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바에서 보았던 미완의 칼타 미노르 미나렛(Kalta minor Minaret)

2019. 9. 28. 09:00우즈베키스탄 2019/히바

이찬 칼라 서문을 들어서면 눈앞에 위의 사진처럼 멋진 미나렛이 보입니다.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마치 우아한 고려청자 도자기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지 않습니까?

 

위의 사진을 보니 두 개의 미나렛이 보이는데 오른쪽에 보이는 미나렛이 이슬람 호자

미나렛으로 가장 높은 미나렛이고 왼쪽에 보이는 미나렛이 주마 모스크 미나렛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아래 공터는 지금에는 말라버린 모습으로 예전에는 오아시스였을 듯...

 

히바에는 여느 이슬람 도시와 마찬가지로 많은 미나렛을 볼 수 있습니다.

히바는 그중 세 개의 미나렛이 눈길을 끄네요.

미나렛이 무엇인지 몰랐을 때는 웬 목욕탕 굴뚝이 이렇게 많지? 라고 생각하며 보았지요.

 

오늘은 세 개의 미나렛을 하나씩 구경하렵니다.

먼저 구경할 미나렛은 가장 눈길을 끌고 독특하게 생긴 위의 사진에 보이는

미완의 미나렛인 칼타 미노르 미나렛입니다.

화려한 색감도 뛰어났지만, 사실은 짓다가 만 미나렛이죠.

 

주변의 건물 대부분이 황토 벽돌로 지은 건물이나 황토로 바른 벽이라서

타일 장식의 칼타 미나렛이 더 돋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키가 짧은 미나렛이라는 의미의 칼타 미노르 미나렛(Kalta minor Minaret)입니다.

 

키가 작다고 하지만, 밑면의 지름이 14.2m이기에 이 밑면을 유추해 높이를 환산하면

무려 80m의 높이로 올리려고 1852년에 짓기 시작했던 모양입니다.

이 짓다가 만 미나렛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마치 히바 올드타운 자체가 미완의 도시처럼

보였기에 더 눈길을 끌었나 봅니다.

 

당시 이곳의 지도자였던 무하마드 아민 칸(Muhammad Amin Khan)의 명령에 따라 짓기

시작했다는데 무하마드 아민 칸은 어제 보았던 마드라사도 설립해 교육에도 힘쓴 왕이었지요.

이 미나렛을 짓기 시작한 이유는 당시 히바와 경쟁적인 관계에 있던

부하라 왕국과의 경쟁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랬기에 왕은 이곳에 세상에서 가장 높은 미나렛을 세워 부하라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라는 명령에 따라 짓기 시작했다네요.

물론. 그 높이로 올린다고 이곳에서 500km나 떨어진 부하라에서 보이겠어요?

그러나 세상은 이런 무모한 경쟁심 때문에 많은 유적이 남아 지금의 우리가 볼 수 있으니...

 

짓기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1855년에 29m에 이르렀을 때 중단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중단의 원인은 바로 이 미나렛의 건설을 명령했던 무하마드 아민 칸의 사망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그는 1855년 지금의 이란 국경 부근 투르크메니스탄 영토인 Serakhs 인근의

전투에서 사망하고 말았답니다.

정말 덧없는 인생입니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인 이야기와는 달리 이곳에 얽힌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더라고요.

내용은 미나렛을 짓기 시작하며 건축가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았던 높은 미나렛이기에

완공할 자신이 없었다고 합니다.

부하라까지 보일 정도로 올리려면 높이 올라갈수록 중심이 불안해지고 그러나 무너지기라고 하면

분명 왕은 자신을 죽일 것이 분명해...

 

그래서 지금의 높이 정도 올라갔을 때 그는 하늘을 나는 날개를 만들어 지금의 미나렛 위로 올라가

그 날개를 저어 멀리 도망가고 말았기에 그때 상태로 남았다는 전설의 고향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여기에도 남아있습니다.

무슨 이카로스의 날개도 아니고...

하늘을 나는 날개를 만들었다고요?

그런 기술을 지닌 장인이라면 완공하고도 남지 않았겠어요?

 

칼타 미나르 미나렛(Kalta Minar)은 독특하게 꾸며 졌을 뿐 아니라 미완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마치 히바 자체가 미완성으로 남은 도시 같은 느낌이 드니까 아주 잘 어울리는

히바의 대표적인 건축물로도 생각됩니다.

 유약으로 처리된 타일과 마졸리카로 완전히 덮인 유일한 미나렛이라는 것입니다.

 

타일은 대부분 짙은 녹색과 파란색 그리고 흰색으로 이루어졌으며 일부 패턴은

청록색으로 처리되었네요.

미나렛의 외벽에는 Nastalik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Nastalik은 현재 페르시아인에게만

사용되는 글자라고 합니다.

 

나머지 두 개의 미나렛은 정상에 올라 시내 전망을 보기에는 제일 좋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히바 성벽 위에 올라 걷다 보니 세 개의 미나렛이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겼네요.

가운데 보이는 가장 높은 이슬람 호자 미나렛(Islam Khoja Minaret)이고 왼쪽의 것은

주마 미나렛(Jummi Minaret)이네요.

 

나머지 두 개의 미나렛은 일반인도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오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러나 올드타운 입장료와는 별개로 미나렛에 오르려면 돈을 또 내야 하며

오르는 계단이 만만치는 않다고 합니다.

미나렛 제일 아래의 지름은 9.5m에 이르며 나선형 계단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미나렛의 용도는 이슬람교도에게 예배 시간을 알리기 위해 이곳에 올라가 크게 소리치기 위한

용도로 만든 것이라고 하고 이슬람 호자의 마드라사에 속한 미나렛으로

20세기 초에 지어진 미나렛이라고 하네요.

따라서 미나렛은 그곳이 모스크라는 것을 알리는 목적도 있겠지요?

 

당시 히바 칸이 지배했던 이곳의 재상이었던 호자라는 사람에 의해 지어졌기에

이슬람 호자 미나렛으로 부르고 높이는 44.8m로 99개의 계단을 올라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히바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네요.

워낙 높은 미나렛이기에 히바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기에 우리 같은 여행자 입장에서는

방향이나 위치를 확인하기에는 아주 그만인 곳이네요.

 

나머지 하나는 주마 모스크에 있는 주마 미나렛(Jummi Minaret)입니다.

주마 모스크(Juma Mosque)는 이미 10세기경 완공된 곳으로 주마 모스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첫 번째로 선정된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하네요.

 

그만큼 역사적으로나 유적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주마 미나렛은 높이가 32.5m로 81개의 계단을 통해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모스크 내부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기둥의 숲처럼 보이는 다주식 홀은

이곳의 백미라고 하는데 정말 기둥 아래가 특이한 모습이 아닌가요?

이런 곳이기에 우즈베키스탄에서 제일 먼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겠지요.

 

예전에 스페인 코르도바에 갔을 때 위의 사진에 보이는 코르도바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메스키타를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메스키타 성전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첫인상과 이곳은 아주 흡사하네요.

물론, 메스키타(모스크를 스페인에서 부르는 명칭)는 여기처럼 나무 기둥이 아니고

돌로 만든 기둥이지만...

 

기둥 간의 간격은 약 3m로 가지런하게 정돈된 독특한 모양의 212개의 기둥이 특징입니다.

기둥은 처음 이곳을 지을 때 만든 예전의 것도 있지만, 후에 보완한 것도 있답니다.

 

지금의 건물은 1788년~1789년에 걸쳐 새로 지었다네요.

이곳은 규모도 작고 다른 곳과는 달리 단층으로 이루어진 모스크입니다.

기둥이 아래로 내려오며 잘록해진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이 주마 모스크의 기둥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의 많은 기둥이 이와 같은 모습이더라고요.

여기는 옛날에 모스크로 사용되기 이전에는 불을 모시는 종교인

배화교인 조로아스터 사원이었다고 합니다.

가운데 많은 기둥이 있지만, 설교하는 사람을 가리지 않도록 과학적으로 배치했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모슬렘은 하루에 다섯 번이나 기도를 한다고 합니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죠?

이들의 삶이 종교고 종교가 이들의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즈음처럼 바쁜 현대에 살아갈 때 이렇게 기도 생활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겠지요?

 

그런데 깜빡하면 안 되기에 아단(adhan)이 첨탑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하여 알려줍니다.

그러면 옛날 확성기가 없던 시절에는?

하루에 다섯 번이나 미나렛에 올라가 큰소리로 외쳐야 한답니다.

뭐라고 외쳐요?

"알라 후 아크바~(알라는 위대하다.)"

 

하루에 다섯 번 매일 올라가 같은 말만 해야 하니...

그럼 비나 눈이 오면 우짭니까?

그래도 올라가야 한답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나 설날은?

이슬람 국가에 추석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연히 올라가 외쳐야지요.

미나렛의 용도는 이렇게 기도 시각을 알려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데 높은 미나렛에

근무하는 사람은 하루에 다섯 번이나 오르내리려면 정말 쉽지는 않을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