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2015. 2. 26.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산티아고

 

몬테 도 고소의 언덕에 서서 산티아고를 바라보니 비가 계속 내리며 잔뜩 흐린

 날씨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날씨만 좋았다면 여기 언덕에 서서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질 텐데...

처음 우리 계획은 오늘 여기서 잠을 자고 약 5km 가까이 떨어진 산티아고에는 내일

들어가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함께 걸어온 모든 순례자가 계속 걸어 산티아고로 가네요.

 

 

우리도 그냥 산티아고에 들어가렵니다.

다시 한인 민박에 연락해 지금 출발해 들어가겠다고 알리고

다른 순례자와 함께 들어갑니다.

이 시기는 비수기라서 한인 숙소가 여유가 있어 아무 때나 와도 된다고 합니다.

조형물을 세운 언덕 아래 작은 예배당이 보이고 그 안에 들어가 여기까지

무사히 도착한 것에 감사 기도를 드리기도 하고 크레덴시알에 도장도 받네요.

우리도 받고 가야지요?

 

 

앞장선 사람의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를 한 듯...

그들의 당당한 걸음걸이는 마치 승리자의 그 모습입니다.

아닌가요?

무사히 완주함에 무척 경쾌한 걸음걸이입니다.

 

 

만족스럽고 행복한 얼굴입니다.

이곳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고생을 했겠습니까?

발은 물집이 생겨 몇 번이나 터뜨렸을 것이고 반창고로

칭칭 동여매고 걸었을 겁니다.

 

 

시내구간에 접어들자 우리를 카테드랄로 안내하는 노란색 화살표와

조개 모양의 방향표시도 보입니다.

숲 속에서도 마을에서도 늘 우리를 안전하게 인도했던

반가운 표시가 아니겠어요?

 

 

바닥에는 조개를 박아놓아 또 길을 인도합니다.

이렇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순례자를 위한 도시였습니다.

 

 

야고보 상일까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를 바른길로 인도했던 그런 조형물이기에

반가운 모습이죠.

위의 조각상은 야고보가 아니고 돈키호테의 작가인 세르반테스입니다.

스페인의 국민 소설가라는 점에 누구도 의의를 제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 도시에도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옛날 건물이 무척 많습니다.

야고보가 이곳에 전도를 위해 왔을 때 이들은 기독교를 믿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러나 한때 이슬람의 공격에 도시가 파괴되기도 했었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그때 파괴되었다 복구된 카테드랄의 북문입니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교도의 득세를 지켜봤을 겁니다.

산티아고 카테드랄의 정문은 서쪽에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려면 위의 사진처럼 문을 통과해야 서쪽 광장에 도착합니다.

 

 

이제 서쪽 광장에 도착해 카테드랄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공사 중입니다.

가림막에 그려진 모습만으로 만족하라는 말이겠죠?

대단한 성당 건물을 기대했던 우리에게 큰 실망을 주는 순간입니다.

 

 

산티아고 카테드랄은 무척 유명한 성당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입장료를 받지 않습니다.

다른 성당은 이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면 모두 입장료를 받지요.

 

 

먼 길을 걸어온 순례자에게 돈을 받고 입장시킨다면 욕먹을 일이 아니겠어요?

그러나 박물관에 들어갈 때는 5유로 정도를 받습니다.

우리 부부야 잠시 맛만 보려고 걸었지만, 한 달을 걸어온 순례자에게

이 장소란 감동의 장소가 아니겠어요?

광장 바닥에 입맞춤이라도 하고 싶겠지만, 오늘은 비가 내리는 관계로

그런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서쪽 광장을 오브라도이로 광장이라고 부른다네요.

순례자 모두는 이 광장을 통해 성당 안으로 들어갈 겁니다.

지금 사진을 찍은 장소는 바로 성당으로 들어가는 문 앞입니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입니다.

원래 동양권에서는 문은 동쪽이나 남쪽으로 내지요.

서쪽은 어둠이요, 차가움이며 죽음을 의미하잖아요?

그러나 여기는 그런 문화가 아닌가 봅니다.

잠시 비도 피할 겸 카테드랄 안으로 들어가 구경합니다.

입구에 열두 제자로 보이는 석상이 순례를 마친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문 안으로 들어가니 우리를 반기는 이곳의 슈퍼스타인 성 야고보 상입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는 도시를 세상에 알린 홍보대사며 이 도시를 먹여 살리는

경제통이 바로 야고보라고 해도 누가 뭐라지 않을 겁니다.

 

 

아!!!

천장에 매달린 이게 바로 그 유명한 향로입니다.

이곳의 향로미사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요.

이 향로만 보았으면 반은 본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먼 길을 걸어온 순례자를 위해 위의 사진에 보이는 대형 향로에 불을 피워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며 미사를 올린다네요.

 

 

미사는 매일 정오인 12시에 열리는데 그 전날 헌금이 200유로 이상이면 열린다고

하며 미달하면 취소되고요.

아!!! 테스형 성당이 왜 이래~~

그러나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는 헌금과는 관계없이 꼭 열리고요.

너무 세속적인 작은 일에 매달린 모습입니다.

 

 

이제 크레덴시알을 제출하고 완주증을 받아야죠?

그런데 그 완주증을 주는 사무실이 성당 안에 있지 않고 다른 곳입니다.

성당을 나와 두리번거리며 찾는데 아주 예쁜 식당 여자 호객꾼이 다가와

홍보인쇄물을 건네기에 사무소를 물어보니 뒤편으로 가라고 알려줍니다.

 

 

그런데 크헉!!!

완주증을 받으려는 순례자의 대기 줄이 마당을 지나 바깥까지 늘어서 있습니다.

일단, 완주증을 받기 위해 여기서 소중한 시간을 끌 일이 뭐겠어요.

우리는 여기서 2박이나 할 예정인데요.

저녁이나 내일 이른 시각에 오면 순례자도 없을 것이기에 쉽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퇴를 결정하고 나중에 저녁 문 닫을 시간에 다시 와 받으렵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순례자 대부분이 함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이라 반갑게 인사합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는 이렇게 까미노를 걸었습니다.

 

 

우리처럼 사리아부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까미노를 걸으시려고

준비하시는 분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될 만한 자료입니다.

왼쪽부터 마을 이름, 산티아고까지의 남은 거리와 마을마다 이용할 수 있는

알베르게, 현금 인출기, 의료시설, 음식점, 경찰서, 슈퍼마켓, 자전거 수리점,

우체국 그리고 여행자 안내소 등 편의시설을 표시한 자료입니다.

 

 

물론, 정확한 내용은 아니겠지만 대강 그려보면 얼추 맞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보다 더 많은 이용시설이 있고 마을 사이에 노점도 보이고

무인 판매대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겨울에는 까미노를 걷는 사람이 많지 않기에 많은 시설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겠습니다.

기본적이 자료이기에 참고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제 한인 숙소를 찾아야 합니다.

휴대전화의 구글 지도에 주소를 입력하면 위치가 바로 뜨지요.

우리 나이에 별로 활용하지 못했던 기능을 이번 여행에 자꾸 활용합니다.

정말 편리합니다.

산티아고도 佳人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