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성유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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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살아있다.
오늘도 어제 이어 업성박물관을 구경합니다. 업성박물관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만들고 있으니까요. 중국의 박물관은 그 크기가 우리의 상상을 늘 넘어섭니다. 이곳은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다고 하며 앞으로 얼마나 더 보완해야 할지도 모른다 합니다. 지금도 이 부근을 빗자루로만 쓸어도 유물이 나온다 합니다. 그러니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박물관인 셈입니다. 동작대 터에서 발굴한 청석이수(螭首)랍니다. 이수라 하면 이두라고도 하고 건축물에서 뿔 없는 용의 모습을 새긴 장식물로 아무 곳이나 만들어 사용할 수 없고 주로 왕궁에서 섬돌로 사용했다 합니다. 그러니 동작대의 급이 다른 건축물과는 비교된다는 말이 아닐까요? 처음에 보았을 때는 뿔이 없어 용인지 모르고 돼지 주둥이인지 알았어요. 라이언 킹에 나왔던..
2013.01.22 -
업성 박물관
오늘은 업성박물관을 다녀온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업성박물관은 사전정보 없이 찾아갑니다. 츠시엔에서 업성유지를 버스로 가다 보면 40여 분 지나 들판 가운데 생뚱맞게 거대한 건물 하나다 보입니다. 그게 바로 업성박물관입니다. 업성유지에서 가는 방법은 어제 설명해 드렸고 우리는 걸어서 찾아갔습니다. 업성유지를 오는 도중 우연히 길가에 세운 간판을 보고 버스 기사에 확인하니 박물관 구경을 할 수 있다고 하기에 무작정 걸어서 찾아갑니다. 아까 버스를 타고 산타이촌까지 오면서 그곳까지 가는 거리도 짐작으로 확인했지요. 이렇게 한적한 중국의 시골 길을 걷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옛날 어린 시절 보았던 신작로 길이네요. 산타이촌에서 큰길을 따라 3km를 나오다 보면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삼거리를 만납니다..
2013.01.21 -
그리고 우리는 업성을 떠나네...
업성유지에는 조조가 왕입니다. 아무래도 조조가 관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이곳에 터를 잡았기에 누가 뭐래도 여기는 조조의 관할구역인데 그런데 여기에 유관장 삼 형제의 동상도 있습니다. 조조는 정문을 통해 들어가면 제일 전면에 동상도 크게 만들어 놓았네요. 위풍당당하게 배도 앞으로 쭉 내밀고요. 그러나 유관장은 수풀 속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왜? 순전히 일기 불순한 가운데 유비, 관우 그리고 장비는 조조의 연회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수풀 구석에서 찬조출연이라도 했나 봅니다. 이거 조서방이 너무 야박한 것 같습니다. 세상의 영웅은 그대와 나뿐이라고 바람 잡을 때는 언제고 지금은 영웅대접이 아니라 유기견 취급을 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너무 박대합니다. 잡초만 무성한 구석에 처박아 놓듯이 내버려둬 버렸습니다. 칼을..
2013.01.19 -
서문표(西門豹) 이야기
잠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벽에 새긴 그림을 구경합니다. 그런데 예전에 읽었던 사마천의 사기에 나왔던 이야기가 새겨진 조각이 있습니다. 이게 누구 신가요? 맞아요~ 사마천의 사기에 출연한 적이 있는 서문표라는 멋진 사내가 아닙니까? 이곳에는 벽에 새긴 부조에 서문표에 대한 이야기가 있네요. 그러면 서문표가 업성에 현령으로 근무했다는 말이 되겠네요. 오늘 삼국지 속의 이야기 중 조조를 만나러 왔다가 또 한 사람을 보너스로 만나는군요. 여행이란 이렇게 우연히 생각하지도 못한 사람을 만나게 되나 봅니다. 오늘은 삼국지를 잠시 떠나 다른 이야기를 들어보렵니다. 위의 사진이 서문표치업(西門豹治邺)이라는 부조입니다. 서문표가 이곳 업(邺)에 현령으로 와 다스렸던 일화를 부조로 나타냈군요. 서문표의 이야기도 재미난 ..
2013.01.17 -
전군동(轉軍洞)에서 희한한 짓을 한 조조.
금봉대(金鳳臺)를 오르내리는 계단 왼쪽에 정체불명의 수상한 동굴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이 전군동(轉軍洞)이라는 토굴이네요. 전군동(轉軍洞)이란 글자 그대로 조조가 군사를 이동시키기 위해 특별히 만든 토굴이랍니다. 조조는 음흉한 성격이 맞나 봅니다. 이번 여행에서 토굴 몇 곳을 보았는데 모두 조조가 판 토굴로 위급할 때 사용하려 했던 모양인데 음흉하기보다는 오히려 장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성이 철저하다고 봐야 하겠네요. 조조는 아주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했던 모양입니다. 적의 공격이 시작되면 성밖에 주둔하고 있던 군사가 몰래 성 안으로 들어오고 또 밤에 야간 기습을 위해 성 밖으로 몰래 군사를 내보내는 역할도 했을 겁니다. 어디 군사만 이동시키기 위한 것일까요? 만약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군수물자도 이..
2013.01.16 -
절묘한 짜깁기, 삼국지
오늘은 이곳 삼대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하렵니다. 앞서서 말씀 드린 대로 삼대는 가운데 동작대가 있고 양쪽으로 금봉대와 빙정대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동작대 양쪽의 두 군데로는 다리로 연결되었다 합니다. 이를 이교(二橋)라 불렀고 조조의 아들 조식은 동작대부(銅雀臺賦)라는 시를 지어 아버지를 기쁘게 한 일이 있지요. 우리는 여기서 아주 대단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삼국지연의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소설이 지닌 허구이나 그 절묘한 연결은 박수를 보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삼국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이 적벽대전을 떠올릴 겁니다. 가장 강력한 세력을 자랑하던 조조가 그 세력이 한풀 꺾였던 사건이었지요. 여기에 작가는 아주 교묘한 짜깁기를 함으로 삼국지라는 이야기를 더 재미나게 하고..
2013.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