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핑크스가 모래 속에서 꺼내달랬다고요?

2023. 3. 17. 04:00이집트여행

해가 뜨는 동쪽을 향해 다소곳이 앉아있는 스핑크스를 보고 있습니다.

스핑크스는 지금 이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며 수천 년 동안 지겨울 정도로

인간이 사는 세상인 동쪽으로부터 해가 뜨는 장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동양 사상에서도 동쪽은 현 세상이고 서쪽은 사후 세계를 의미한다고 한다고 하지요.

아울러 동쪽은 아침이며 서쪽은 저녁이고,  동쪽은 따뜻함이며 서쪽은 차가움입니다.

동쪽은 봄인데 반하여 서쪽은 가을이며, 동쪽은 삶인데 서쪽은 죽음을 의미하지요.

또 동쪽은 시작인데 서쪽은 끝이며, 동쪽은 밝음인데 서쪽은 어두움입니다.

 

그런데 이곳 이집트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나 봅니다.

태양신을 모신다는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겠어요?

이집트는 나일강을 중심으로 동쪽은 살아있는 세상이고 서쪽은 죽은 자의 땅이라는 네크로폴리스지요.

그렇기에 모든 피라미드나 무덤은 나일강을 중심으로 서쪽에 있습니다.

 

이곳은 파라오의 무덤이라는 피라미드가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왜 피라미드는 동쪽을 향해 앉아있을까요?

이것은 분명 태양신을 모시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철학이 아니겠어요?

즉, 죽은 후에는 파라오는 태양선이라는 하늘의 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신의 반열에 올라 영생을 누린다는 내세관 말입니다.

 

그렇기에 이곳에 해 뜨는 동쪽을 바라보는 스핑크스를 만들지 않았을까요?

해가 서쪽으로 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들은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기에 나일강 서쪽에

피라미드를 포함해 모든 파라오의 무덤을 만들어 네크로폴리스를 건설했을 겁니다.

 

다음날 동쪽으로 다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부활한다고 믿었기에 생활 근거지는 나일강 동쪽에

아크로폴리스를 만들어 살다 죽은 후에는 미라를 만들고 태양선이라는 배를 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가 

신들과 함께 영생을 누리는 의미로 현세는 잠시 왔다가 가는 짧은 시간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히 산다는

그런 믿음이 강했던 민족이 분명하지 싶습니다.

 

스핑크스는 기원전 1400년 경(정확하지는 않지만)에 만든 돌조각으로 전체의 길이 약 73 m, 높이 약 21 m, 

얼굴 너비 약 4m나 되는 얼굴은 사람의  모습이나 실은 신을 형상화하지 않았을까요?

카프레 피라미드 앞에 있는 웅장한 것으로, 그 얼굴은 파라오 자신의 초상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또 이 스핑크스는 ‘지평선상의 매’를 나타내는, 태양신의 상징이라고 한다지요.

 

이 스핑크스는 원래 이 자리에 있던 작은 석회석 산을 깎아 만든 조각상이라고 하네요.

파라오 석상에서 보듯이 턱에 수염모양으로 길게 붙어있었다는데 떨어지고 코도 망가지고...

또한 채색도 되었다는데 이 또한 세월이 흐르며 모두 사라졌다고 하네요.

 

처음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정말 멋진 조각상이 아니었을까요?

몸통은 사자인데 고대 이집트의 신화에 등장하는 신수(神獸)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해태나 봉황 등과 같은 의미지 싶고요.

 

특히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용이나 봉황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재미있는 것은 이집트의 벽화나 조각에 보이는 신들은 인간의 몸에 동물의 얼굴을 하는데

스핑크스는 반대로 동물의 몸에 인간의 얼굴을 한 모습이네요.

그러니 이곳의 신들은 그때그때마다 다르다고도 보이네요.

 

스핑크스는 한때 모래 속에 묻혀있었다는 데 여기에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고 합니다.

투트모세 4세가 꿈속에서 스핑크스를 보았을 무렵, 스핑크스는 모래로 뒤덮여 있었다네요.

꿈은 그에게 피라미드를 복원한다면 이집트의 왕위를 안겨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하지요.

기원전 1400년 전에 그는 이 말에 따랐고, 파라오가 되었다고 합니다.

 

기록에 의하면 당시 투트모세 4세는 왕자 시절 사냥을 하던 중 모래 둔덕 위에서 잠이 들었다네요.

그런데 꿈속에서 스핑크스가 나오더니, "내가 놓여 있는 사막의 모래가 나를 덮었도다.

나를 모래 속에서 꺼내준다면 너에게 왕위를 주겠다."라고 제안했고

투트모세 4세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인부들을 시켜 스핑크스 위에 두텁게 쌓여있던 모래들을

모두 치워주었고, 결과적으로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하지요.

 

투트모세 4세는 파라오가 된 이후 스핑크스를 기리는 의미에서 그 일화를 새긴 비석을

스핑크스의 앞발 사이에 세워놓았고 이를 '꿈의 비석'이라 하여 아직까지도 남아있습니다.

학자들은 이 비석에 새겨진 내용이 아마도 그의 왕위계승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고

본다는데 위의 사진에서 스핑크스의 앞 발사이에 석비 하나가 서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꿈의 비석으로 기원전 1400년경 투트모세 4세가 석비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지요.

이 꿈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투트모세 4세는 자신이 파라오에 등극하는 것은

신의 계시였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리려는 목적일 수도 있지 않겠어요?

신과 거래까지 할 수 있는 능력과 신의 점지를 받았다는 과시 말입니다.

 

그는 장자세습의 원칙이 있는 고대 이집트에서 장자가 아니었으며 일종의 쿠데타에 의해

파라오가 되었던 인물이기에 이런 작업이 필수였지 싶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거대한 기념비적인 조각상 중 하나인 거대 스핑크스를

아랍인들은 이를 '아부 알 홀'(공포의 아버지)이라 불렀다고 전해옵니다.

 

그리스 테베의 스핑크스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맞추지 못하면

죽였다고 하는데 여기 스핑크스는 관대한가요?

그리스인들은 인간의 얼굴과 사자의 몸통을 지닌 고대 이집트 신화 속의 피조물을 스핑크스라 불렀다네요.

이집트 신앙 속의 스핑크스는 문턱과 신전을 호위하는 존재로 왕권과 태양신과 동일시되었다고 하고요.

 

그리스식 이름은 '목 졸라 죽이다'라는 의미의 동사에서 파생되었으며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데,

테베의 여자 스핑크스가 자신이 내는 수수께끼의 답을 맞히지 못하는 이들을

꼬리로 목 졸라 죽였기 때문에 무서운 존재로 각인되었지 싶습니다.

"처음에는 네 발로, 다음에는 두 발로, 그다음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오이디푸스가 '인간'이라는 정답을 맞히자, 스핑크스는 자살했다고 하지요.

 

스핑크스는 카프레의 피라미드를 건축했던 사람들이 남기고 간 한 덩어리의 석회암에

조각되었던 듯하지만, 카프레의 아버지인 쿠푸가 스핑크스를 지었다거나 피라미드보다도 더 전에

건축되었다는 설도 있기에 그 진위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스핑크스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처럼 인간의 머리를 한 안드로스핑크스, 호루스처럼 매의 머리를 한 히에라코스핑크스

그리고 양의 머리를 한 카르나크 신전으로 들어가는 서문 입구의 크리오스핑크스라고 하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스핑크스는 1380년 광신적인 무슬림 지도자에 의해 크게 손상되었으며,

이후 군사들의 사격 연습 과녁으로도 사용되었다고도 전해옵니다.

전설에 의하면 스핑크스의 몸체 안에는 비밀 통로가 있다고 하며,

고고학자들은 그 안에서 아무 곳으로도 통하지 않는 세 개의 터널을 발견했다고 하고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스핑크스의 얼굴에는 코가 없는데,

이것이 고의적으로 파괴되었는지 아니면 세월과 날씨에 의해 풍화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