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나라, 용의 도시, 류블랴나

2019. 6. 10.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슬로베니아

저녁노을이 물들 때 류블랴나 성에 올랐습니다.

해지는 서쪽 하늘을 바라보니 위의 사진에 보이는 구름이 보입니다.

마치 해를 삼키려는 용처럼 보이지는 않습니까?

 

용의 도시에 오니 모든 게 용으로 보여 정신이 혼미합니다.

허~~ 그것 참!!!

 

류블랴나의 첫인상은 용이었습니다

기차역 로비 바닥 한가운데 용 문양이 있어 처음부터 류블랴나를 찾는 여행자에게

기선 제압에 들어갑니다.

 

용 조형물을 다리 입구에 세워둔 즈마이스키 모스트(Zmajski most)라는 용 다리

(Dragon Bridge)도 있었네요.

그곳도 용을 입구 양쪽에 하나씩 세워 모두 네 마리나 됩니다.

숙소를 바로 용 다리 옆에 구했기에 드나들며 수없이 보았네요. 

 

또 류블랴니차 강을 따라 걷다 보면 강 옆으로 무수히 많은

작은 용 조각의 조형물을 볼 수 있더라고요.

 

또 류블랴나시 문장이 새겨진 시내 맨홀 뚜껑에도 용 문양이 들어가 있더라고요.

아마도 용과는 무척 연관이 깊은 나라가 슬로베니아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러나 아무리 용을 내세운다 해도 워낙 인구가 적은 나라이기에

그동안 외세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은 나라라고 합니다.

로마로부터 시작해 오스트리아로부터는 600여 연간이나 지배를 받았고 오스만 제국의

침략까지 받았다가 최근에는 유고 연방에 편입되기도 했지만,

티토 사망과 소 연방 해체 후 지금은 독립국이 되었죠.

 

지금은 E.U 회원국에 나토에도 가입했고 유로화를 사용하고 저렴한 물가로

여행자에게는 무척 좋은 나라가 되었죠.

이웃 나라 크로아티아와는 달리 유로화를 사용하기에 여행하기도 좋습니다.

슬로베니아는 다른 유럽과는 달리 화장실을 많이 개방하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더라고요.

 

워낙 작은 도시라 류블라니차 강을 따라 걷다 보면 대부분 모두 볼 수 있고 해 질 무렵에는

류블랴나 성에 올라 저녁노을과 붉은 지붕의 구시가지를 내려다보면 류블랴나 여행은 끝입니다.

작은 도시지만, 걷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사랑스러운 도시임이 분명합니다.

 

류블라니차 강은 시내 한가운데로 그 강을 따라 여러 개의 다리가 있는데

다리 구경만으로도 류블랴나의 반은 본 듯하더라고요.

강변에는 많은 카페가 성업 중이고요.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늘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더라고요.

 

류블랴나 성에 올라 내려다보면 제일 오른쪽에 용 다리(Zmajski most:Dragon Bridge)가 있습니다.

많은 다리가 류블랴니차 강에 있지만, 여행자에게는 가장 눈에 띄는 다리라 생각합니다.

류블랴나의 상징인 용 청동상이 다리 입구 양쪽에 두 개씩 모두 네 개나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렇게 용 다리가 만들어진 이유는 그리스 신화에 따라서라고 합니다.

신화에 의하면 이아손과 아르고나우타이(이아손과 함께 떠난 50명의 영웅)가 용을 무찌르고

이곳에 류블랴나를 세웠기에 이런 조형물을 이곳에 세웠다 합니다.

다리 건설은 일찍이 1901년에 만든 것이라 합니다.

입을 크게 벌리고 험상궂게 다리를 건너는 사람을 감시하는 듯...

마치 이곳 류블랴나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듯 위풍당당하게 앉아있습니다.

 

다리 중간에 가로등 받침을 보면 그리핀이라는 상상의 동물도 보입니다.

이 동물은 사자의 몸통에 독수리의 날개와 부리를 가졌는데 아마도 용맹함을 나타내기 위해

인간이 그려낸 동물이겠지요?

주로 지중해 연안에서 중앙아시아까지 살아가는 여러 민족의 신화 속에 등장하는 동물이라고

하며 주로 한 역할은 신전이나 분묘를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맡겼나 보더라고요.

용이 슬로베니아의 상징이 된 이유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아손(Iason)이 콜키스에서 황금 양모피를 구해 돌아올 때

이곳 류블랴니차 강을 통해 들어왔고

그때 류블랴나 근처 호수에 살던 큰 용을 물리치고 류블랴나를 세웠다는 일화에서였다고 합니다.

 

동양과 서양은 용을 대하는 자세가 정반대입니다.

우리는 용이 성스러운 동물로 존경의 대상이고 지엄한 존재로 받들지만,

서양의 용은 악의 근원이고 공공의 적으로 물리치고 죽여야만 하는 존재죠.

용을 죽여 성인의 반열에 오를 성 게오르기우스(Saint George:성 조지)도 있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진정 용감한 사람은 용을 죽이는 게 아니라

용을 길들여 올라타고 다니는 사람이다.

 

류블랴나는 시의 휘장이나 깃발에도 성 위에 용이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용 이야기로 시작해 용 이야기로 끝을 냈습니다.