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국경이 폐쇄되었다고요?

2019. 7. 30.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몬테네그로

버스는 출발하자마자 모스타르 시내에서 뒤로 보이는 높은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위의 사진으로 보면 사람 살기에 그리 적합한 땅은 아닌 듯싶습니다.

왜 이들이 사는 집과 지붕까지도 돌로 지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농사짓기도 수월하지 않을 듯합니다.

 

돌산 위로는 오래된 성이 보이기도 하네요.

지금은 버려진 듯...

그런데 저런 곳에서 살아가려면 물을 어디서 공급받을까요?

돌산 위라 물을 구하기 어려울 듯하잖아요?

그런 일은 머슴이 하는 일이기에 신경 쓰지 말라고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넓은 지역은 활주로가 있는 곳이 모스타르 공항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모스타르를 출발해 몬테네그로 코토르로 가면서 보았던 풍경과 일어났던 이야기입니다.

 

모스타르에서는 45분이나 늦게 버스가 들어오고 코토르까지 200km도 되지 않는 거리를

6시간이나 걸린다는 하니 얼마나 길이 험할까 걱정이 앞섭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돌산만 보였던 장면이 산을 하나 넘자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변합니다.

 

큰 산을 하나 넘으니 이번에는 위의 사진에 보듯이 풍경이 완전히 바뀝니다.

지금까지는 돌산이고 나무조차 자라지 않는 척박한 땅으로 보였는데

산을 넘으니 이번에는 나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겨우 산 하나 넘었을 뿐인데 산너머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양 떼가 뛰어노는 푸른 초원도 보입니다.

산 하나 사이로 이쪽 풍경과 저쪽의 모습이 어찌 이리도 다르답니까?

그러니 살아가는 사람의 생활 모습도 완전히 다르지 않겠어요?

 

그런데 국경 근처에 가까이 왔을 때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는 어느 쇼핑센터 주차장에 버스를 세우고...

뭐라고 기사가 이야기 하나 자기 나라 말로 하니 외국인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네요.

그때 승객 중 영어를 하시는 현지인이 다른 승객에게 통역을 해 주는 친절을 베풉니다.

 

내용인즉 지금 국경이 폐쇄되었답니다.

자동차 경주가 있어 그들이 국경을 완전히 통과해야 국경을 연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이곳 쇼핑센터에서 다시 국경이 열릴 때까지 2시간을 머문 다음 다시 연락이 오면 출발한다고...

 

허.. 그것 참!!! 우리는 어찌하고요?

이곳은 몬테네그로로 들어가는 국경이 그리 멀지 않은 트레비네(Trebinje)라는 곳이었습니다.

이때가 오후 1시 45분으로 모스타르를 출발한 지 3시간이 경과했을 때였네요.

 

팔자에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쇼핑을 하게 되었습니다.

쇼핑센터 안에서 간단히 먹을 것을 좀 사고 마침 장난감 자동차가 있기에 손자 녀석 주려고 샀네요.

보스니아는 물가가 저렴한 나라라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장난감 자동차가 우리 돈으로 8천 원 정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출발 전 이메일로 우리 도착 예정시각을 숙소에 이미 알려주었는데 시간을 지키기 어려울뿐더러

주인은 버스 터미널에서 우리가 도착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아까 통역해준 분에게 실례를 무릅쓰고 우리 숙소 주인에게 전화를 부탁해 지금 상황에 대해

알려줄 것을 부탁드렸네요.

우리 전화는 유럽 통합 심카드라 이번 여행에서 발칸반도에서는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그리고 이탈리아만 되는 것이었네요.

 

2시간을 쇼핑센터에서 보낸 후 버스는 연락을 받고 다시 출발합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몬테네그로 사이의 국경을 넘는 일은 그리 복잡하지 않지만,

시간은 25분이나 걸렸고 보스니아 출국 때는 직접 버스에서 내려 국경을 통과했고 몬테네그로 입국은 그냥

버스 안에서 기사 보조하시는 분이 승객 모두의 여권을 걷어가 한꺼번에 입국 도장을 받아오네요.

 

이렇게 버스는 산을 여러 개 넘어 드디어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내려갑니다.

아마도 저 바다가 발칸반도와 이탈리아 반도 사이에 있는 아드리아 해지 싶습니다.

 

오늘 우리의 국경 통과를 방해했던 자동차들입니다.

이 차들이 경주한다고 우리를 2시간이나 쇼핑센터에서 기다리게 했네요.

손자에게 주려고 샀던 차보다 좋지도 않은 차들이네요.

 

헤르체고노비라는 몬테네그로 작은 도시에 잠시 섰다가 다시 해안도로를 달리는데...

이 도로가 정말 아름답네요.

오른쪽으로 펼쳐진 코토르만은 마치 호수처럼 잔잔합니다.

 

이런 길을 한 시간 정도 달립니다.

이 길에서 코토르로 가는 길이 두 가지나 있답니다.

우선 우리가 탄 버스처럼 계속 구불거리는 해안을 따라 달리는 방법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페리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가는 길 중간에 보이는 카메라니 레페테인(Kamenari-Lepetane) 페리를 이용해

 그 배에 버스를 비롯한 자동차를 싣고 건너편 해안까지 건너가는 방법입니다.

 

물론, 건너서는 다시 길을 따라 코토르까지 가야 하지만, 시간은 반 정도로 단축된다고 합니다.

어느 방법으로 가던지 좋은 풍광이 보이겠지만, 그냥 우리처럼 옛길을 따라가는 게 더 좋겠다 싶더라고요.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나도 모르게 자꾸 사진을 찍게 되더라고요.

 

예전에 이탈리아 여행 때 살레르노에서 아말피와 포지타노를 거쳐 소렌토까지 버스를 타고 여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길은 아말피 코스트라고 부르는 길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아름다운 길로 유명한 길이지요.

이 길 또한 그곳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입니다.

 

물론 여기는 아말피 코스트만 못하지만, 잔잔한 호수와도 같은 길을 따라 달리는 기분은 정말 훌륭합니다.

혹시 두브로브니크에 가시면 코토르를 다녀오세요.

두브로브니크에서 멀지 않은 곳이기에...

 

어찌 보면 작은 두브로브니크라고도 할 수 있더라고요.

산 위에 올라 내려다보는 고성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더라고요.

만약, 두브로브니크까지 왔다가 코토르를 찾지 않는다면 큰 죄를 짓는 일이지 싶습니다.

 

두브로브니크는 성벽이 해안을 따라 평지에 만든 곳이지만, 이곳 코토르는 산 위에서 평지까지 이어진

성벽의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눈이 부시고 시릴 정도였습니다.

아!!! 오후에 도착하니 해가 마주 보여 눈이 부셨나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코토르는 인구가 23.000여 명 정도 되는 아주 작은 도시입니다.

그러나 코토르만의 아늑한 곳에 자리 잡아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합니다.

한때 발칸반도를 몰아치던 광풍 속에서 이곳 또한 힘든 세월을 보냈지만,

지금은 그런 기색조차 없는 아주 평화로운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