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음후 열전 6 - 괴통이 한신을 버립니다.

2011. 9. 20. 08:56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초나라 항우도 용저를 잃자 겁이 슬슬 나 무섭이라는 자를 보내

제나라 왕이 된 한신을 설득합니다.

예전에야 자기가 데리고 있을 때 일개 군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사람은 같은 사람이나 자리가 사람을 만들지요.

이러면 야자도 못하고 존칭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진나라가 천하를 호령할 때 자위권 때문에 힘을 합쳐 싸웠으나 이제 진나라는

갔으니 서로 땅을 사이좋게 나누어 군사를 쉬게 하여야 하는데 귀하의 주군인

유방이 가슴 자랑하려고 군사를 모아 남의 땅을 빼았고 초나라를 자꾸 때립니다.

 

이는 천하를 모두 삼키겠다는 말인 데 지금까지 유방이 한 짓을 보면 믿을 수 없는 자입니다.

지금은 유방이 한신을 예뻐하는 척 하지만 아닙니다.

제나라 왕 한신이 폼 잡을 수 있는 것은 유방과 항우 두 세력이 팽팽하기 때문이고

왕께서 우로 자빠지면 유방 승, 좌로 자빠지면 항우 승이 됩니다.

이 말은 캐스팅보트를 한신이 쥐고 있다는 말이니다.

 

만약 우로 자빠져 유방 승이 되면 그다음은 차례는 왕께서 패 판정을 받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항우와 연고가 있으니 유방을 버리고 항우와 손을 잡으면 천하를 삼등분하여

해피한 왕이 되는데 이런 좋은 기회에 유방을 위해 항우를 치시겠다고요?

지혜로운 분이 하는 꼴이 안타까워 한 마디 올립니다."

그러니 주군을 배신하라. 그렇지 않으면 팽 당한다.

제갈량도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야 서로 안전하고 팽팽하게 유지된다고

천하 3분지계로 유비에게 촉나라를 세울 것을 알렸잖아요. 

 

한신이 답을 할 차례입니다.

"내가 항우를 섬길 때 벼슬은 낭중이고 호위병이었소.

내가 계책을 낼 때 개 같은 계획이라고 놀린 자가 누구요? 

그래서 유방의 품으로 갔고 유방은 나를 상장군으로 임명하고 수많은 군사를 내게 주었소.

옷을 벗어 입혀주었고 음식을 나누어 주었고 내 말을 들어주고 나의 계책을 받아들였소.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오.

그런 내가 등을 돌린다는 일은 있을 수 없으니 대신 항왕에게 전해 주시오."

아직도 예전의 박대에 감정이 남아 있군요?

한신이 최고의 전략가니 뭐니 해도 앞을 보는 눈은 까막눈입니다. 

 

무섭이 돌아 간 뒤 패권의 캐스팅 보트는 한신에게 있음을 눈치챈 괴통이

관상술을 들어 한신의 마음을 움직여 보고자 과이한 계책을 냅니다.

괴통이 누굽니까?

그래도 제법 머리 좀 쓴다는 책사가 아닙니까?

 

"사람의 귀천은 골상에 있고 근심과 즐거움은 얼굴빛에 있으며 성공과 실패는

결단력에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살피면 실패가 없습니다."

 "선생이 보시기에 과인은?"

"주위를 물리시지요?"

"너희들은 물렀거라!"

 

"왕의 관상을 보면 제후의 상에 지나지 않아 위태롭습니다.

그러나 등을 보면 귀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이게 뭔 말인가?

괴통이 계속합니다.

 

"처음에 천하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 그 뜻은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지금은 초나라와 한나라가 다툼에 애꿎은 백성만 죽어 황야는 시체 더미고

부모 자식의 해골은 헤아리기조차 어렵습니다.

초나라는 팽성에서 일어나 멍석을 말 듯 휩쓸어 천하에 위세를 떨쳤습니다.

한나라는 수십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싸우지만 두 나라 모두

지금은 서로 노려만 보는 형세입니다.

 

제가 생각하건데 천하의 성현이 아니고는 이 혼란을 그치게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항우나 유방의 운명은 당신 손안에 있습니다.

왕께서 누구 손을 들어주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래서 저는 어리석은 계책이지만 진심을 다해 왕께 말씀드리고 싶지만

받아들이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이미 우유부단한 한신의 마음을 괴통을 읽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쪼다 한신이라는 말이지요.

지금이라도 고무신 거꾸로 신으면 잘하면 천하통일이요,

못해도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한신은 이제 거의 결론에 다달았다고 생각되어 침 한 번 삼키고 재촉합니다.

"만일 진실로 제 계략을 받아들이신다면 유방과 항우도 해피하고 왕도 즐겁습니다.

한 마디로 기쁨 주고 칭찬 받는 일이지요.

 

이미 왕께서는 덕과 재능으로 똘똘 뭉쳐있으니 "모여라~"만 하면 구름처럼 모이고

천하가 바람처럼 호응할 것입니다.

더하기를 하시고 그리고 다시 땅을 제후들에게 나누기를 하시면

감히 누가 경거망동하겠습니까?

푸 하하하하~ 더하기와 빼기만 잘해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열린답니다.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벌을 받고 때가 되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재앙을 입는다고 했습니다.

왕께서는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천하를 양분하는 방법도 있고 천하가 크니까 3 등분하는 방법도 있다 이 말입니다.

 

한신은 또 머뭇거립니다.

"한나라 왕은 수레에 나를 태워 주었고, 옷을 벗어 주었고, 자신의 음식을 나누어 주었소.

남의 수레를 타는 자는 그의 걱정을 제 몸에 나누어야 하고, 남의 옷은 입은 자는 그의

걱정을 마음에 품어야 하고, 밥을 먹은 자는 그를 위해 죽는다고 했는 데 내가 어찌?"

한신은 자기를 인정하고 알아준 유방의 행동에 진심으로 감복해하는 말이지만,

사실 유방이 한신이 이뻐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필요할 때 적당이 긁어준 것을 혼자만 오해한 짓거리지요.

 

괴통은 답답합니다.

"왕께서는 단지 친하다고 해서 어쩌고저쩌고 하며 옛 고사를 또 들먹입니다.

그러면서 '용맹과 지략으로 군주를 놀라게 한 자는 몸이 위태롭고,

천하에 공로가 으뜸인 자는 상을 받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

왕께서는 용맹과 지략으로 유방을 놀라게 했고 공으로 친다면 제일입니다.

이는 오히려 유방에게는 경계의 대상이고 제거의 우선순위에 있어 위태롭습니다."

그렇습니다.

감탄고토..

달면 삼기고 쓰면 뱉어버리고 토사구팽 한다는 말입니다.

 

우유부단한 한신은 또 결정을 못하고 지금의 순간을 모면하려고만 합니다. 

"그만 하시오. 선생... 나도 생각을 해 보겠소."

며칠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자 괴통은 또 입방아를 놀립니다.

생각해보긴 뭘 생각해 봅니까?

그때 자리만 피하자는 말이었지요.

 

"남을 따라 잡역이나 하는 자는 만승의 권력을 잃게 되고, 쥐꼬리만 한 녹봉에

만족하는 자는 재상이 되지 못합니다.

용맹한 호랑이도 주저하면 벌이 쏘는 것만 못하고, 천리마도 머뭇거리면 늙은 말이

천천히 걷는 것만 못하고, 순 임금이나 요 임금처럼 지혜가 많아도

벙어리가 손짓하는 것만 못합니다.

이는 실행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기회는 기다리는 자에게는 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신은 차마 유방을 배반하기가 어렵고 자신의 공이 크기에

제나라를 빼앗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천하의 한신도 이렇게 바보같이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세상을 바라봅니다.

 

결국 괴통의 말을 듣지 않고 괴통은 한신이 말을 듣지 않자 미친 척하고 무당이 되었습니다.

한신은 죽을 때 괴통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죽습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어버린 게지요.

 

다음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