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타르 신시가지와 다른 모습

2019. 7. 23.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보스니아

그때를 잊지 말자는 각오를 다지는 글이 모스타르에는 다리 부근에 여기저기 적혀있습니다.

그 위로 내전 당시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포탄과 탄피로 작품을 만들어 두었네요.

이들에게 다리가 부서진 해인 1993년은 마음에 큰 흉터로 남아있나 봅니다.

 

모스타르에서 다리 외에는 크게 구경거리가 없습니다.

다리라고 해봐야 또 사진 한두 장이면 끝이고요.

그래서 오늘은 오래된 다리라는 스타리 모스트가 아닌 다른 모습을 보고

나중에 다시 다리 사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다리 말고도 아름다운 곳이 보이지 않습니까?

마을 가운데로 네레트바 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물길이 있더라고요.

그 옆으로 돌로 지은 집과 돌로 얹은 지붕이 아름답지 않나요?

 

이곳은 이렇게 돌로 집을 짓고 돌로 지붕을 얹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주변에 나무보다는 돌산뿐이라 그렇겠지요?

 

마을 한가운데로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네레트바강이 있고 도시는 강을 중심으로 동서 양쪽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동쪽은 주로 이슬람지역이고 서쪽은 가톨릭 지역으로 볼 수 있는데 분위기만 그렇지 크게 구분이 가지는 않습니다.

 

원래 처음에는 강을 중심으로 지금의 이슬람 지역이라는 동안에 시가지가 있었다는데

오스만 제국의 지배하에 서쪽 진출을 위해 다리를 만들었다지요.

이슬람 지역은 미나렛이라는 저 탑만 보아도 알 수 있지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고...

이래서 이에 질세라 더 높은 종탑이 보입니다.

미나렛 모두 더한 것보다 더 높게 엄청난 높이로 말입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높이 싸움을 하는 것이 종교인가요?

 

지금 강의 서안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이곳을 지배할 때 가톨릭을 믿는 크로아티아인을 위한 시가지를

개발함으로 나뉘게 되었으며 이런 이유가 종교적인 갈등과 지배 야욕으로 내전으로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높은 종탑은 가톨릭 성당의 일부분이고 산 위로 십자가를 세워두었습니다.

 

신시가지에는 모스타르 시청사가 있습니다.

모스타르뿐 아니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이루는 두 세력 중 하나인 헤르체고비나의 주도의

공공건물인데도 규모는 무척 작습니다.

 

그 옆으로 색깔이 아주 강렬한 건물이 보입니다.

건축 양식은 이슬람식으로 보이고요.

이 학교는 세계연합대학 모스타르 분교(United World College in Mostar)인 모스타르 짐나지움이라고 합니다.

 

이 학교가 바로 얼마 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북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다닌 학교로 유명하지요.

김정남은 지금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이라고 하던가요?

대부분의 건물과 지붕이 돌로만 된 모스타르에 눈에 번쩍 띄는 건물이었습니다.

 

학교 앞으로는 아름다운 가로수길이 있어 웨딩 촬영을 많이 하나 봅니다.

모스타르 여기저기를 걸어 다녀 보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멋진 길이었습니다.

 

도로를 대리석으로 깔아 아주 보기 좋습니다.

가로수를 따라 벤치를 마련해두어 한가롭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네요.

이렇게 예쁘게 꾸며 놓았기에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는 이곳을 찾아 웨딩 사진을 찍나 봅니다.

 

그러나 바로 길 너 편에는 내전의 참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주변에 이런 모습의 건물이 무척 많습니다.

내전이 끝난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그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총탄 자국이 그대로 보이는 그때의 참상을 잊지 말자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부수고 새로운 건물을 지을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일까요.

우리같이 잠시 스쳐 지나가는 여행자는 그 속내를 알 수 없잖아요.

 

아니? 형이 왜 여기서 나와?

이게 누굽니까?

쌍절권을 든 이소룡 아닙니까?

벨리키 공원 가운데 왜 이소룡의 모습을 조각상으로 남겨두었을까요?

아마도 모스타르 TV 방송에 출연했기 때문이겠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아마도 모스타르에서 가장 최신식 건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메파스 몰로 쇼핑센터와 호텔이 함께 있는 건물로 들어가 보니 내부는 최신식 시설이더라고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모스타르는 과거와 현재와 전쟁과 평화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아직도 내전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지만, 또 한편 미래를 보고 살아가기도 하고요.

부서진 과거의 아름다운 다리를 다시 예전의 모습 그대로 복원하여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는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과거만 보고 미래를 보지 못하는 민족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