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8)
-
고한대, 음마지 그리고 배장단
한중박물관인 고한대를 가며 잠시 한중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너무 길어 졌어요. 어제는 지루하셨죠? 佳人의 여행기는 늘 이렇게 갈팡질팡합니다. 어디 여행기 뿐이겠어요? 지금까지 살아온 삶도 늘 덜수 같은 걸요. 한중에 관한 이야기는 그만큼 한중은 한나라인 유비와는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말이 많아졌습니다. 이제 무조건 줄이고 박물관으로 가렵니다. 한중박물관 이름은 고한대라는 편액이 걸려있습니다. 그런데 박물관 문이 닫히고 있습니다. 왜? 한중에 관한 쓸데없는 이야기를 너무 오래 쓰다 보니 문이 저절로 닫히기라도 했나요? 어제 들렸던 천수의 복희묘도 그랬지요? 조금 열린 문으로 처자가 내다보며 내일 오라 합니다. 그리고 문이 탁~ 하고 닫힙니다. 대문 위 편액 아래 전광판이 그 이유를 이야기해주네요. 개..
2013.05.11 -
걸견폐요(桀犬吠堯)
걸견폐요(桀犬吠堯)라는 말이 있습니다. 폭군 걸왕(桀王)의 개도 성왕(聖王)인 요(堯) 임금을 보면 짖는다는 뜻입니다. 폭군의 개가 요 임금을 보고 짖다니요? 하 나라의 마지막 군주인 걸왕은 매우 포악하고 사치스러운 임금의 대명사이고 요 임금은 명군으로 신화 속의 군주로 서로 상반되는 사람입니다. 비록 걸왕이 나쁜 사람이지만 자기를 돌보아준 사람을 위하여 개도 성심을 다한다는 말입니다. 사마천의 사기 열전에 등장하는 유명한 한신 장군의 책사인 괴통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랍니다. 한신이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을 남기고 죽은 후 한신이 팽 당할 것을 예상하고 배반하기를 미리 건의했다는 이유로 괴통이 잡혀오게 됩니다. 그리고 괴통은 고문 끝에 끓는 기름에 삶아 죽이는..
2011.09.28 -
회음후 열전 8 - 하늘이 한신을 버립니다.
한나라 10년, 과연 진희가 모반을 일으켰습니다. 유방이 몸소 그를 토벌하기 위하여 떠날 때 한신은 병을 핑계로 따라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몰래 사람을 진희에게 보내 여기서 돕겠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한 밤중에 어명이라 속이고 파옥을 하여 죄수와 노비들을 풀어 주고 군사를 일으켜 유방의 부인인 여후와 태자를 습격하기로 준비하며 진희에게 소식이 오기만 기다립니다. 그때 한신의 가신 하나가 죄를 지어 한신이 노하여 그를 죽이려고 합니다. 이에 가신의 동생이 여후에게 한신의 모반 계획을 알립니다. 하늘이 한신을 버리는 순간입니다. 사실 가장 믿을 수 있는 게 가신이지만, 이럴 때는 가장 치명적인 배반을 할 수 있는 것도 가신입니다. 여후는 상국 소하와 상의를 하고 그녀는 폐하에게서 소식이 왔는데 진희..
2011.09.23 -
회음후 열전 7 - 아! 토사구팽
한나라 왕은 책사 장량의 계책에 따라 한신을 불렀고 한신은 해하에서 유방과 합류를 해 항우를 격파하자 유방은 한신의 군사를 습격하여 빼앗고 맙니다. 한신은 제나라 왕에서 초나라 왕으로 봉하고 하비에 도읍을 정합니다. 한신은 예전 초야에 묻혀 어렵게 지냈던 초나라에 이르자 예전에 빨래터에서 배고픈 한신에게 밥 한 덩이 건네주었던 여인을 우선 찾습니다. 그때 "아줌마! 나중에 은혜 갚겠수~" 라고 했을 때 그 아낙은 "미친놈~ 어느 세월에 인간이 돼 나에게 은혜를 갚겠어? 너나 잘하세요~"라고 했던 아낙을 찾아 천금을 하사하고 정장에게는 백전을 하사하면서 "쨔샤~ 너는 소인이다. 은덕을 베풀다가 도중에 그만 두었지?" 아마도 그때 무척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정장 입장에서는 싹수도 없는 놈에게 언제까지..
2011.09.22 -
회음후 열전 6 - 괴통이 한신을 버립니다.
초나라 항우도 용저를 잃자 겁이 슬슬 나 무섭이라는 자를 보내 제나라 왕이 된 한신을 설득합니다. 예전에야 자기가 데리고 있을 때 일개 군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사람은 같은 사람이나 자리가 사람을 만들지요. 이러면 야자도 못하고 존칭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진나라가 천하를 호령할 때 자위권 때문에 힘을 합쳐 싸웠으나 이제 진나라는 갔습니다. 이제 서로 땅을 사이좋게 나누어 군사를 쉬게 하여야 하는데 귀하의 주군인 유방이 가슴 자랑하려고 군사를 모아 남의 땅을 빼았고 초나라를 자꾸 때립니다. 이는 천하를 모두 삼키겠다는 말인 데 지금까지 유방이 한 짓을 보면 믿을 수 없는 자입니다. 지금은 유방이 한신을 예뻐하는 척 하지만 아닙니다. 제나라 왕 한신이 폼 잡을 수 있는 것은 유방과 항우 두 세력..
2011.09.20 -
회음후 열전 4 - 화장지처럼 술술 풀립니다.
한신은 광무군을 향하여 "저는 북쪽의 연나라, 동쪽의 제나라를 치려고 하는데 가르침을 주시지요?"라며 의견을 구합니다. 그러나 광무군은 "저는 쫄딱 망한 조나라의 패장이우, 패장은 용기도 없고 나라의 존망에 대해 언급해서도 안 됩니다. 저는 단지 포로에 불과한 데 어찌 천기누설을 할 수 있겠수?" 한번 빼보자는 게지요. 그렇다고 바로 답을 주면 천박해 보인다고 수군거리거든요. 한신은 속으로 '따식 빼고 자빠졌네!' 하지만 겉으로는 공손히 또 고사를 들먹이며 청합니다. 사실 의견을 구하는 것은 예를 차리기 위한 것이지 정말 길을 몰라 묻는 게 아닙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속내를 감추고 서로 상대를 알아보는 중이지요. "제가 광무군을 모실 수 있게 된 것은 멍청한 성안군이 공의 계책을 받아들이지 ..
2011.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