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의 문(Land Gate)을 지나 자다르 올드타운으로

2019. 10. 1.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크로아티아

아주 멋진 문이 보입니다.

이 문은 육지의 문(Land Gate)이라고 부른다는데 자다르에 있는 문으로

베네치아의 흔적인 날개 달리 사자상이 보이지요.

올드타운으로 들어갈 때의 주 출입문이라고 합니다.

 

자다르에서는 이 문으로 들어가 구시가지를 지나며 많은 유적을 구경하며

 북쪽 해변이 있는 끝까지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마 여행자 대부분이 이 루트를 따라 자다르 올드타운으로 들어가지 싶습니다.

구경거리가 많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성벽 바로 바깥에 만든 좁은 산책로를

따라가면 해안 길로 이어지고 여행자가 제일 많이 찾는 바다 오르간(Morske Orgulje)까지

 바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숙소를 올드타운이 아닌 우리처럼 바깥에 정했다면 들어갈 때와 나올 때

각각 다른 길로 걸어보심이 좋지 싶습니다.

그 이유는 걸어보시면 저절로 아시게 될 것입니다. 

 

날개 달린 사자상 아래 말 탄 기사상이 보이는데 자다르의 수호성인인

성 크리소고노라고 하네요.

명색이 이 자다르를 지켜주는 수호성인인데 사자상과 비교해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습니까?

이 문을 만든 사람이 베네치아 출신인 조각가 Michele Sanmichli라서

베네치아의 수호성인 마가를 더 돋보이게 했을까요?

 

랜드 게이트 입구 왼쪽으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작은 항구가 있네요.

항구가 앙증맞게 예쁘지 않습니까?

 

작은 보트가 주로 정박해있는데 그중 한 척의 배 위에는 불가사리를 말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전시 중인가요?

아마도 관광객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진열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자다르의 올드타운은 육지에서 바다로 약 1km 정도 돌출된 기둥과도 같은 모습의 반도에

있고 그리고 그 반도 북쪽 끄트머리에는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바다 오르간이 있고요.

이곳이 저녁노을이 유난히 아름다운 이유는 아드리아 해안 쪽으로 길쭉하게

수만은 섬이 가로막고 있어 바다가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고 그 수면 아래로 해가 넘어가기에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랜드 게이트(Land Gate)는 아마도 자다르로 들어가는 두 개의 문 중 동쪽에 있는 신시가지에

들아가는 문인 바다의 문(Sea gate)과 대칭되는 의미로 정했을까요?

옛날에는 자다르 올드타운이 섬으로 어느 곳이나 바다를 건너 들어갔을 테지만,

이곳은 육지가 아주 가까워 그리 불렀나 봅니다.

 

베네치아 공국의 지배 때 만든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문으로 베네치아의 상징 문장인

날개 달린 사자가 상인방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날개 달린 사자란 바로 우리가 아는 성경 마가복음을 쓴 마가의 상징으로 그의 유해가

지금의 베네치아 성 마르코 성당에 모셔져 있기에 베네치아는 수호성인으로 승리를 상징하

는 마가를 모시고 그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를 베네치아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주 출입문인 동시에 기념비 정도로 생각하고 만들었나 봅니다.

 

문 앞에 작은 항구가 있고 건너편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이 있는데

지금은 식당으로 사용 중이지만,

예전에 이 건물은 이곳 성문을 지키는 경비병의 숙소이자 세관 역할을 했던 건물이라고 합니다.
사실,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도시 대부분은 이미 13세기에 베네치아의 지배 아래 놓였답니다.

그러나 끝까지 베네치아 귀속을 거부하고 남은 도시가 바로 이곳 자다르였다네요.

 

그러나 유럽의 많은 나라가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며 병사와 물자를 베네치아 공국의 배를

이용하려고 하자 당시 베네치아의 도제였던 단돌로는 배를 빌려주는 대가로 그들에게

자다르의 귀속을 부탁하게 되었으며 단돌로는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는 다른 나라의 군사를

이용해 1202년 자다르를 공격해 3년에 걸친 전쟁으로 이곳을 함락해

자다르를 차지하게 되었다네요.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그 군사를 이용해 이스트라 반도 전체와 두브로브니크까지

모두 귀속시키는 일을 저질렀다네요.
이렇게 베네치아 공국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은 이 지역이 오래도록 베네치아의

지배 아래 있었고 그 영향이 도시 곳곳에 미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고요.

 

이렇게 튼튼한 성벽을 세운 이유는 당시 가장 큰 세력인 오스만 튀르크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잦은 외침에 성벽 대부분은 사라지고 일부만 남아있고 구시가지로 드나드는 문도

이곳 육지의 문과 바다로 드나드는 바다의 문 둘만 남아있네요.

 

이제 Land Gate로 들어갑니다.

이 문은 1409년에 만들었다고 하니 이미 600년이 넘었습니다.

 

문을 들어가 오른쪽을 보면 다섯 우물 광장(5 Wells Square)이 보입니다.

그냥 우물 다섯 개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 우물의 용도는 오스만 튀르크의 침공으로

성벽 안에 있는 구시가지가 고립될 경우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우물입니다.

봉이 김선달이 이곳에 오면 물 만난 고기처럼 신이 났을 듯합니다.

 

사실, 이곳은 섬이었으니 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지형이라 먹는 물의 중요성은

강조하지 않아도 되지 싶네요.

원래 로마 도시는 물 공급을 위해 어디나 수도교를 만들었지요.

 

캡틴스 타워(Captain's tower)라고 부르는 탑이 보입니다.

위치는 바로 다섯 우물 광장 한쪽 옆에 있습니다.

이 탑의 목적은 아마도 외부의 적의 동정을 살피고 우물을 보호하는

감시탑으로 사용된 듯하더라고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 자다르에도 옛날에는 수도교가 있었으나 사라져 버렸다고 하네요.

그래서 만든 게 우물인가 봅니다.

이 우물은 물 저장소로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평소에 외부로부터 물을 공급받아 이 우물을 가득 채워 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말입니다.

어찌 보면 지혜로운 일인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