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바(Xiva), 아련한 그리움으로...

2019. 9. 21. 09:00우즈베키스탄 2019/히바

 

마천루처럼 생긴 높은 탑이 보입니다.

이 탑의 이름은 이슬람 호자 미나렛(Islam Khoja Minaret)으로 히바에서는

가장 높은 미나렛이라고 이 미나렛에 오르면 히바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네요.

 

 

이번 여행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여행 계획에 없었던 곳이라 미리 시간을 두고

공부하지 못했기에 아무래도 즉흥적으로 여행계획을 하다 보니 어설프게 준비했네요.

큰 여행지 위주로 계획에 넣다 보니 항공편을 이용해 경유하기 위해

수도인 타슈켄트는 당연히 결정했고요.

 

 

그다음 우리에게도 제법 널리 알려진 사마르칸트를 넣었습니다.

이곳 사마르칸트는 국립박물관에 우리 조상의 모습이 사신도에 남아있다는 으로

더군다나 한때 중앙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했던 티무르가

주 무대로 삼았던 곳이 사마르칸트라고 했나요?

 

 

이렇게 두 곳만 다녀서 코카서스 3국으로 넘어가려다 보니 부하라와 히바라는

곳이 자꾸 눈에 밟혀 언제 다시 이곳에 오겠냐는 생각에 출발 약 한 달 전

최종적으로 모두 네 도시를 확정해 돌아보고 가려고 합니다.

뭐... 더 오래 공부했다고 특별한 것은 없겠지만요.

 

 

2019년 4월 24일 오전 11시경 히바 기차역에 정장 14시간 30분이 걸려 도착했습니다.

기차역에서 바라본 옆 광장의 모습입니다.

광장 양쪽으로 새로 지은 상가와 숙소의 모습이지만, 아직은 비어있는 상태로 남았네요.

앞으로 기차역을 중심으로 히바 관광의 시작점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보였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기차역 로비로 들어오니 ATM 기계가 보이기에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려니까 젊은 역장이 우리에게 다가와 아주 능숙한 한국어로 말을 겁니다.

우리나라 안산 등에서 5년이나 살다가 왔다며 역에 관해 설명해주네요.

옆으로 충전할 수 있는 전기 콘센트도 보이시죠?

 

 

히바 역사 2층은 현재 호텔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손님이 없다고 저렴한 가격에 숙소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호텔 웹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으니 우리 같은 사람은 알 수 없잖아요.

히바 기차역 자체가 문을 연 지 얼마 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새로 지었으니 당연히 깨끗할 것으로 생각되니 혹시 히바를 찾으실 분은

이곳 숙박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숙소를 예약하고 왔다고 하니 기차역 광장에서 출발하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전기차를 이용해 히바 성벽 이찬칼라 동문까지 2km 정도의 거리를 타고 가라고 합니다.

요금은 1.000숨으로 우리 돈으로 140원 정도 하는 전기차입니다.

택시 탈 필요없이 짐이 있으니 무조건 이용했습니다.

 

 

우리가 정한 숙소는 바로 동문 앞이기에 전기차에서 내려 쉽게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친절한데 숙소의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은 편으로 실망스럽더라고요.

이 숙소는 부킹 닷컴을 통해 예약했는데 사진상으로는 제법 근사해 보였는데...

 

 

일단 왔으니 예정했던 숙소에서 2박은 해야 하겠지요.

숙박비는 방 세 개, 2박에 아침 식사 포함 134달러로 무척 저렴한 편입니다.

그런데 달러로 현금을 받으면서 영수증을 주지 않네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영수증이라는 말을 숙소 주인이 이해하지 못하는지

우리가 제대로 설명을 못 하는지...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주인도 영어를 거의 알아듣지 못하더라고요.

할 수 없이 어제 비행기 안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우즈베키스탄

여성에게 전화를 연결했습니다.

 

 

사마르칸트에 사신다는 여자분이 유창한 한국어로 우리에게 여행 중 문제가

생기면 아무 때나 전화 달라고 했던 것이 생각나 그분에게 연락하여 주인을

연결 지어 겨우 밤에서야 영수증을 받았는데 여기서 이곳의 문제점 하나가

이 나라는 영수증 문화가 별로 없어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를 숙소 주인에게 대사관 직원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네요.

그렇지 않으면 쉽게 영수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듯하여 그랬다고 합니다.

졸지에 본의 아니게 대사관 직원을 사칭한 셈이 되었네요.

 

 

이 이야기가 나중에 또 다른 이야기와 연결이 되었습니다.

일단 숙소에서 각자 점심을 해 먹고 놀면 뭐 하냐고 히바 탐험에 나섭니다.

우리가 히바라고 부르는 이곳은 구글 지도에서 우리 말로 히바라고 하며

아까 기차역에서는 Xiva, 또는 Khiva라고도 하네요.

 

 

히바는 외성이 있고 이찬칼라라고 부르는 내성이 있는 이중 구조의 견고한

방어적인 기능을 했던 고성으로 외성은 지금은 거의 대부분 무너져 큰 의미가 없고

내성 안은 예전 건물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유럽의 고성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이곳만의 독특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마치 모험 세상인 인디아나 존스의 한 장면 같은 모습이

이곳에서는 아주 흔한 모습이죠.

골목길마다 걸어가며 보는 풍경은 우리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그런 곳이더라고요.

지금까지 여행하며 본 적이 없는 그런 풍경이기에 이곳이 갑자기 좋아집니다.

 

 

골목 저쪽에서 인디아나 존스가 뛰어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까?

제가 영화를 너무 깊이 생각하며 보았다고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은 예전에 오아시스가 있었던 자리로

지금은 말라버려 공터로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5~60년대의 모습 같기도 하고요.

또 우리에게는 이질적인 문화로 전혀 알지 못했던 세상 속으로 들어온 듯도 하더군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이슬람 문화가 아무래도 생소한 느낌이 들지 않겠어요?

 

 

여기는 같은 이슬람권인 중동의 문화와는 많은 차이가 있고 이 나라에서도

세련된 모습의 사마르칸트와도 또 다른 이질적인 문화로 보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타일 장식이 여기는 많지 않아 황톳빛의 풍경이라 그럴까요?

 

 

그러나 정제되지 않는 거침이 만드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마치 만들다가 중도에서 그만둔 미완의 아름다움이라고 할까요?

좌우지간 뭔가 딱 한마디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느낌이 드는 곳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위의 사진에 꽃무늬가 화사한 옷을 단체로 맞춰 입은 듯한 할멈들이

단체로 리더를 따라 성벽에 오르고 있습니다.

저런 무늬의 옷이 이곳에서는 가장 패셔너블한 최신 유행의 옷인가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부터 히바 올드타운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려고 합니다.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제게는 아주 좋은 곳으로 기억에 남아있는 곳입니다.

여행하다 보면 세련된 곳은 그 나름 정제된 느낌의 아름다움이 있지만,

이런 곳은 정제되지 않은 미완의 상태로 남아있는 듯하여 더 오래도록

여운이 남아 있는 곳으로 2.500여년 전에 도시가 형성되었고

지금 보이는 성벽은 9세기경 완공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