 개이면서 들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더니 무덤 봉분 위로

나비 한 쌍이 날아올라 나풀나풀 춤을 추었다.

이건 마술에서나 보는 장면이다.

마술사들 보면 비둘기를 엄청 많이 꺼낸다.

그런데 아래 사진에서 보면 나비들이 한 쌍이 아니고 때거리로 몰려 나온다.  

 

양산백과 축영대가 나비로 환생한 것은 아마 후세사람들이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바램으로

폼나게 하려고 꾸몃을 수도 있다.

사실은 축영대가 佳人에게 살짝 귀뜸으로 알려주는데 자기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자살을 했다 한다. 

어떻게 사람과 시신이 금방 나비로 변할 수 있겠는가?

왜 꼭 나비였나?

무덤 주변에서는 들쥐도 있고 뱀도 있는데....

그래도 들쥐 한쌍이나 뱀 한쌍이 나왔다고 하는것 보다 나비 한쌍이 더 폼 나거든.... 

그러나 이 이야기는 천 년에 걸쳐서 전해 내려오면서 여러 형태로 만들어져 무대에 올랐는데  

이름난 드라마와 영화 작품만 해도 수십편이 된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그 애절하면서도 쓸쓸한 바이올린 연주곡 ‘梁祝’이다.

이 곡은 현재 중국의 유명 음악가가 된 허잔하오(何占豪)와 천강(陳鋼)이 50여 년전에 만들어

상하이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위리나(兪麗拿)에 의해 초연됐다.

이 곡은 관중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면서 점차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해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단다.

 

이제 '양축'은 중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해외 1백여 나라에 전파되어 수많은 외국인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

'양축'은 '말리꽃(茉莉花)' 등과 함께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악으로 손꼽히고 있다. 

 

오늘 이 이야기는 항저우에서 공연되는 송성가무쇼에서 나오는 주요 스토리 중 하나로

공연에 올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알지 못하고 쇼를 본다면 쇼는 그냥 화려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과

여러명이 나와서 춤만 추는 쇼로 끝난다.

오늘의 러브 스토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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