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루스 신전 앞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 들...

2023. 9. 15. 03:00이집트여행

드디어 혼잡을 뚫고 들어와 호루스를 모신 에드푸 신전 앞에 섰습니다.

역시 탑문에 새긴 부조는 필레 신전에서 보았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마도 신전 입구에 위압적인 탑문을 세우는 형태는 이집트 신전의 기본적인 모델이 아닐까요?

높이가 36m 폭은 76m나 되는 거대한 정면 파사드입니다.

 

먼저 탑문으로 들어서기 전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많이 부서진 초라한 건물 하나가 있네요.

이 건물은 맘미시라는 건물로 우리가 필레 신전에서 보았던 맘미시와 같은 목적의 건물이라네요.

맘미시는 호루스 신전 외부에 있기에 많이 훼손된 듯합니다.

 

맘미시란 고대 이집트에서 여러 신의 결혼과 탄생의 모습을 새긴 탄생전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위의 사진에 보듯이 여신이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호루스의 아들인 하르솜투스(Harsomtus)이히(Ihy)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집트 신이란 이렇게 우리 인간의 모습을 했기에 더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가운데 여신은 하토르 여신으로 젖을 물고 있는 어린 아이는 

하르솜투스(Harsomtus)로 하토루와 호루스 사이네 태어난 아리라지요?

 

42 명의 부조를 새긴 탑문 상단의 모습입니다.

이 신전을 건축한 파라오가 자신이 호루스 신이나 이시스 여신 등 여러 신에게 예물을 봉헌하는 모습으로

양쪽을 비숫하게 새겼는데 신은 의자에 앉은 모습이고 파라오는 신 앞에 공손하게 서 있는 자세로 그렸네요.

 

이번에는 탑문 아래를 보겠습니다.

신전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고 그 위로는 날개를 활짤 편 둥근 태양과 코브라 두 마리가

감싸고 있는데 보통 태양신 라의 눈이라고도 하지만, 여기서는 Horus of behdet라고 하더라고요.

 

그림으로 나타내면 이런 형태겠지요.

에드푸의 옛 지명이 behdet였으니 에드푸의 호루스라고 해야겠지요.

호루스 신을 에드푸를 지켜주는 수호천사로 모신다는 의미일까요?

 

이번에는 탑문 아래를 보면 탑문에 새긴 부조 중 가장 크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부조는 위의 사진에 양쪽으로 보이는 장면으로 포로에게 곤봉을 휘두르는 용맹을 상징하는

파라오의 모습인데 곤봉을 손에 든 파라오의 부조는 우리 눈에도 익숙한 모습 아닌가요?

 

파일론이라는 탑문은 신전으로 들어가는 대문의 역할을 하는데 그 벽면에는 이 신전을 만든

파라오 자신의 모습과 이 신전을 봉헌하기 위한 신의 모습을 새겨두게 되는데

이렇게 가장 대표적인 부조를 새겨두었습니다.

 

곤봉을 휘두르는 사람은 프톨레미 7세이고 그 앞에 서서 응원과 격려의 의미로 성물을 건네는 신은

이 신전의 건설 목적인 그 유명한 호루스 신이며 그 뒤에 서서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신은 호루스의

부인인 하토르 여신으로 하토르의 모습은 이들보다는 약간 작게 그렸네요.

 

이집트 신전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탑문의 부조로 이미 우리는 필레 신전에서도 보았던 모습으로

그곳과 다른 점은 이 신전을 지어 호루스에게 바친  파라오 프톨레미 7세의 모습으로 탑문의 부조는

파라오만 바뀌었을 뿐인데 우리 같은 사람은 그게 프톨레미 7세인지 12세인지, 람세스 2세인지

알 수 없는데 여기는 한 술 더 떠 곤봉을 쥔 손 위에 호루스를 상징하는 매 한 마리까지 올렸네요.

 

오늘도 이곳에서 열일하며 곤봉을 들고 잔뜩 폼을 잡고 있는 프톨레미 7세 앞에 있는 호루스 신이

성물을 건네며 "오늘 우리 프톨레미 7세 하고 싶은 것 모두 해!!!"라고 하는 듯합니다.

성물이 제갈공명의 비단 주머니 정도는 되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필레 신전 탑문으로 무능한 군주였다는 프톨레미 12세도 이렇게 곤봉을 휘둘렀는데...

이런 부조가 좋은 것은 알아서 선조가 지은 신전을 계속 이어 지으면서 후대 파라오는

이렇게 자기의 모습을 슬쩍 새겨두었다고 합니다.

 

적을 제압하는 모습은 이곳이나 저곳이나 다르지 않지요?

먼저 아부심벨에서 보았던 장면이 오버랩됩니다.

그곳에서는 오시리스 신이나 호루스 신이 적의 머리를 내려치는 람세스 2세에게 칼을 건네며

"오늘 우리 람세스 2세 하고 싶은 것 모두 해!!!"라며 칼을 건네었지요.

 

그러나 곤봉을 휘두르는 모습의 파라오 중 가장 역동적이고 모두가 인정을 해 줄 파라오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아부심벨 신전 안에서 보았던 람세스 2세의 모습이 아닐까요?

수많은 파라오 중 가장 파라오 다운 왕 중 왕이라는 람세스 2세의 모습이

곤봉의 제왕답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도 호루스 신전의 탑문 또한 2천 년도 더 넘는 오래 전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지금까지도 남아있었다고 하니 인정은 해주어야 하지 싶기는 합니다.

지금 우리는 2천 년 전에 만든 탑문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온전한 모습으로 남은 이유 중 하나가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바로 모래에 쌓여 오래도록

사람의 손때를 타지 않고 방치된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하니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손을 타면 훼손되기도 하고 반대로 오래도록 보존되기도 하니 말입니다.

 

호루스 신전은 기원전 237년 프톨레마이오스 3세가 처음으로 이곳에 착공한 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에 여러 왕을 거쳐 약 300여 년간 이어져 기원전 57년에 현재 모습으로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오랫동안 모래 속에 묻혀 있던 것을 1798년 이집트, 시리아 원정에 참여한 프랑스 원정대가

발견함으로 유럽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 신전 외벽을 견고하게 쌓았기에 훼손을 막은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하네요.

위의 사진에서 예전에 쌓았던 외벽의 모습을 볼 수 있네요.

마치 성벽처럼 견고하게 쌓았습니다.

 

이후 20세기초에 프랑스 고고학회가 발굴하여 수복하였다지요.

탑문, 주벽 등의 구조는 물론, 부조 등의 장식도 거의 완전한 형태로 발굴되어 이집트의 많은 신전 중

처음 이집트 파라오가 신전을 지었을 당시의 신전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호루스 신전은 위의 사진에 보듯이 먼저 구경하고 온 필레 신전과는 달리 탑문 앞에 거대한 기둥의 숲인

대열주가 없고 바로 깔끔하게 탑문부터 나옵니다.

대열주는 탑문을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가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필레 신전의 모습으로 탑문 앞에 대열주가 가지런히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탑문을 통과해 안뜰로 들어가면 또 하나의 탑문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차이는 시기적으로 호루스 신전은

기원전 237년에 지었고 필레 신전은 훨씬 이른 시기인 기원전 664년에 처음 지었으나 후일 기원전 305년에

이집트를 정복한 이민족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집트 신들을 받아들이며

신전을 증축하며 생긴 현상이라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에드푸 호루스 신전은 이집트에서도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신전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 신전이

중요한 이유가 이집트를 통치했던 파라오에게는 자신의 분신인 호루스를 모신 곳이고

파라오에 등극하려면 호루스의 점지를 받아야 하기에 역대 많은 파라오는 자신의 존재이유를

알려주는 신전이기에 소중하게 이 신전을 관리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