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성당, 암문 그리고 코토르 성벽

2019. 8. 5.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몬테네그로

치즈 식당을 돌아 잠시 성벽 쪽으로 가다 보면 눈앞에 작은 성당이 보입니다.

그 주변으로는 폐허처럼 보이는 수도원 터가 남아있고요.

비록 다 부서지고 남은 돌덩이지만, 수도원 터 규모로 보면 예전에는 제법 컸지 싶더라고요.

 

성 요한 성당(Saint John)만이 아직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외롭게 남아있습니다.

이곳도 지금은 그냥 버려진 듯...

사람의 온기조차 느껴지지 않았네요.

 

성당 내부의 모습입니다.

아직도 예전에 그렸던 프레스코 성화가 그 흔적으로만 남아있습니다.

 

성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당과 수도원 잔해.

전쟁에 대비한 성벽과 어울리지는 않겠지만, 이 또한 예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가요?

우리가 걸어 올라온 길에는 아무도 없네요.

 

조금 전 지나친 치즈 식당에서부터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를 따라오네요.

마치 우리를 인도하는 듯 앞장서 걷더라고요.

아마도 이곳으로 올라오는 모든 사람은 지금 고양이가 인도하는 길로 걸어서 성벽으로 들어갔을 겁니다.

이렇게 우리의 길을 인도하는 고양이에게는 과자라도 주어야 하겠지요?

고양이가 우리를 따라오는 일의 목적일 테니까요.

 

바로 저기 보이는 성벽에 뚫린 구멍...

바로 성벽 안으로 들어가는 곳이죠.

저곳으로 들어가면 무료고 성벽 아래서 걸어 올라오면 8유로입니다.

 

저 암문 같은 곳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쉬었다 갑니다.

몬테네그로가 왜 나라 이름을 검은 산이라고 지었는지 알 듯합니다.

나무조차 자라기 쉽지 않은 바위로만 이루어진 산으로 되어있기에

스스로 검은 산이라는 나라 이름을 정했나 봅니다.

 

예전에는 성벽을 지키는 병사가 주변의 움직임을 관찰했던 곳이겠지만...

지금은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우리 같은 사람이 그냥 드나들 수 있는 암문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이 길은 숙소에서 추천한 길이었습니다.

 

고양이의 임무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우리가 무사히 이 암문을 넘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미련 없이 돌아서 왔던 길을 가더라고요.

이들이 이곳 산 위에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튼튼하게 성벽을 쌓은 이유는 내륙으로부터 이 방향으로

점차 이동하는 오스만 제국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암문을 통과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 뒤로 보이는 길...

그야말로 구절양장인 그런 길이죠?

그러나 저 길은 구절양장의 딱 두 배인 십팔 절 양장이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몬테네그로는 다니르 알프스 산맥의 경사면에 있는 관계로

어두운 산지가 많다고 합니다.

그랬기에 사람마다 이 지역이 마치 검은 산처럼 보였기에 나라 이름이 된 재미있는 나라 이름입니다.

몬테네그로 사람은 세르비아계의 일파이기에 지금도 신유고연방 때의 연합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