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양장, 코토르 성벽 오르는 길

2019. 8. 2.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몬테네그로

구불구불한 길이 사진에 보입니다.

우리는 이런 길은 흔히 구절양장이라고 하던가요?

오늘은 구절양장과도 같은 길을 따라 코토르 성벽에 오르려고 합니다.

 

코토르는 숨겨놓은 비경인 듯...

수줍은 듯 코토르 만 제일 깊은 곳에 마치 감추어둔 그런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지금까지 제법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이곳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그런 곳이더라고요.

 

몬테네그로는 검은 산이라는 의미라 하지요.

오늘은 특히 비를 퍼붓다 그친 상태라 산은 더 검어 보이기도 합니다.

마침 비가 그치고 날이 개는 듯하여 성벽을 오릅니다.

 

그런데 코토르 성벽에 오르려면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2018년 3월경부터 3유로에서 8유로(1인)로 대폭 올랐다고 합니다.

코토르를 찾는 여행자 누구나 오르기를 원하는 곳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배낭여행자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죠.

물론, 8시 이전 새벽이나 이른 아침 또는 늦은 밤은 무료로 올라갈 수 있기는 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파라솔을 치고 앉아 입구에서 돈을 받습니다.

 

그러나 낮에도 무료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하여 우리는 그 길을 선택해 올라갑니다.

위의 지도를 보시면 구시가지 성벽 밖으로 나가는 북문을 지나면 다리가 있고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산으로 오르는 입구가 보일 것입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이 주민들이 오르내리는 산길의 초입입니다.

산은 지그재그로 올라야 하고 중간쯤 오르면 음식점이 있어 음식점을 끼고 성벽으로 다가가면

요한 성당이라는  보입니다.

이 길로 올라가는 바람에 네 사람의 입장료 32유로를 절약했습니다.

 

이 길은 현지인이 오르내리는 산길이더라고요.

오히려 완만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기에 가파른 계단으로 된 성벽 길보다는 더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우리처럼 나이가 많아도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적고요.

 

그러나 현지 숙박업을 하시는 분이 손님에게 알려주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현지인들도 성벽 입장료를 받는 것에 오히려 못마땅해합니다.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곳이 되어 더 많은 여행자가 찾아오기를 바라서 그렇겠지요?

그래서 자기 집에 머문 손님에게는 그들만이 아는 길을 알려주나 보더라고요.

 

길은 완만하게 올라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길 상태가 사진으로는 험해 보여도...

 

경치 또한 좋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올라가는 길은 성벽 안이 아니라 밖인 셈이죠.

성벽 안의 풍경과는 또 다른 풍경도 볼 수 있는 길이니 이 길을 따라 올라가야할 이유가 분명하죠?

 

한참을 오르다 보면 건물 하나가 보이고 아마도 식당인 듯...

지도상으로는 치즈 가게(CHEESE SHOP)로 표기되어 있네요.

이 건물 앞에서 내려다보면 코토르만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물론, 위의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성벽 안으로 들어가야 더 멋진 풍경이 펼쳐지지만요.

 

위로 난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산을 넘는 길인 듯하더라고요.

치즈 식당은 이곳에서 염소를 기르며 염소 젓으로 치즈를 만들어 파는 식당이라고 하네요.

여름에 이곳에 오르면 치즈 안주에 맥주나 와인으로 더위를 달랠 수 있지 싶습니다.

우리가 갔던 날은 비 온 후라 날씨가 쌀쌀해 한기를 느낄 정도였고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열지 않았네요.

 

이 식당 건물을 끼고 아래로 약간 내려가는 길을 따라 걸으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부서진 수도원 터가 나타납니다.

앞으로는 바다 양쪽 옆으로는 강이 흘러 자연적인 해자가 있고 뒤로는 엄청난 규모의 성벽을 쌓아 외침에

대비했던 코토르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도시였으나 수차례 일어난 지진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처음 이곳 코토르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사람이 모여들어 살며 시작되었다네요.

로마제국의 유스티아누스 1세 때 이곳에 요새를 처음 만들었다고 하고요.

그다음 제1차 불가리아 제국의 통치를 받았고 그 후 베네치아 공국의 지배를 받았다고 하네요.

350년 이상의 통치 기간 동안 지금의 모습이 틀을 잡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지금 구시가지의 모습은 바로 베네치아 공국 시절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베네치아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의 모습은 아직도 구시가지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지요.

 

그다음 이슬람을 믿는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두 번이나 받게 되며 지금도 그런 흔적이 많이 남아있더라고요.

오스만 제국이 패퇴하며 발칸 대부분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향 아래 놓였다네요.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이탈리아에 통합되기도 했고요.

 

마지막으로 유고연방의 일원이 되었고 유고 연방에 해체되는 과정에 엄청난 격랑 속에 휩싸이기도 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