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민족의 영웅 다비드 왕의 영묘

2020. 4. 13. 06:00조지아 2019/쿠타이시

조지아의 황금기는 다비드 왕( King Dvid,1089~1125)으로부터

타마르 여왕(Queen Tamar,1184~1213)의 통치 시기였다고 하지요.

그 시작은 David the Builder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다비드 4세입니다.

그가 죽어 묻힌 영묘가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입니다.

 

우리 생각에 한 나라의 최고 전성기를 이끈 왕의 영묘라고 하면 살아 뻘짓하다 죽은

관우가 묻힌 관제묘처럼 거창하거나 우리나라 왕릉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지만,

이곳은 너무 초라하고 이상한 곳에 묻혔습니다.

위의 사진은 그가 묻혔다는 무덤 옆에 세워진 초상화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출입문이 바로 그의 무덤이 있는 곳이랍니다.

그러니 처음 지을 때의 주 출입문 아래 David the Builder의 유해가 묻혔답니다.

조지아를 반듯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위대한 지도자의 영묘라니 전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글자가 새겨진 석판 아래 다비드 왕이 잠든 곳이랍니다.

출입문 아래 사람이 드나드는 곳에 시신을 묻어두어 석판을 밟고 지나다니도록 해두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불경한 일이지만, 조지아에서는 예전에는 이렇게 드나드는

출입문 바닥에 묻어 드나드는 사람이 밟고 지나다니는 일이 무례하거나

경망스러운 행동이 아니라 존경하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방법인가 봅니다.

 

이는 이 문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의 마음속의 아픈 속사정을 들어주고

마음의 위안을 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살아서도 나라 걱정, 죽어서도 국민 걱정.

 

다비드 왕은 1106년에 이 수도원 단지를 지으라 했고 그가 죽어 이곳에 묻혔으니

여기가 다비드 왕의 전부였을 듯합니다.

그래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다비드 왕의 모습은 오른손에 포고문을,

왼손에는 겔라티 수도원을 들고 있나 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철문은 1139년 데메트레 1세 왕이 전쟁에서

전리품으로 가져온 간자의 문이라고 합니다.

무덤 위를 덮고 있는 석판은 벌써 천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석판을 밟고 지나갔을까요?

지금은 지나갈 수 없도록 금줄을 쳐 두었습니다.

 

세 개의 성당 외에도 겔라티 수도원 단지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종탑 및 천문대로

사용했다는 건축물, 그리고 아카데미 다비드 대왕의 무덤이 있는 출입문 등 많은 건물이

복합적으로 단지 안에 있기에 수도원이라고만 부르지 않나 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첨탑이 있는 건물은 천문 관측소로 사용되었다 합니다.

이곳 아카데미에서는 천문학을 가르쳤다고 하니 이런 시설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종탑 아래는 샘물이 천년 동안 흘러나오고 있네요.

마실 수 있도록 컵 하나가 있더군요.

이곳에서 미리 시장에서 사 온 오이를 씻어 먹어도 좋습니다.

 

천년의 세월을 보냈으니 지금도 보수하고 다시 고치고 공사 중인 곳이더라고요.

특히 녹색의 반짝이는 타일 지붕은 한층 이곳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는 듯합니다.

이콘은 물론, 대단히 중요한 조지아 보석이나 유적과도 같은 국보급 유물은 러시아 지배하에

대부분 러시아로 반출되어 러시아 박물관에 소장되었다고 합니다.

 

수도원 마당에는 크베브리(Qvevri)라고 부르는 전통 포도주 항아리가 여러 개 보입니다.

이미 조지아는 8천 년 전에 포도주를 만든 흔적이 남은 나라로 포도 재배와

포도주 제조의 기술을 서유럽으로 전파한 나라죠.

 

그 기술은 조지아에서 처음 이집트로 건너간 후 그리스와 로마로 전파되었고

로마에서 다시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었다네요.

보통 크베브리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저장 숙성한 후 와인으로 탄생한다고 하네요.

여기 수도원 마당 한구석에는 제법 많은 크베브리가 보였습니다.

 

따라서 이곳 겔라티 수도원 단지는 종교적인 접근보다는 천 년 전 세상의 모든 것을 품으려는

복합단지로 봐야 하겠네요.

이곳에서 신학은 물론, 철학이나 과학 등을 망라했기에 조지아 문화와 지성의 산실이었을 겁니다

당대에 내노라 하는 석학이 이곳에 모여 후학을 가르쳤을 것이고요.

 

이곳은 조지아 여행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들러야 할 곳입니다.

주변으로는 운둔의 수도사들이 거주했던 우리나라 암자와 같은 곳이 여러 개 있다고 합니다.

사실, 겔라티 수도원 자체도 예전에는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운둔의 수도원이었을 겁니다.

 

아카데미라고 부르는 건물 뒤로 나가는 난간이 있습니다.

그곳 난간에 나가면 쿠타이시 방향의 전경을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 저 멀리에 보이는 도시가 바로 쿠타이시로 생각보다는 멀지 않은 8.5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걸어가도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한 나라의 운명은 지도자의 생각에 좌우되지 싶습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내편 네편 가르지 않고 모두를 안아주는 아량이 기본이지요.

그러나 많은 지도자는 자신의 성과만을 내세우기 위해 국민이나 기업을 도구로 삼기도 합니다.

숟가락만 들고 달려들어 마치 자기가 한 냥 치적으로 알리는 것에만 몰두하지요.

정치란 있는 듯, 없는 듯하여야 하는데, 사사건건 앞장서서 모든 것은 자신이 한 냥

내세우려고 하면 웃음거리만 됩니다.

지도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아집과 독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