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전설이 있는 코토르 성 조지 섬(Island of Saint George)

2019. 8. 9.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몬테네그로

코토르에도 밤이 찾아옵니다.

올드타운 건너편에서 바라본 코토르와 그 위의 성벽의 밤 풍경입니다.

코토르 올드타운에서는 코토르를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볼 수 없듯이 멀리 떨어져야만 코토르를 볼 수 있네요.

산 중턱으로 성벽을 쌓은 모습이 밤에 붉을 밝히니 확실하게 그 모습을 알 수 있네요.

왜 저렇게 성벽을 쌓았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비록 어두운 밤일지라도 코토르는 잠이 들지 않습니다.

잠이 들면 코토르의 야경을 볼 수 없습니다.

초점이 맞지 않아도 제대로 된 코토르를 볼 수 없습니다.

 

코토르의 많은 구경거리 중 이 야경이 코토르에서 또 하나의 구경거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 캄캄한 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남은 이야기가 있어요.

이 이야기를 마치면 코토르에서 제 이야기는 더는 없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두 개의 섬 위에 집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이 사진은 모스타르에서 코토르에 오는 날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곳은 코토르에서도 시내버스를 타고 다녀갈 수 있는 곳입니다.

 

두 개의 섬이 마치 연인처럼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듯 물 위에 떠 있습니다.

사진으로 볼 때 왼쪽에 나무가 있는 섬이 스베티 조르제(Sveti Đorđe)라는 섬이고 오른쪽에

건물만 보이는 섬이 고스파 오드 슈크르피엘라(Gospa od Škrpijela)라는 섬입니다.

 

지도를 통해 위치 확인에 들어갑니다.

아드리아해에서 코토르 만으로 들어와 목구멍 같은 좁은 해협을 다시 빠져 들어오면

페라스트만(Bay of Perast)이 있는데 그 입구를 지키는 듯한 모습으로 있습니다.

코토르 버스터미널을 기준으로 15km 정도 떨어져 있으니 걷기에는 조금 먼 듯하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왼쪽의 섬이 스베티 조르제라는 섬입니다.

영어로는 Island of Saint George로 성 조지의 섬이라는 의미라 하네요.

바로 슬픈 전설이 있는 코토르의 성 조지 섬(Island of Saint George)이지요.

이 섬은 자연적으로 생긴 섬입니다.

그래서 나무가 자라고 있나요?

 

프랑스령 섬이었던 이곳이 1813년 10월 14일 영국과 시칠리아 해군에 의해 점령되기도 했다네요.

이때부터 전해오는 슬픈 전설이 있는 섬이라고 합니다.

당시 이 섬에 주둔 중인 프랑스 병사와 페라스트에 사는 처녀가 서로 사랑을 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병사는 상사의 명령에 따라 마을로 대포를 쏘게 되었답니다.

바로 저기 보이는 섬에서 이쪽을 향해서...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가 쏜 포탄이 사랑하는 그녀가 사는 집에 명중했고

집과 함께 그녀도 사라지고 말았답니다.

 

병사는 죄책감에 시달려 세상 모든 것을 버리고 수도사가 되어 죽을 때까지 이곳 섬에 있

수도원에 머물며 수도사로 살았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오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두 개의 섬이

서로 마주 보고 있어 마치 프랑스 병사와 페라스트 처녀처럼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아쉬워하는 듯...

 

섬 위에 보이는 건물은 12세기에 지은 성 조지 베네딕토회 수도원과 페라스트(Perast)의

옛 귀족들의 무덤이 있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무덤이 있기 때문에 죽은 섬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네요.

아무나 들어갈 수 없고 허가를 받아야만 섬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고스파 오드 슈크르피엘라(Gospa od Škrpijela)라는 섬은

Our Lady of the rocks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이 섬은 인공으로 만든 섬으로 섬 이름을 이렇게 지은 의미가 바로 전설에 내려오는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돌을 쌓아 인공 섬을 만들고 이름 지은 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섬에는 작은 등대도 보이고요.

이 작은 등대는 아드리아해로부터 코토르만으로 들어오는 길목을 밝혀주는

길잡이 같은 역할을 했을 겁니다.

큰 건물은 교회 건물과 박물관으로도 사용되고 있다네요.

 

이 섬은 원래 암초가 있던 자리로 페라스트 마을로 들어오던 적의 배를 침몰시킴으로

그 위에 돌을 쌓아 만든 인공섬으로 그 후 먼바다에 나갔던 페라스트 마을의 어부는 마을에

돌아올 때면 늘 이곳에 안녕을 기원하며 돌을 던졌다고 합니다.

1452년 이후 매년 7월 22일만 해가 질 무렵만 되면 그때의 일을 기념하기 위해 지금도 마을

사람들은 배를 타고 나가 바다에 돌을 던지는 fašinada라는 축제를 연다고 하네요.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서문 입구에 성벽을 따라 많은 채소가게가 있어 들렀습니다.

이곳 코토르의 체리 가격은 모스타르와 비교하면 두 배나 됩니다.

그러나 알이 더 크고 맛이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산책하며 동네 슈퍼에 들렀더니 가격이 반값이더라고요.

그러니 올드타운 서문 입구의 가게는 결국 자릿값이 있다는 말이네요.

이곳의 과일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편이네요.

 

트레킹을 마친 후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점심을 해 먹기 위해 장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닭다리와 날개로만 백숙을 끓여 먹으려고 합니다.

각각 4개를 샀는데 4.2유로 주었으니 5.500원이 안 되네요.

 

오후는 그냥 숙소에서 쉬었고 밤에는 코토르 성의 건너편으로 걸어가 야경 사진을 찍고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코토르에서의 3박을 모두 마치고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로 올라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구시가지의 모습은 가장 오래 지배를 했던 베네치아 공국의 영향으로 중세 유럽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볼 수 있고 올드타운 골목 투어를 하고 성벽에 올라 코토르만의 모습과 발아래 펼쳐진

구시가지 구경을 하고 건너편 해안을 따라 트레킹을 하고 밤에 그곳에서 코토르 올드타운과

산 중턱의 성벽을 따라 불을 밝힌 모습을 바라보고 그리고 페라스트 마을 앞에 있는

전설의 두 섬을 구경하는 일이 코토르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뭐... 코토르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