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3. 07:35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사마천의 사기
한나라 10년, 과연 진희가 모반을 일으켰습니다.
유방이 몸소 그를 토벌하기 위하여 떠날 때 한신은 병을 핑계로 따라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몰래 사람을 진희에게 보내 여기서 돕겠다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한 밤중에 어명이라 속이고 파옥을 하여 죄수와 노비들을 풀어 주고 군사를 일으켜
유방의 부인인 여후와 태자를 습격하기로 준비하며 진희에게 소식이 오기만 기다립니다.
그때 한신의 가신 하나가 죄를 지어 한신이 노하여 그를 죽이려고 합니다.
이에 가신의 동생이 여후에게 한신의 모반 계획을 알립니다.
하늘이 한신을 버리는 순간입니다.
사실 가장 믿을 수 있는 게 가신이지만, 이럴 때는 가장 치명적인 배반을 할 수
있는 것도 가신입니다.
여후는 상국 소하와 상의를 하고 그녀는 폐하에게서 소식이 왔는데 진희가 이미
죽었으니 모든 제후나 신하들은 입조하여 경하하라고 거짓으로 알립니다.
소하도 한신에게 "병중인 줄은 알지만 그래고 입조 하여 축하라도 하시오." 하고 이야기합니다.
진희가 죽었다는 말을 들은 한신은 이미 계획은 틀어져 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아무런 방비도 없이 궁에 들어오자 미리 대기시켜 놓은 병사들에 의해 잡히게 되고
결국 장락궁 종루에서 참수를 당합니다.
한신은 마지막 순간 장탄식을 하며 "후회막급이구나. 괴통의 말을 듣지 않았더니
끝내 아녀자의 속임수에 당하다니.. 이를 어찌 천명이라 아니할 수 있겠느냐?
여후는 물론 한신의 삼족을 멸합니다.
유방은 진희의 모반을 평정하고 돌아와 한신이 참수당한 것을 알고 한편으로
기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시원 섭섭합니다.
사실 한신은 유방에게도 계륵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천하를 유방의 넉넉한 가슴에 품을 때 한신의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한신이 늘 생각이 깊고 전략에 있어 자신보다 한 발 앞서 있어
늘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한신이 죽으면서 뭐라고 하든?"
"괴통의 계책을 쓰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당장 괴통이 잡혀옵니다.
유방이 묻습니다.
"네가 한신에게 모반을 이야기하였느냐?"
"그렇소이다. 제가 일러 주었지만 한신은 그리 하지 않아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만약 한신이 제 말을 들었더라면 폐하께서 한신을 죽일 수도 없었을뿐더러
아마도 짱짱하게 맞장을 뜨고 있을 겁니다."
"이놈을 팽형에 처해 끓는 기름에 튀겨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처럼 만들어 버려라!
밀가루 옷을 제대로 입혀 겉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말이다!"
원통하고 분하도다."
"네가 한신에게 모반의 기술을 가르쳤는데 뭬가 원통하고 분하다고 하느냐?"
괴통이 한참 이야기합니다.
괴통은 세치 혀로 세상을 논했던 설객이잖아요.
"진나라의 기강이 무너지자 산동이 크게 어지러워졌고 성이 다른 자들이
우후죽순 저마다 일어나 영웅호걸이라고하며 까마귀 떼처럼 모여들었다.
진나라가 사슴(천자의 권력)을 잃자 천하의 사람들이 제마다 이를 좇았다.
그리고 재능이 있고 걸음이 잽싼 자(유방)가 그것을 먼저 얻었도다.
도척의 개가 요 임금을 보고 짖는 것은 요 임금이 어질지 못해서가 아니다.
개는 자신의 주인이 아닌 까닭에 짖었을 뿐이다.
그 무렵 오직 나는 한신을 알고 폐하는 알지 못했다.
온 천하에 정예로운 군사와 날카로운 무기로 폐하께서 앉으신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능력이 모자랐을 뿐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모조리 잡아다 삶아 죽이겠느냐?"
이 말을 걸견패요(桀犬吠堯)라고 한다지요?
유방이 듣고 보니 틀린 말이 아니고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괴통을 죽이면 속 좁은 사람이 됩니다.
"그를 놓아주어라."
이렇게 괴통은 혀를 잘 놀려 살아납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만약 한신이 괴통의 말을 들어 천하를 3등분 하였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에는 만약이란 것은 없습니다.
한신을 참수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유방은 순서대로 천하통일에 기여한
인물들을 차례로 죽입니다.
한신이 죽으면 한 이야기...
적국이 사라지고 나면 충신도 멸망한다.
바로 사냥이 끝나니 사냥개를 삶아버린다는 토사구팽이 벌어진 겁니다.
유방을 도와 한나라가 천하 통일의 공을 세운 자들은 대체로 미천한 출신들이 많은데
장량과 소하와 조참 정도만 학문을 접했을 뿐 번쾌는 개백정, 간영은 행상,
주발은 장례식 나팔수, 하후영은 마부 출신이고 노관은 건달 출신입니다.
진나라 말기에 군사를 일으켜 진나라를 멸하고 4년간 항우와의 천하쟁패 과정을 거치며
천하 통일을 이룬 유방이 세운 중국 한족의 시작이라는 한나라의 출신은
유방부터 출신은 그리 뛰어난 사람은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천하를 통일한 후에는 육가의 조언에 따라 유생들을 많이 등용을 하게 되니
말 잔등에서 천하를 얻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육가는 "말을 타고
천하를 얻을 수는 있지만 말 등을 타고 천하를 다스릴 수 없다는 육가의 말이
그에게는 매우 아프게 남았기 때문입니다.
철들었지요?
객관적으로 전력상 항우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유방이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은 비록 두 사람 모두 사람을 형편없이 막 대했지만 유방은 남의 말을
귀담아듣고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 다릅니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한신이 유방의 품에 안겨 힘을 배가시킨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한신은 그렇게 유방의 넉넉한 가슴에 안겨 한평생을 살다가
유방의 마누라에게 죽게 되었습니다.
여후라는 유방의 마누라도 한 인물 했던 여인이었습니다.
끝
'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 사마천의 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국시대의 사공자 2-맹상군 열전 (계명구도(鷄鳴狗盜)) (0) | 2012.08.18 |
---|---|
전국시대의 사공자 1-맹상군 열전 (0) | 2012.08.16 |
회음후 열전 7 - 아! 토사구팽 (0) | 2011.09.22 |
회음후 열전 6 - 괴통이 한신을 버립니다. (0) | 2011.09.20 |
회음후 열전 5 - 한신이 훌쩍 커버렸습니다. (0) | 2011.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