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소르 멤논의 거상(The Colossi of Memnon)

2023. 11. 24. 04:00이집트여행

거대한 좌상 두 점이 보이는데 이 좌상은 멤논의 거상(The Colossi of Memnon)이라고 부르는데

멤논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가멤논을 일컫는 말로 왜 이 석상을 그렇게 불렀을까요?

오늘은 멤논의 거상을 구경합니다.

 

룩소르 시내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 보았던 모습으로 룩소르는 이집트에서

가장 많은 유적군이 모여있는 도시로 이런 곳은 며칠 동안 돌아봐야 어느 정도

구경할 수 있으나 패키지여행이란 어쩔 수 없이 하룻만에 끝냅니다.

 

멤논의 거상, 하트셉수트 장제전, 왕비의 계곡, 왕가의 계곡 등이 나일강을 중심으로

죽은 자의 도시라는 네크로폴리스인 서쪽에 있고 아크로폴리스라고 볼 수 있는

동쪽에는 천 년 이상에 걸쳐 만든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 등이 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박물관 등 많은 유적이 룩소르라는 도시와 인근에 무수히 널려 있지만,

우리 일정상 모두 볼 수는 없지요. 

오늘부터 하나씩 제가 구경한 곳을 위주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제일 먼저 구경할 곳은 멤논의 거상입니다.

멤논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과 갚은 연관이 있는 에티오피아 왕이었던 멤논을

말하는데 이 말은 이 거상이 맴논과는 아무 연관도 없고 이곳에 장제전을 만든

아멘호테프 3세의 석상이라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인이 자신들의 신화에 등장했던 트로이 전쟁을 끌어다가 정한 이름으로

이집트는 황당하게도 아무 관계도 없는 멤논의 거상이라는 이름이 생긴 셈이네요.

위의 사진은 영화 트로이에서 아가멤논으로 분장했던 배우 브라이언 콕스입니다.

 

멤논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아멘호테프 3세 (Amenhotep III)의 위풍당당한 모습입니다.

이 조각상은 지금으로부터 3.400여 년 전에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장제전 앞의 지키는 역할을 하는데 아마도 이 좌상 가운데를 통하여 장제전 안으로 들어갔을 겁니다.

 

좌우 양쪽으로 두 개의 같은 모습의 앉아있는 좌상으로 우리나라로 보면 왕릉 앞을 지키는 

문인석이나 무인석 또는 망주석의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시간적으로도 많은 차이가 있음에도 어쩌면 생각하는 것이

이리도 비슷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집트의 대표적인 상징물 오벨리스크 역할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집트 룩소르 나일강 서안에 이집트 18 왕조 파라오 아멘호텝 3세가 건설한 자신의 장제전

(葬祭殿 mortuary temple)의 제1 탑문 앞 입구를 지키던 조각상인데 장제전은 사라지고 장제전 건축물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두 개의 거대한 석상으로 아멘호테프 3세 자신을 묘사한 것이랍니다.

 

이 장제전은 가장 아름다웠다고 하는데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좌상 두 개만 달랑 남았고

그 뒤로 위의 사진 속에 보이는 장제전 터로 지금 발굴 중이라고 하니 안타깝습니다.

이 좌상의 크기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장제전의 규모와 아름다움에서는 아마도

이집트 유적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두 개의 좌상 중 왼쪽에 보이는 좌상은 거대한 바위를 조각한 것이고 오른쪽이 좌상은

여러 개의 바위를 쌓아가며 조각한 것이랍니다.

사진상으로는 크게 보이지 않지만, 높이 20여 m에 발 길이만도 2m에 이른 거대한 석상입니다.

 

왼쪽 석상에는 아멘호테프가 앉아있고 그의 다리 오른쪽 옆으로 보면 훼손이 되었지만,

그의 어머니 무템위아(Mutemwia)가 보이고 다리 왼쪽에는 그의 부인 티에(Tiye)입니다.

티에는 투탕카멘의 할머니며 그녀의 부모는 유야, 투야로 알려졌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부부가 바로 우리가 카이로 박물관에서 보았던 유야, 투야의 모습입니다.

이 가문은 당시 최고의 가문으로 죽은 후 파라오만이 묻힐 수 있는 왕가의 계곡에 파라오가 아닌

일반인으로는 유일하게 무덤이 있다고 하니 당시 이들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했을까 생각되지요?

 

위의 사진도 박물관에서 찍은 것으로 아멘호테프 3세와 같은 크기의 티에의 석상을 보았는데

부인은 파라오의 다리 길이보다도 작게 표현하는 고대 이집트에서는 부부 석상이 같은 높이라는 것이

특이한 일이었는데 이는 그녀의 가문이 이집트 사회에서 어떤 가문이었나를 알려주는 지표가 아닐까요?

 

박물관 석상 사진 중 다리 부부만 확대해 보면 아멘호테프 3세 발 왼쪽과 오른쪽에는 딸이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크기의 석상이라니

아멘호테프 3세의 경우 처갓집의 권세에 눌려 지냈을까요?

 

또 그 석상의 다른 면을 살펴봅니다.

부인 티에가 팔을 뻗어 남편 아멘호테프 3세 허리 뒤를 감싸 안은 모습입니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아마도 아멘호테프가 일찍 죽고 난 후 한동안 티에가 파라오 역할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런 것으로 볼 때 아멘호테프 3세는 6세의 어린 나이에 파라오에 등극해 36년간이나

이집트를 다스렸으나 초기에는 나이 때문에 대신들에게 섭정을 받으며 자랐는데 재위 2년에

티에와 결혼함으로 당시 가장 큰 세력을 지닌 가문의 후광을 얻었지 싶습니다.

정말 장인의 도움으로 나라를 다스렸으니 아무래도 처갓집 눈치는 많이 보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