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길(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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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몬테 도 고소의 언덕에 서서 산티아고를 바라보니 비가 계속 내리며 잔뜩 흐린 날씨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날씨만 좋았다면 여기 언덕에 서서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질 텐데... 처음 우리 계획은 오늘 여기서 잠을 자고 약 5km 가까이 떨어진 산티아고에는 내일 들어가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함께 걸어온 모든 순례자가 계속 걸어 산티아고로 가네요. 우리도 그냥 산티아고에 들어가렵니다. 다시 한인 민박에 연락해 지금 출발해 들어가겠다고 알리고 다른 순례자와 함께 들어갑니다. 이 시기는 비수기라서 한인 숙소가 여유가 있어 아무 때나 와도 된다고 합니다. 조형물을 세운 언덕 아래 작은 예배당이 보이고 그 안에 들어가 여기까지 무사히 도착한 것에 감사 기도를 드리기도 하고 크레덴시..
2015.02.26 -
까미노의 종착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위의 사진을 보시면 건물 사이로 종탑이 보입니다. 저 종탑이 바로 우리의 까미노 목적지인 산티아고 카테드랄입니다. 이렇게 길게는 한 달을 걸었고 짧게는 일주일을 걸어온 모든 순례자가 이제 마지막 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어디서 출발했든지 모두 바로 저 종탑이 보이는 대성당입니다. 한 달을 걸었든 일주일을 걸었든 순례자는 그 느낌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의 체력이나 역량에 맞게 걸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까미노는 경쟁도 아니고 시합도 아닙니다. 명상의 길이고 느낌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까미노를 걸어오며 혼자 걸어온 사람도 제법 많았지만, 순례자 대부분은 친구, 가족 그리고 부부가 함께 걷습니다. 일행이 함께 제법 긴 시간을 걷는다는 의미는 서로 마음이 맞기 때문일 겁니다. 아무리..
2015.02.25 -
순례자의 길. 현실의 길. 그리고 까미노
요즈음 여행기랍시고 글을 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자꾸 걱정이 앞섭니다. 사진만 주욱 나열하고 내용이 없는 여행기는 성의도 없고 영혼도 없는 것처럼 생각되고... 그렇다고 글을 올리자니 내용이 변변치 못해 읽는 분이 지루해하실 것 같고... 그래서 사진과 글을 함께 올리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네요. 제일 중요한 것은 글을 쓰더라도 정확한 용어 선택부터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제대로 맞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볼 때 가끔 맞춤법조차 제대로 맞지 않게 쓴 글을 볼 때 佳人의 글도 저렇겠지 하는 걱정이 앞서고 그 글이 아무리 훌륭한 내용이라고 할지라도 한글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천박한 글로 비치기 때문이죠. 佳人이 쓴 글이 바로 그런 부류의 글이 아닐까 생각하니 계속 써야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섭니..
2015.02.13 -
별들의 들판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Santiago는 성 야고보의 스페인식 이름, Compostela는 별들의 들판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에 세워져 성 야고보의 유골을 안치한 성당은 예루살렘과 로마에 이어 가톨릭 세계 3대 성지가 되었고, 이때부터 유럽의 각 지역으로부터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를 향한 순례길에 나서게 되었고 덕분에 도시 이름도 별들의 들판의 야고보라는 말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되었다네요. 이때의 산티아고 순례길이 지나던 스페인 북부지역은 이베리아 반도를 거의 점령한 이슬람 세력과 북쪽으로 밀린 원주민인 아스투리아스 등 가톨릭 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곳으로써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 순례길의 탄생과 관련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사실, 이 말이 더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
2015.02.10 -
사리아... 까미노 데 산티아고의 시작
까미노에는 우리가 걸어가야 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방향과 남은 거리까지 알려주는 마일스톤이 있습니다. 휴대전화의 지도를 켜면 GPS로 우리가 있는 지금의 위치까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까미노 길에서는 내가 가야 할 방향과 위치 그리고 남은 거리까지 알려주지만, 살아가는 인생길에서는 아무도 그런 방향과 남은 일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길이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내일 일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오늘 이 순간에도 더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게 살아있는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 중에 제일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이제 까미노의 첫발을 내딛습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는 무슨 마력이 ..
2015.01.29 -
사람들은 왜 까미노에 열광하나?
이제 살라망카를 떠나 오늘부터 당분간 까미노(Camino)를 시작합니다. 우리 부부가 까미노에 도전하는 일은 종교적인 신념이나 어떤 목적을 가지고 도전하는 게 아니고 다만 까미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고 세상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확인차 걸어보려고 합니다. 우리의 이번 여행지가 스페인이기에 언제 다시 또 스페인을 자유여행으로 온다는 보장이 없기에 그러니 이번 기회에 도전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것도 여행 기간 때문에 800km 가까운 까미노 전부를 걸을 수 없고 116km만 걸어가며 까미노에 대한 맛만 보려고 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그냥 힘들게 걷지 말고 이런 길이 스페인에 있다는 것만 알고 가면 되지 않겠느냐고요. 그것은 식당에 가서 메뉴판만 보고 그냥 나오는 일이잖아요...
2015.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