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슈타트, 그곳은 하얀 황금의 마을

2021. 10. 18. 03:33독일·오스트리아 2018/할슈타트

 

그 호수에는 위의 사진처럼 아주 우아한 백조가 제법 많이 살고 있답니다.

그러면 여기는 백조의 호수란 말입니까?

백조는 고상한 동물로 우리에게 알려졌지만, 실제 저 호수에 사는 백조는

아주 사납게 사람에 대들더군요.

손에 빵이라도 들고 있으면 사람이 건네줄 때를 기다리지 않고

뭍으로 올라와 부리로 마구 쪼아요.

 

 

그런데 슈베르트는 이곳에 왔다가 백조라는 곡이나 짓지 왜 송어라는 곡을 지었나 몰라요.

슈베르트가 송어라는 곡을 작곡한 이유나 들어보고 갈까요?

그때 슈베르트가 이 호수를 걷고 있을 때 한 낚시꾼이 낚싯대를 드리어도 물이 너무 맑아

고기가 통 물지 않자 화가 난 낚시꾼이 물 위를 일부러 더럽게 흐리게 하니

송어가 낚싯대에 걸리더랍니다.

 

 

슈베르트는 그 모습을 보고 송어가 불쌍해 송어라는 곡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나 원 참!!!

송어가 기가 막혀~

 

 

요즈음 이 호수에는 함부로 낚시하지 못하지요.

허가제이고 허가를 받아도 한 사람이 잡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미 유럽은 낚시에도 이런 제도를 도입했네요.

 

 

25년 전에도 낚시하는 사람을 만나 허가증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때일 겁니다.

그런데 이 할슈타트의 유명 요리가 송어요리라는 것.

예전에 왔을 때도 먹어보았지만, 우리나라 매운탕 같은 얼큰한 맛도

나지 않은 튀긴 송어라 별로였습니다.

 

 

마을은 작으나 할슈타트는 그러나 그 명성은 천하에 오르내리지요.

물론, 백조처럼 이곳 할슈타트라는 마을도 말입니다.

낮게 드리운 구름이 우리의 마음마저 누르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여기 할슈타트의 모습을 그대로 베낀 짝퉁 할슈타트를 건설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요?

이미 많은 분이 눈치채셨을 겁니다.

이런 대단한 일을 벌일 나라는 전 세계에 중국 외에는 없다는 것을 모르는 분이 없을 겁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어찌 그런 일을????

 

 

개인적으로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당시에는 해외여행조차 마음대로 나갈 수 없는 시절이라 외국의 풍경을

구경할 기회조차 없다가 처음 이런 곳에 섰을 때의 감동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이곳에 대한 그때의 감동을 간직하고 있었나 봅니다.

 

 

마을 입구에서 본 돌하르방입니다.

제주도 돌하르방께서도 이곳에 관광차 오셨나요?

아니군요?

 

 

얼굴을 보니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고 오스트리아 사람처럼 보입니다.

소금광산에서 소금을 채굴하던 모습을 돌에 새겨놓았습니다.

아마도 저렇게 등짐을 지고 소금을 광산에서 밖으로 내왔나 봅니다.

우리나라 광부가 예전에 독일로 돈을 벌기 위해 석탄 캐러 나갔다고 하길래

여기는 돌하르방이 소금 캐러 온 지 알았습니다.

 

 

할슈타트는 우리나라 드라마 "봄의 왈츠"에 잠시 나온 곳이라 합니다.

요즈음 우리나라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지만,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

하며 중국의 짝퉁 덕분에 요즈음은 중국 관광객이 인해전술로 몰려온다고도 하고요.

그러나 고약한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한산하겠네요.

 

 

어디 그뿐인가요?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영화에도 나온 곳이지요.

주로 잘츠부르크에서 촬영했지만, 위의 사진처럼 자전거 타는 모습은

바로 이곳 호숫가라고 합니다.

저 때 아이들이 입었던 옷이?

커플룩처럼 보입니다만, 바로 창문 커튼을 뜯어서 만든 옷일 겁니다.

 

 

지금도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자전거 타기도 유명한 코스라 합니다.

아빠와 이런 길에서 자전거를 탄다면 평생 기억에 남을 거예요.

조금 여유롭게 이곳 할슈타트를 찾는 분이시라면 자전거를 빌려

호수를 한바퀴 도는 것도 좋지 싶네요.

 

 

일찍이 대여행가며 지리학자인 독일의 알렉산더 본 훔볼트는 "할슈타트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곳이다."라고 이야기했다지만, 佳人도 25년 전

이 모습을 보고 "그래! 훔볼트 네 말이 맞다."라고 했습니다.

어디 두 사람뿐이겠어요?

사진으로 보시는 여러분의 생각도 같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예전에 할슈타트라는 마을이 모 항공사 광고에 나온 이후 더 많은 한국사람이

찾을 겁니다.

이런 모습은 마음속에 차곡차곡 포개어 넣어두었다가 마음이 우울할 때

살포시 꺼내보고 싶습니다.

 

 

할슈타트에서 1박만 하더라고 갈 수 있는 곳.

그러니 거리상으로 멀지 않아야 합니다.

교통 또한 택시가 아니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면 더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조건에 맞는 곳은 할슈타트 마을 말고도 오늘 우리가 찾아가는

얼음 동굴과 그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는 5 Fingers 전망대가 좋습니다.

5 Fingers는 우선 날씨가 좋아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소금광산이 이 마을에 있어 이 부근이 다른 곳보다는 풍요로운 마을로 살았다고 합니다.

잘츠부르크란 바로 소금의 성이라는 말이고 잘츠부르크를 흐르는 강의 이름도

잘자흐 강으로 소금 강이라는 말이라 하지요.

할슈타트의 할이라는 말도 켈트어로 소금이라고 하던걸요.

옛날엔 소금으로 돈을 벌고 지금은 미어터지는 관광객으로 돈을 버니

이런 마을도 흔치 않겠네요.

 

 

잘츠카머구트라는 말의 의미는 "소금을 가진 공간적 재산"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과거 소금의 중요성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지역에서의 소금 생산은 역사에 알려진 것 이전부터라고 하니...

 

 

그런데 단단한 바위 속에 덩어리 소금인 암염이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채굴하였을까요?

세계 최초의 소금광산이 여기였기에 선사 이전부터 사람이 모여들어 살았고

마을 이름인 할슈타트도 켈트어로 소금 마을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이미 14.000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되었고 소금 채굴을 위해 파놓은

동굴이 2천여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 다흐슈타인 산 위에서 발견된 화석이나 유물로 볼 때

이곳은 선사시대 이전에는 바다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소금을 상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철기 문화의 흔적도 발견되었기에 유네스코는 이 지역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나 봅니다.

사실, 옛날에 유럽에 인도를 비롯해 아시아의 향신료가 들어오기 전에

음식 맛을 내는 것이 무엇이겠어요?

 

 

아마도 소금이 유일한 조미료가 아니겠어요?

그러니 이런 소금이 나는 곳은 소금을 캐는 게 아니라 돈을 캐는 일이잖아요.

그들이 캤던 것은 하얀 소금이 아니고 하얀 백금이며 암염 덩어리가 아니라

백금 덩어리 말입니다.

 

 

이 지방이 소금이 많이 나는 곳이기에 음식이 모두 짠가요?

너무 소금을 흥청망청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유럽인은 한때는 부자임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짜게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다른 향신료가 없었고 소금은 대단히 비싸기에 소금 외에는 음식의 맛을

올릴 방법이 없어 그랬을 겁니다.

 

 

위의 집은 이미 겨울을 슬기롭게 이기기 위한 준비를 끝낸 듯 보입니다.

장작더미를 많이 쌓아두었습니다.

겨울이 얼마나 길고 혹독하면 저리도 철저하게 월동준비를 했을까요.

 

 

위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무슨 흉악범이 사는 집 같습니다.

벽에 걸린 물건을 자세히 보세요.

도끼에 해머는 물론 톱도 보이고 곡괭이도 보이는데 마치 흉기를 집에다 진열했나요?

아마도 옛날 광산에서 소금 채굴 때 사용한 연장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래도 겨울을 이기기 위해 장작은 잊지않구 준비해두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할슈타트의 관광 안내서는 32년 전 이곳에 들렸을 때

숙소에서 나누어주는 바로 그것이네요.

어쩌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말인가요?

그만큼 이 지역은 예전 모습 그대로 살아간다는 말이기도 하잖아요.

아마도 100년 후에 다시 이곳을 찾아도 저 사진속의 모습은 여전하지 싶습니다.

 

 

그때 골목길을 깔깔거리며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들은 이미 어른이 되었을 것이고...

돋보기를 쓰고 신문을 읽던 노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닌가요?

시간이 멈춘 곳이기에 25년 전의 모습이 전혀 변하지 않았으니 그때 아이들은

아직도 그대로 어린 모습이고, 신문을 읽던 노인들은 어느 구석에 앉아

서로 한담이나 나누고 있을 겁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선술집의 백포도주는 올해도 햇포도로 담근 포도주가 아주 맛있을 텐데...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지역은 산악지대로 보통 2천 m가 넘는 연봉으로 이루어진 곳이지요.

동서로 길게 이어지는 알프스 산맥의 제일 오른쪽 끝 부분에 있는 곳이 잘츠카머구트라고 보입니다.

따라서 그런 봉우리 때문에 자연히 호수가 생겼고 그 호수의 숫자만도 76개나 된다고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늘 구경한 할슈타트 호수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