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타르의 하맘, 그리고 구부러진 다리

2019. 7. 24.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보스니아

위의 사진은 오래된 다리의 전경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뷰 포인트인

루츠키 다리(Lučki most)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지만, 이 다리 위가 가장 넓게 볼 수 있는 위치더라고요.

다리와 다리 양쪽에 다리를 지키기 위한 탑은 물론 주변의 모스크까지 모두 한눈에 들어옵니다.

모스타르에서 1박을 하며 모스타르만 구경한다는 것은 지루할 정도입니다.

이곳은 헤르체고비나 네레트바 주의 주도로 가장 큰 도시지만,

인구 65.000여 명의 무척 작은 도시이기 때문이죠.

오히려 며칠 이곳에 머물 수 있다면 근처에 있는 트레킹 코스나

아름다운 폭포 등 갈 곳이 있다지만...

 

그래서 우리가 했던 것은 낮에 도착해서 한 바퀴 돌아보고

저녁에 해 저문 후 또 한 바퀴 돌아보고...

그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한다고 또 돌아보았습니다.

 

뭐, 같은 곳이지만...

낮의 북적이는 모습과 저녁 해가 진 후의 불이 켜진 야경은 완전히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이른 아침에 위의 사진에 보듯이 아무도 없는 스타리 모스트는

분위기조차도 다른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행이라는 게 그렇더라고요.

같은 장소일지라도 계절이 다르면 방문 시기에 따라 받는 느낌이 다르고...

방향을 바꾸어 바라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이기도 하고요.

 

같은 시기일지라도 여행자가 많아 북적일 때와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아무도 없는 그런 모습의 느낌이 다르지요.

같은 사람일지라도 그러할진대 여행자마다 받는 느낌 또한 천차만별이지 않겠어요?

그래서 여행은 직접 자신의 눈으로 보아야 하기에 아는 곳일지라도 직접 찾아보게 되지 싶습니다.

 

터키식 목욕탕이라는 하맘(아맘)(Turkish Hammam)입니다.

지금은 목욕탕이 아니라 목욕탕 박물관으로 꾸며 운영 중이라고 하네요.

수건이나 비누 등을 살 수 있고 당시 목욕탕 시설을 돌아볼 수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이곳에 머물다간 오스만 제국은 목욕탕의 흔적도 남겨놓고 떠났습니다.

목욕탕 아맘의 위치를 몰라 가계에 물어보니 가계 주인이 직접 우리를 데리고

목욕탕까지 가서 알려주네요.

아맘의 위치는 골목길을 들어가야 찾을 수 있더라고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 분이 우리를 목욕탕으로 안내해 주신 분입니다.

 

오스만 제국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지배했던 시기에 전국적으로

약 20여 개의 돌다리를 건설했다고 합니다.

오스만 제국의 다리 건설은 이곳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만든 것?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들은 이 지역을 지배하며 좀 더 효율적으로 지배하고 좀 더 많은 지하자원이나

산물을 원활하게 가져가려는 방편으로 다리나 도로건설에 힘썼을 겁니다.

20여 개의 다리 중 1992년 보스니아 내전 때까지도 12개나 남아있었다고 하고요.

 

그중 가장 뛰어난 다리가 스타리 모스트고 스타리 모스트는 이슬람 문화인 오스만 제국이

그동안 잘 살다 간다고 유럽에 남긴 가장 아름다운 다리의 걸작입니다.

더불어 위의 사진에 보이는 구부러진 다리라는 또 하나의 다리가 모스타르에는 남아있습니다.

 

나라는 다르지만, 스페인에 900여 연간이나 머물다 떠난 이슬람은

알람브라라는 아름다운 궁전을 선물로 두고 떠났잖아요.

이런 것들은 모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또 스페인에는 로마가 북에서 채취한 철광석을 남부 세비야로 옮기기 위해 닦은 은의 길과

무수히 많은 로마 다리가 아직도 남아있어 지금도 남북으로 잇는

가장 중요한 도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구부러진 다리라는 Crooked Bridge는 16세기 중반인

1558년도에 처음으로 기록에 남았다네요.

크기는 작아도 느낌은 스타리 모스트와 비슷하지 않나요?

이 다리는 크지는 않지만, 이곳을 지배했던 오스만 제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다리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16세기에서 17세기에 이르는 동안 동서남북을 잇는 다리로 아주 중요한 주도로로

이용되었다고 하며 따라서 오래된 다리와 더불어 그곳에 주둔하며 다리를 지키는

군인들이 이곳 또한 같이 관리했다고 합니다.

 

다리는 로마식 반원형의 돌다리입니다.

8.43m 정도의 길지 않은 다리로 높이는 4.21m입니다.

이 다리도 1999년 12월 31일 붕괴하였는데 이곳은 겨울 장마가 있는 지역이라고 하네요.

 

강물이 범람하며 다리가 붕괴하였다고 하는데 그런 원인은 내전 때

이미 다리 일부분이 부서지는 바람에 그리되었다고 합니다.

구부러진 다리는 2002년 유네스코와 룩셈부르크 대공국의 기술과

경비 지원으로 재건되었다고 합니다.

 

다리는 미끄러짐을 예방하기 위해 중간마다 계단처럼 턱을 만들고 자갈을 깔았네요.

워낙 돌이 많이 나는 지역이라 돌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돌로 만들었습니다.

구부러진 다리 사진 몇 장 더 보고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구부러진 다리(Crooked Bridge:Kriva ćuprija)는 우리말로 구부러진 다리라고도 할 수 있고

굽은 다리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또 휘어진 다리나 비뚤어진 다리라고도 하고요.

사람마다 부르기 편한 이름으로 불러도 되는 다리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은 모스타르의 또 다른 모습을 보기 위해 골목길 투어를 했습니다.

다리 때문에 찾아온 곳이지만, 다리 말고도 구경거리가 있는가 하여 두리번거리며 다녔습니다.

스타리 모스트 말고 다른 모습을 구경하려고 했으나 역시 스타리 모스트와

구부러진 다리를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