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칼라 요새(Narikala Fortress)를 올려다 보며

2020. 6. 1. 06:00조지아 2019/트빌리시

 

나리 칼라 요새(Narikala Fortress)가 올려다보입니다.

요새까지는 걸어가도 멀지 않지만, 오늘은 포기하고 내일 올라가 보겠습니다.

트빌리시에서는 오늘 말고 내일도 온종일 돌아봐야 하니까요.

 

 

 요새 위로 편히 올라가려면 케이블카(tbilisi cable car)가 있어 타면 된다고 하며

요새 위로 올라가면 부근에 조지아 어머니상(Mother of Georgia)이 있고

그 부근에서 트빌리시 야경이 아주 멋지다고 하네요.

 

 

길을 건너는 지하도 비슷한 게 있어 들어가 보니 메이단 바자르

(Meidan Bazar)라고 부르는 상가가 있는데 이 지하도가 아주 흥미로운 곳이네요.

눈요기하기에는 아주 좋습니다.

 

 

트빌리시가 예전 실크로드의 중간 지점으로 왕성하게 이용되었기에 활발한

교역 장소로 바로 이 광장이 교역의 교차지점으로 번창했다고 합니다.

그때는 이 광장을 칼라(Kala)라고 불렀다네요.

 

 

그때는 대상들의 숙소 카라반 사라이와 조지아식 식당인 두카니(Dukani)나

대부분의 성당은 물론 모든 기관이 바로 나리칼라 요새 아래에 있는

이 칼라 광장을 중심으로 있었다네요.

그렇기에 그때 흔적 중 하나인 이런 상가가 여기에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여기가 처음 대상이 모여들기 시작한 시기기 4~5세기 경이라고 하니

바로 코카서스의 가장 오래된 아직까지도 운영되는 비즈니스 센터인 셈입니다.

그때는 여기에 없는 물건은 세상 어느 곳이나 없다고 할 정도로 세상 각지의

모든 물건을 팔고 사던 곳이라네요.

 

 

주로 우리 눈에는 익숙지 않은 무슬림의 생활용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혹시 지니의 요술 램프나 하늘을 나는 양탄자 같은 게 있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터키나 이란이 가깝기도 하고 과거 페르시아나 오스만의 지배를 받은 적이

많았기에 그들의 이곳에 머물며 뿌리내린 흔적이 조지아가 독립국이 되었다고

모두 사라지지는 않겠지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고도 하잖아요.

 

 

조지아 사람이 볼 때는 분명 이민족의 문화인데...

뭐 우리 눈으로 봐도 조지아스럽지 않는 물건이 아닌가요?

 

 

강 건너 성당 메테키(Metekhi St. Virgin Church)가 있고 성당 마당에

강 반대편을 보고 서 있는 큰 청동상이 있는데 이 청동상은 조지아 왕이었던

바흐탕 고르가사리(Statue of King Vakhtang Gorgasali)의 청동상이라네요.

 

 

이 왕이 므츠헤타에서 지금의 트빌리시로 도읍을 옮긴 왕이라지요?

페르시아와의 전투에서 화살을 맞고 전사한 왕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조지아 정교회에서는 그를 성인의 반열에 올렸다고 합니다.

 

 

이곳에 수도를 옮기게 된 전설은 이렇다네요.

므츠헤타에 도읍을 정하고 그곳에 머물던 왕이 어느 날 이곳 트빌리시에 사냥을

왔다는데 왕은 화살로 쏘아 떨어뜨린 꿩이 떨어진 곳을 찾아가니

 바로 유황온천이 솟아나는 이곳이었다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상처를 입은 꿩은 유황온천에서 치유가 되어 다시 날아가는 것을 보고

도읍을 트빌리시로 옮기게 되었답니다.

트빌리시라는 말은 조지아어로 따뜻하다는 의미인 트빌리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니

이곳 유황온천이 바로 트빌리시라는 말이네요.

 

 

메이단 바자르를 빠져나와 앞에 보이는 공원을 지나면 위의 사진에 보듯이

올록볼록하게 생긴 지붕이 특색인 하맘이라고도 부르는 아바노투바니(Abanotubani)라고

하는 목욕탕 지구가 보입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아주 많습니다.

 

 

Sulfur baths라는 유황온천이 있는 온천마을입니다.

이곳에는 10여 개의 온천이 있다고 하며 한창 성업 중이었던 옛날에는

이 지역에서만 60여 개가 넘는 온천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곳 지하에는 파기만 하면 뜨거운 물이 나오는 온천이 있는 지역인가 봅니다.

우리 같은 일반 사람도 목욕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러시아의 푸시킨도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하네요.

그가 자주 찾았던 단골 온천 앞에는 이런 그의 글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내 생에 트빌리시 온천보다 더 황홀한 온천은 가본 적이 없다."

 

 

바람기 있는 마누라 때문에 성질을 죽이지 못하고 결투하는 바람에 너무 일찍

죽어버림으로 세상의 많은 온천을 구경할 기회조차 없었으니 이런 말을 했지 싶습니다.

푸시킨보다 조금 더 살아보니 세상은 넓고 좋은 온천도 많습니다.

 

 

Hawk Park라는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조각상 때문에 이 공원 이름이 매의 공원인 듯...

혹시 저 매의 발톱 아래 잡혀있는 상처 입은 꿩이 이곳 온천물에 몸을 씻고는

푸드덕하며 살아서 날아갔을까요?

 

 

이 온천을 지나 강을 따라 위로 더 올라갑니다.

강가에 집 모양이 중국의 조각루라고 부르는 형태로 지었네요.

 

 

그러니 공중에 내달아 지은 집입니다.

조금 더 넓게 실내를 사용하기 위한 방편이 아닐까요?

 

 

강을 따라 올라가니 그 끝에는 폭포(Leghvtakhevi Waterfall)가 있습니다.

뭐 대단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높이도 있고 수량도 제법 되니까 입구에서

여기까지 멀지 않으니 온천마을까지 왔으면 이곳까지 걸어 들어와 보고

잠시 숨을 고른 후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카르프에 들러 장을 보았습니다.

2박이나 해야 하기에 저녁과 내일 먹을 식자재가 필요해서요.

이렇게 직접 조리해 먹고 다니니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음식으로 인해 힘듦은 없고 여행 경비 또한 절약할 수 있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