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기/베이징(北京)(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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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에도 가을이 찾아 왔습니다.
이 마을은 명, 청 시대 양식의 집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민속촌이나 마찬가지 마을이라 할 수 있겠네요. 민속촌으로 만든 마을 대부분은 인위적이지만, 이 마을은 그야말로 자연적인 곳입니다. 당시의 모습에서 전혀 꾸미지 않았기에 이들은 모두 독특한 역사적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기에 이곳은 당시의 살던 모습 그대로 볼 수 있고 거의 완벽하게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그러니 일부러 보여주기 위한 테마파크가 아니라 살아 있는 화석과도 같은 민속마을이 된 곳이라는 말이겠지요. 이 마을은 명나라 영락(永乐) 기간(1403~1424)에 짓기 시작한 곳으로 마을 주민은 산시(山西, 산서)에 살던 사람들이 가뭄이 들자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베이징으로 이주해오다 중간에 이곳에 터를 잡아..
2011.12.26 -
촨디시아춴(爨底下村 : 찬저하촌)이라고 아세요?
10월 15일 여행 5일째 여러분! 혹시 촨디시아춴(爨底下村 : 찬저하촌)이라는 마을을 아십니까? 오늘은 무작정 이야기만 듣고 이 마을을 찾아가보렵니다. 우리 여행이 가끔 이렇게 준비도 없이 찾아가는 곳이 제법 있습니다. 오늘은 베이징에서 멀지 않은 시골의 모습도 구경하려 합니다. 황제처럼 건방진 생각을 씻어버릴 수 있는 배고픈 민초의 삶을 보고 싶습니다. 여행사를 따라오면 엄두도 내지 못할 곳이지만, 자유여행을 오면 이렇게 우리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을 찾아갑니다. 우리 부부의 여행이란 이렇게 쉬어갈 때는 우리 마음대로 쉬어갈 수 있어 좋습니다. 爨 여러분! 지금 위의 문양이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무척 아름다운 문양으로 보이지 않으시나요? 마치 글자를 이용하여 아름답게 문양을 만든 듯 보이지만, 사실..
2011.12.24 -
만리장성도 가을이면 아름답습니다.
아무리 힘들게 만든 장성이라도 가을만 되면 아름답습니다. 여기저기 단풍으로 장성을 예쁘게 단장합니다. 젠장! 가을의 전설처럼 이곳도 가을만 되면 붉게 물드나 봅니다. 장성 위에는 "凹凸凹" 요런 모양의 요철형의 벽돌담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이어져 있습니다. 나라마다 약간은 그 모양이 달라도 성벽이라 함은 대부분 비슷한 형태를 보일 겁니다. 그때는 두려움의 눈을 껌뻑거리며 성벽 밖을 넘겨다 보았겠지만, 지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넘겨다 봅니다. 이곳이 전쟁을 위해 만든 곳이지만, 이렇게 가을만 되면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입니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 무엇 때문에 붉은 피를 흘려야 했을까요? 오늘 가을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이 장성에 올라 걸었습니다. 같은 장성이라도 즐기기 위한 곳이 될 수도 있지만, 아픈 상처..
2011.12.23 -
아~ 만리장성
이 어마어마한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단순한 목적으로 만든 건축물이 바로 만리장성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멋을 부릴 이유도 없고 왜 만들어야 하느냐고 묻고 따질 이유도 없이 밥만 먹고 눈만 비비고 일어나면 장성 쌓는 일이 삶의 의미라고 생각하며 만들었을 겁니다. 처음 장성을 만든 시기가 BC7세기라고 하니 무척 오래전부터 매달린 대공사였나 보네요. 이런 곳을 걸을 때는 휘파람도 불며 걸어보세요. 한결 더 느낌이 좋습니다. 또 누구는 황토 고원에서 만리장성을 바라보면 황룡이 누워 자빠졌다고 말하기도 하고, 동쪽의 산악지대로 와 쳐다보면 청룡이 승천하려고 잠시 자빠져 있는 모습이라고도 하고 산하이관에서 바라보면 하늘로 올라가기 전에 갈증이 나 바닷물을 마시려고 엎드린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렇군요?..
2011.12.22 -
문명과 오랑캐의 기준선은 장성인가요?
누구는 만리장성을 용의 모습이라 합니다. 중국사람은 용보다 용을 더 사랑하는 민족이니까요. 이제 우리 부부는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남쪽 장성을 따라 내려가렵니다. 아까 지도를 보니 계속 내려가면 곰 농장으로 장성이 이어지고 그곳을 통하여 입구로 내려갈 수 있다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단조롭게 올라갔던 길을 내려가는 것보다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도는 방법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만리장성은 국토를 방어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민초를 징용하여 20명을 기본조직으로 반(班)을 만들어 그 반은 약 500m의 성벽을 축조하고 이웃한 두 개의 반은 각각 반대쪽에서부터 500m의 성벽을 만들기 시작해 다시 만나게 되면 그게 1.000m의 성벽이 완성되게 했다는군요. 이렇게 완성되면 일단..
2011.12.21 -
만리장성은 살아있다.
장성을 오르는 길이 마치 하늘을 오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미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기 이전부터 여러 곳에 장성이 있었고 그 장성을 하나로 이어준 사람이 진시황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지금 남아 있는 장성의 대부분은 명대 이후에 건설한 것이라고 합니다. 진시황이 장성을 건설하게 된 이유는 진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은 오랑캐(胡)라는 말을 믿고 만리장성을 쌓았고 훼손되어 없어졌거나 아직 만들지 않은 지역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진나라를 멸망시킨 것은 북방의 오랑캐가 아니라 그가 가장 아낀 막내아들인 후하이(胡亥)였습니다. 이렇게 웃기는 이야기로 만리장성이 시작되었다 해도 되겠습니까? 기왕 알려줄 거면 제대로 콕! 찍어 알려줄 것이지... 진시황만 쪼다가 되고 말았잖아요. 천하를 거덜 낸 것은 胡가 맞기는..
2011.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