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루스 신전 또 다른 에피소드

2023. 11. 10. 03:00이집트여행

에드푸 호루스 신전의 외벽의 모습입니다.

장대한 외벽을 수많은 신화 속의 신들이 등장하고 신들을 깍듯하게 모시는 파라오의 모습으로 장식했습니다.

이렇게 이집트인이 아니면서 이집트인보다도 더 깍듯하게 이집트 신들을 모셨답니다.

 

이런 이유로 이민족임에도 불구하고 프톨레마이오스 가문은 300여 년간이나 이집트에 머물며

파라오 행세를 하며 지냈나 봅니다.

현지화 전략이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보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호루스 신전에서 보았던 다양한 부조를 살펴보며 신전의 마지막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위의 사진 속에 보이는 이집트 신성문자라는 히에로글리프는 숫자를 의하는 글자라네요.

왼편부터 사람이 손을 들고 있는 모습은 백만 단위, 동물 모양은 십만, 막대기는 만, 화살표는 천, 백,

이어서 십이라는 숫자로 여기서는 연도를 표기한 것이라고 하네요.

 

파라오 프톨레미를 따라 신에게 바칠 공물을 들고 가는 모습입니다.

이 여인들은 머리에 아무런 관도 쓰지 않은 평범한 모습에 얼굴도 인간의 모습이기에

하인으로 본다고 하며 가운데는 여인이기에 한쪽 가슴을 표시했으며 배꼽도 도드라지게 새겼네요.

 

여성은 긴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이고 앞뒤에 보이는 두 명의 하인은 남성으로 반바지 차림에

턱에 수염이 보이고 가슴이 없습니다.

또 머리 모양도 남성과 여성이 다르게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위의 사진에서는 머리에 쓴 관을 보면 이집트의 대표적인 식물인 파피루스 줄기로 보입니다.

번영을 상징하는 파피루스는 지중해 연안에 자리 잡았던 하이집트의 상징이라지요.

신에게 바칠 공물과 향유를 담은 병을 들고 신에게 나아가는 모습입니다.

 

이번에 보는 사진은 호루스 가족사진입니다.

제일 왼편에 호루스 신이 보이고 그 앞에 그의 부인 하토르 여신입니다.

가운데 오시리스 흉내를 내고 있는 부조는 오시리스 손자이며 호루스의 유일한 아들인 이히(Ihy)이며

제일 오른편에 파라오 프톨레미가 성수를 부으며 축원하는 모습입니다.

 

성수 물줄기가 약하다고 혼이라도 났나요?

이번에는 1타 4매 전법으로 나옵니다.

역시 신에게 바치는 것은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신성한 의미를 담고 있는 태양선을 사제들이 어깨에 메고 운반하는 모습입니다.

이는 나일강이 홍수가 들면 풍년이 들기에 축제를 벌였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생각되네요.

이 축제는 나중에 방문할 룩소르 지역에서는 대규모로 열렸다고 하네요.

 

이런 행진을 오페트 축제라고 부르는데 풍년이 들면 수확이 늘어 민초는 행복하고

파라오는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으니 윈윈인 셈이겠지요?

 

오페트 축제는 고대 이집트에서는 최대의 명절이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룩소르 지역으로 가면 그곳에서 오페트 축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렵니다.

 

그래서 이곳 신전에도 위의 사진에 보듯이 나일강의 수위를 측정하는 나일로미터를 설치해

늘 나일강의 수위를 조사했다고 합니다.

나일로미터는 나일강 가까운 곳에 건축한 부분의 신전에 기본으로 설치한 시설이 아닐까요?

 

나일로미터는 과학입니다.

고대 이집트는 이렇게 나일로미터를 설치해 농사도 과학적으로 지었나 봅니다.

한 해 농사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일은 지금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말입니다.

그러니 나일 문명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하고 인정받는 게 아닐까요?

 

신전 내부 벽은 신과 파라오에 관한 내용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듯이 히에로글리프라는 상형문자를 깨알같이 새겨 넣었습니다.

히에로글리프를 해독하고 난 후 이 모든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하지 않나요?

 

신전 내부는 벽은 물론, 기둥에 천장까지도 빈틈없이 신과 파라오 그리고 이들의 삶도 엿볼 수 있도록

빽빽하게 채워 잠시라도 쉴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봉양 의식이나 봉양 때 어떤 것을 올리는 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곳은 필히 미리 공부를 하고 가야만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지 싶습니다.

비싼 내 돈 내고 멀리까지 갔는데 그냥 벽만 쳐다보고 온다면 너무 억울하지 싶습니다.

저는 원가 생각이 나서 속이 상할 것 같습니다.

 

벽에 새긴 신의 모습 중 특히 오시리스는 특별히 우리의 눈길을 끌지요.

앉아있는 오시리스와 서 있는 오시리스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섰을 때의 오시리스는 남성만의 자존심만 세우기에는...

 

이제 에드푸에 있는 호루스 신전을 모두 마치고 다음 여행지로 이동합니다.

탑문 앞에 두 마리의 매인 호루스 신이 우리에게 잘 가라고 인사차 대기 중입니다.

왼쪽 매의 다리 사이에 클레오파트라 7세와 로마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아들이며

마지막 파라오였던 프톨레미 15세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새벽부터 새벽밥을 먹고 총알 마치를 타고 정신없이 에드푸의 호루스 신전 구경을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버스를 이용해 다음 여행지인 룩소르로 향합니다.

우리를 태우고 왔던 크루즈는 이미 룩소르를 향해 출발해 그곳에서 저녁에 만날 것입니다.

오늘 하루의 일정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쉬지 않고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한국인은

이런 전쟁 같은 일정을 아무 불평 없이 거뜬하게 소화하는 위대한 민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