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의 장미 혁명(Rose Revolution)

2020. 6. 9. 06:00조지아 2019/트빌리시

 

장미 넝쿨이 아름답습니다.

왜 트빌리시의 성 삼위일체 대성당(Tsminda Sameba)에는

다른 꽃은 보이지 않고 장미꽃만 심어두었을까요?

계절적으로 장미가 피는 시기라 그랬을 수 있겠지만,

무슨 의미를 두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대성당은 대성당대로 웅장하고 아름답게 만들었지만,

그 위치가 엘리야 언덕에 있기에 전망 또한 좋습니다.

트빌리시 왔다면 이곳은 종교 여부를 떠나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리로 만든 정자 안에 소중하게 간직한 십자가가 있습니다.

조지아의 십자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십자가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성녀 니노가 포도나무를 꺾어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묶어서 만들었다고 하여

위의 사진에 보듯이 포도나무 십자가가 많고요.

 

 

또 포도나무 형상이 아니더라도 십자가에서 가로로 된 양쪽 끝 부분이

약간 아래로 쳐진 모습으로 마치 화살표를 위로 세워둔 모습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보는 정통 십자가와는 다르게 만들었더라고요.

 

 

대성당의 장미 구경을 하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장미 혁명(Rose Revolution)입니다.

이곳에 장미 정원을 만든 이유는 바로 장미 혁명 때문이 아닐까요?

오늘은 트빌리시 뿐 아니라 조지아의 긍지라는 장미 혁명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먼저 대성당 정원에 핀 장미가 다양하고 또 우리가 찾았던 시기가

장미의 계절이라 장미 사진을 몇 장 올렸습니다.

이 사진에 보이는 장미의 종류는 모두 대성당 정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관화 미심(觀花美心)의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2003년 11월 조지아에서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 러시아의 후광을 업고 조지아를 통치했던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Eduard Shevardnadze) 대통령이 시민들이 일으킨 시민 혁명에 의해 축출되고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 때였습니다.

 

 

그 운동을 장미 혁명(Rose Revolution)이라고 한다는데...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난 곳이 바로 이곳 대성당 마당을 중심으로 일어났다고 합니다.

 

 

부상자가 한 명도 없었고...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은 바로 그런 혁명이었다네요.

 

 

이로써 그동안 러시아의 지배 아래 연방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했던

당시의 그루지야가 조지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날 기초를 닦은 셈입니다.

 

 

2003년 11월 3일부터 23일까지 약 20여 일간 벌어진 시민 혁명은

그때까지 독재로 일관했던 정부를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고 새롭게 의회를

공정한 선거에 의해 만들기로 결의했답니다.

 

 

이런 일로 조지아는 친서방 대외정책을 추구하고 그때까지 그들의 배후 조종 세력이었던

러시아와는 거리를 두는 정책을 시작함으로 지금까지 긴장의 관계가 지속하고 있다네요.

이 때문에 러시아의 조종을 받는 압하지야(Abkhazia)와 남오세티야(Ossetia)라는 두 지역이

바로 조지아 땅이지만, 따로 독립을 선언해서 한 지붕 세 가족으로 살고 있지 않겠어요?

 

 

미쉐일 사카슈빌리 (Mikheil Saakashvili)가 이끄는 시위대가

빨간 장미를 들고 이룬 결과였기에 장미 혁명이 되었다네요.

이때 시위자들은 총을 든 군인에게 장미를 선물했고 군인은

스스로 총을 내려놓는 것으로 화답한 멋진 혁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느낌을 전하기 위해 장미 혁명의 시작점인 이곳 대성당 정원을

모두 장미의 화원으로 꾸미지는 않았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아니면 말고 지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성 삼위일체 대성당 구경을 하러 왔다가 장미꽃 구경만 실컷 하고 갑니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 방문 느낌이 남다르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주변 풍경이나 정원 모습에 눈길이 더 가는 것은 어쩌지 못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