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첫 일정은 역시 피라미드.

2023. 3. 10. 04:00이집트여행

드디어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보았던 피라미드 앞에 섰습니다.

이집트 여행의 시작은 우리 일정상 기자지구에 있는 피라미드를 보는 일로부터 시작하는데

박물관은 오전 9시에 열고 피라미드는 7시 30분(더 이른 시각)부터 입장할 수 있기에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오전 중 보고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에 박물관 구경을 합니다.

 

어쩌면 스핑크스와 피라미드가 이집트 여행의 끝판왕인데 제일 먼저 보니 나머지가 시들할 수 있겠네요.

새벽 5시에 공항에 도착하여 6시경 버스에 올랐는데도 한참을 기다립니다.

이집트에서는 어디를 가나 경찰관의 확인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너무 이른 시각이라 우리 일행은 새벽부터 카이로에서는 사실은 갈 곳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오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그리고 카이로 고고학 박물관 일정을 마치면 숙소로 가는 게 아니라

밤 8시 30분에 열차를 타고 13시간 이상 밤새도록 달려 820km 떨어진 아스완까지 가는 일입니다.

출발해서부터 열차에 올라 열차침대에 허리를 누이기까지 거의 45시간이나 걸렸으니...

 

역시 한국인의 패키지여행은 마치 극한 체험을 하듯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쉴 새 없이

움직이지만, 이른 아침에 허둥지둥 서두르며 시작하는 것보다는 아무도 없는 공항 안에서

짐도 정리하고(내일 낮에 크루즈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캐리어 가방을 열 수 있는 곳과

시간이 별로 없기에) 세수도 하며 한숨 돌리는 일이 오히려 좋습니다.

 

새벽에 도착한 비행기에는 우리 여행사만이 아니고 다를 여행사 한국팀이 두 팀이나 더 있는데

이 팀들도 모두 구석에 모여 캐리어의 짐을 정리하는데 모객회사는 달라도 일정이 거의 같기에

이동하며 만나고 나중에 귀국 시 비행기도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옵니다.

 

7시가 거의 다 되어 이제 공항을 빠져나와 피라미드가 있는 기자지구로 갑니다.

이동하며 보이는 주변 풍경이 우리와는 달라 낯선 풍경이지요?

대부분의 집이 공사를 하다가 멈춤 상태인데 그 이유는 집이 완공되면 세금이 부과되기에

완공하지 않고 그냥 살아가다가 자식이 장가가면 그 위로 또 한 층 올리고 또 미완성의 상태로...

 

한 30분 이상을 달리다 보니 펜스 너머로 드디어 피라미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그 먼 거리를 힘들게 찾아왔나 봅니다.

그런데 바로 들어가지 않고 기자지구를 거의 한 바퀴를 돌다시피 하여 입구 매표소로 갑니다.

위의 사진에서 제일 오른쪽에 보이는 피라미드가 쿠푸왕 무덤으로 규모가 가장 큰 곳이지요.

 

우리도 같은 곳에서 바라보고 있지만, 감탄사 외에는 적당히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으며

지금 이것은 기원전 2.780여 년 전에 만들었다고 하니 지금으로부터 4.800여 년 전에 만든

건축물로 현대적인 건물로 따진다면 45층 이상 높이이기에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의

놀라운 광경을 보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 중 피라미드보다 높은 건물은 1.280년에 세워진 영국의 링컨 대성당이라고

하니 3천 년 동안이나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우뚝 솟아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링컨 대성당은 첨탑은 나무로 만들었기에 수차례 부서졌기도 했으니 피라미드가

얼마나 대단한 건축물인가를 알 수 있네요.

 

5천 여 년간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서있고 앞으로도 5천 년 이상을 이곳에 서있을 겁니다.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피라미드는 파라오와 함께 그리고 이집트 신들과 함께 영원하지 싶습니다.

 

이집트 전역에 피라미드가 약 70개 정도 있다고 하는데 기자지구에는 거대한 피라미드가

세 개가 있고 그중에도 위의 사진에 보이는 쿠푸왕 피라미드는 피라미드 중 규모가

가장 큰 피라미드이기에 대피라미드라고도 부르는데 높이가 원래는 146.7m였으나

정상 부근이 훼손되어 지금은 137m라고 합니다.

 

쿠푸왕이 통치했던 시기는 이집트 역사상 대단히 평화로웠던 시대라고 합니다.

사실 사회가 평화롭지 않으면 이런 대역사를 할 수 없었을 겁니다.

또한 파라오는 신의 반열에 올라 신격화되었고 막강한 중앙집권제 형성했기에

이런 대규모 공사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큰 공사를 함에 우리는 동원된 인부가 노예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노예를 동원한 것이 아니라 노동의 대가인 임금을 받았던 평범한 민초였다고 합니다.

정말 의외의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 그들은 주로 밀과 보리를 경작했다고 하니 그때의 급여는 밀가루나 맥주,

양파 등이었다고 하며 고대 유적 중 대규모 맥주 양조장터도 발견되었으니 삶의 수준이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이었지 싶습니다.

아마도 중세의 유럽인보다도 삶의 질이 나았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심지어는 임금이 밀리자 파업을 벌였으며 그 결과 바로 임금이 지불되었다는...

이런 파업을 했다는 사실도 기록으로 남아있다고 하며 그기록에 임금체불이

해결되지 않으면 피라미드를 도굴하겠다는 이야기도 있다네요.

피라미드 건설현장에 나온 인부들에게도 고기 등 양질의 음식이 제공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나일강 연안에 살았기에 수시로 물고기를 잡아 영양보충을 충분히 했을 겁니다.

 

위의 사진은 석판에 쓴 글로 인부가 작업장에 결근했을 때 그 사유를 쓴 글이라고 합니다.

결근 사유는 다양했을 겁니다.

아마도 지금 우리가 결근을 하고 난 후 제출하는 결근계와는 비슷한 사유도 많지 않았을까요?

 

이집트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지역은 나일강 연안의 5% 지역이고 나머지 95%는 사막으로

이집트 나일문명은 나일강의 상황에 따라 살아갔던 문화입니다.

당시는 매년 상류로부터 일어나는 홍수로 인해 나일강 주변은 범람기가 있어 농사를 지울 수

없었다는 게 바로 피라미드를 지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네요.

 

아스완댐이 완공되기 전에는 매년 나일강은 범람을 했고 이런 지역적인 특성으로 많은 사람이

그야말로 범람기에 약 3개월 동안은 농사를 지을 수 없었기에 민초가 먹고 살아갈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파라오는 공사를 했다고 하니 이집트 판 뉴딜공사라고 해도 될까요?

쿠푸왕은 진정 이집트 민초의 경제적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나 봅니다.

 

경사각은 51.5도이며 아래 면 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가 230.34m로 20년 동안

10만여 명의 인부가 동원되어 건설했다는데 건설 도중 죽은 자만도 2만 명이었다고 하네요.

피라미드가 지금까지 이렇게 굳건히 버티는 이유 중 하나가 바닥이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지 싶더라고요.

 

쿠푸왕 이 전에도 많은 파라오가 피라미드를 건설했으나 규모도 작고 공사 기술도 부족해

공사 도중 허물어지기도 했다고 하며 쿠푸왕 피라미드 이후에 만들었던 피라미드는 규모는

달라도 경사각이나 규격은 같다고 하니 대피라미드가 가장 완성도가 높았고

피라미드의 교과서와도 같은 형태가 아니었을까요?

 

쿠푸왕의 대피라미드의 입구는 위의 사진에 보듯이 두 곳이 보입니다.

위쪽의 입구가 정식으로 만든 입구인데 지금은 폐쇄되고 들어갈 수 없고요.

물론, 입구도 사진처럼 안에 들어가 있어 처음에는 외부로 노출되지 않고 덮인 상태였을 겁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입구는 아래 보이는 개구멍 같은 입구입니다.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피라미드 단지 전체를 구경하는

것은 240 이집트 파운드(우리 돈 환율 42원)인데 내부 입장료는 440파운드로 더 비쌉니다.

 

아래 입구는 도굴꾼이 만들었다는 설도 있는데 사실은 9세기 이슬람 아바스 왕조의 칼리프였던

알 마문이 피라미드 안에는 엄청난 보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새로운 입구를 뚫을 것을 명령해

1.200여 년 전에 만든 입구라고 하며 당시에 내부로 들어갔을 때 보물은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당시에 내부로 들어가 확인했을 때 도굴된 흔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묘실 안에는 쿠푸왕의 미라나 그외 어떤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우리가 기자의 대피라미드를 일컬어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유일하게 남은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그러나 이 말은 고대 그리스 시인인 안티파트로스가 기록했다는 당대 신기한 건축물

7개의 리스트를 모아서 만든 말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불가사의라는 말로 사용한 것이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지며 우리도

7대 불가사의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정확한 표기는 세상의 7개의 경이로운 것

(Seven Wonders of the World)이라고 해야 한다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나머지는 6개는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론의 공중정원, 올림푸스의 제우스상,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신전,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로스 영묘, 로도스의 거상,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알렉산드리아의 등대랍니다.

이번 여행 말미에 찾아볼 알렉산드리아의 등대는 파로스 등대라고도 한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